언제부터였을까, 우리의 시선이 다른 곳을 향하고
입밖으로 내어지는 말들이 이미 진실한 가슴 속을 떠나고
내가 짓는 미소 한 구석에 슬픔과 연민이 드리워지던 그 때는
알 수가 없다
나에게 다가온 것은 분명 진실한 감정들
그 벅차오르는 감동을 나눌 수 있는 멋진 사람
그리고 서로를 애틋하게 바라본 그 마음이었다
연애가 아닌 진실된 감정을, 자신보다 서로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그리고 사랑을 약속했다
어디에서든 우리는 행복했다
무엇을 하든 그 행위에 아름다운 실크 실루엣이 씌어지는 듯했고
우리의 시간은 그 전과는 너무나도 다르게 눈에 띄게 빛나고 있었다
항상 어제보다 행복한 오늘,
더 행복할 것이라 기대되는 내일이 있었고
서로의 감정을 숨긴 적이 없었다
만나지 않는 순간에는 너무나 그리웠고
서로 마주하고 있는 그 순간에도 보고 싶었다
연락이 잦아지고
매일 서로 오고가는 많은 문자와 전화
글로서, 목소리로서 전해지는 아련한 울림
그것이 사랑인가 했다
시간이 흐른다
세상이 순정만화만 같으면 얼마나 좋을까
일상이 있고, 해야할 일이 있다
너와의 관계가 시작되고 애틋한 감정이 생길 그 무렵부터
발밑 근처에서 덩쿨같은 것이 올라왔나보다
그리고 지금은 그것이 나를 감고있다
많은 것을 요구하는 건 아니다
단지 자신의 커져버린 감정을 알아달라는 것 그것 뿐이란 것도 안다
그렇게, 그 사람은 투정을 부리고 있다
거기서부터 모든 것이 틀어진 것이다
자신이 더 사랑하는 것 같다고, 왜 연락하지 않냐고, 나를 사랑하지 않냐고
상처를 받는다고 한다
남자는 웃는다
그 웃음 속에서 진정한 감정은 이미 붕괴되기 시작한다
그녀를 위해선 모든 것을 해줄 수 있다는 다짐
처음의 그 약속
'나는 과연 그 사람을 사랑하는 걸까?'
덩쿨이 온 몸을 이미 휘감았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머물러 있긴 죽기보다 싫다
그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과감히 덩쿨을 잘라버린다
알았어야 했다
혼자만의 감정이 아니기에
소통했어야 했고
이해했어야 했고
참을 수 있어야 했다
사랑하려면 사랑하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렇지 못했고
그래서 사랑했기에 헤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