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말이 필요하겠습니까.
한국야구는 강합니다.
7전전승이라는 최고의 성적으로 준결승에 임했던 한국대표팀이 예선전 7승이 결코 운이 아닌 실력이라는것을 증명했습니다.
오늘경기만을 놓고 한국야구가 일본보다 강하다라고 말하기는 힘들겠지만 적어도 승부에 최선을 다하지않고서도 쉴새없이 입으로만 떠드는 팀에게는 절대 지지않는 강한팀이라는것만은 확실합니다.
더구나 오늘의 경기는 어떠한 핑계도 댈수없는 힘의차이를 확실하게 보여주는 정말 멋진경기였죠.
경기초반 나이가 어린 배터리와 야수들이 다소 긴장한듯 에러를 하면서 2실점하긴했지만 금방 정신을 차리고 정상적인 플레이를 하기시작하면서 서서히 우리쪽으로 분위기를 가져오기 시작하더니 결국 대역전을 이루어내고 멋진 승리를 이루어냈습니다.
이런 감동의 역전극을 보여준 대표팀의 모든선수들 정말 장합니다.
이번 올림픽을 통틀어 최고의 짜릿한 승부였던 오늘의 한일전 관전평 시작하겠습니다.
1. 진짜 일본킬러로 거듭나다.
일본과의 첫번째경기에서도 훌륭한 피칭으로 승리의 발판을 만들어준 김광현이 준결승에서도 등판해서 8이닝 2실점 1자책점이라는 최고의 피칭을 보여주었습니다.
경기초반 진갑용의 부상으로 주전으로 출전한 민호와의 호흡에 문제점을 보이면서 2실점하긴했지만 에러로인한 1실점과 민호가 볼을 빠뜨리면서 3루까지 진출한 주자가 짧은안타로 홈에 들어온것을 감안하면 김광현은 오늘 거의 완벽한 투구를 했다고 봐도 무방할것 같습니다.
어린나이임에도 2실점후에 무너지지않고 오히려 점점더 좋아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일본타선을 무기력하게 돌려세우는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국제전에서 일본은 김광현을 공략하기 정말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다이나믹한 투구폼에서 뿜어져나오는 강속구와 변화구, 그리고 겁먹지않는 패기까지 이제 20살밖에 되지않는 김광현이라는 투수를 얻은것은 소속팀을 떠나 한국야구에 있어서 진짜 보물을 찾아낸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희생을 치루고서라도 반드시 이겨야 했던 준결승전에서 김광현이 8회까지 완벽하게 막아줌으로 인해서 이제 결승전에서의 투수운용에도 여유를 가질수있게 되었고 전승우승이라는 말이 단순히 바람이 아닌 현실로 다가올듯 합니다.
종목을 불문하고 한일전에서 맹활약한 선수는 영웅이 되지요.
분명 김광현은 오늘 영웅이었습니다.
정말 다이나믹하고 멋진폼입니다. 근데 표정이..;;
2. 왜 국민타자인가.
분명히 8회 마지막타석에 들어서기까지는 자신의 역할을 전혀 해주지못하는 4번타자였습니다.
인터넷공간 어디에서나 비난을 들었고 특히 오늘경기에서 이전타석까지 병살타를 치고 삼진을 당하면서 입에담기 힘들정도의 욕설과 비난이 봇물을 이루었죠.
하지만 반드시 해내겠다는 그 의지만큼은 그어떤것도 꺾을수 없었나봅니다.
가장중요한순간, 팀을 위해 꼭 해주어야할 그순간 이승엽은 또한번 해주었네요..
이런 만화같은장면을 생중계로 보게되다니...
이승엽이 방망이를 휘두르고 공을 쫓던 일본의 외야수가 포기하는 그순간까지 생중계를 보는 제눈에는 마치 상황이 슬로우비디로가 흘러가는것처럼 느껴지더군요..
한장면 한장면을 놓치지않고 제눈에 모두 담아두고 절대 잊고싶지않은 그런순간이었습니다.
경기후에 인터뷰를 하다가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고 눈물을 쏟아냈다는 기사도 보았지만 이승엽은 이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랬듯이 언제나 모두가 바라고 염원하는 그순간에 반드시 해주었던 선수였습니다. 그누가 욕을 할수있을까요...
그저 제가 해주고싶은말은 한마디.."사내자슥이 울기는"
두눈에 각인해두고싶은 아름다운 순간..
3. 홈런을 함께 만들어내다.
오늘 이용규는 중요한순간마다 안타를 때려내며 출루했고 이승엽이 홈런을 쳤을때도 1루에 서있었습니다. 그리고 홈을 밟았죠.
분명 이승엽이 때려낸 그홈런은 이승엽본인이 잘친것이 분명하지만 전 1루에서 계속 투수의 신경을 건드리며 변화구를 던지지 못하게끔한 이용규의 공도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전타석까지 이승엽은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변화구에 어이없을정도로 타격폼이 무너지며 방망이를 휘둘렀고 일본의 투수들은 그약점을 집요하게 물고늘어졌습니다.
하지만 2대2의 동점상황 주자는 1루에 발빠른 이용규 그상황에서 이승엽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더라도 2루에 송구하기 힘든 변화구를 구사한다면 이용규는 2루로 뛸수있다는것이 일본배터리에 큰 압박을 주었겠죠..
이용규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가게되면 결코 무시할수없는 김동주와의 승부가 부담스러웠을겁니다.
결국은 직구위주로 볼배합을 갈수밖에 없었고 그공이 몰리면서 이승엽의 아름다운 포물선을 그리는 홈런으로 연결될수있었던거죠.
잘쳐낸 이승엽도 최고중의 최고지만 1루에서 일본배터리를 압박한 이용규도 정말 잘했습니다.
지독하리만큼 끈질기게 승부하고 일본을 괴롭히던 이용규가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는순간 그라운드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더군요...저도 그장면을 보는순간 울컥했습니다.
정말 장합니다. 그리고 자랑스럽습니다. 이용규
울지마라 용규야...사내자슥이..ㅎㅎ
4. 역전할수있는 조금의 틈도 주지않겠다.
역전후 9회초에 등판한 윤석민.
역시 국내 최고의 우완중 한명이라는것을 보여주더군요.
사실 4점차라 여유가 있긴했지만 야구라는 스포츠는 마지막까지 그누구도 결과를 속단할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9회초 첫번째 아웃카운트가 정말 중요했죠.
아웃카운트를 잡지못한채 분위기에 휩쓸리기 시작하면 4점차가 아닌 5점차라도 뒤를 장담할수 없는게 바로 야구니까요.
하지만 침착한모습으로 초구스트라이크를 잘 잡고 우익수플라이로 원아웃 그리고 삼진으로 투아웃..더이상 일본선수들에게 희망은 없었습니다.
8회말 대역전으로 일본선수들의 맥이 풀려버렸던것은 분명하지만 다시 살아날수있는 조금의 가능성도 주지않고 깔끔하게 막아낸 윤석민의 피칭은 대단했고 칭찬받아 마땅한 모습이었습니다.
엔트리발표때부터 이래저래 마음고생도 심했을테고 잘하긴했지만 조금은 아쉬운 이전의 피칭에 나름 책임감도 느끼고 있었을텐데 모든걸 털어내고 마음껏 기뻐하는 모습을보니 제기분이 다 좋아지더군요.
석민어린이 정말 잘했어요!!
민호와의 감동의 포옹..경완이의 사진이 떠오르네요..;;
5. 처음엔 너무 불안했지만.
분명 경기초반 민호는 심하게 긴장한듯했습니다.
아무리 민호가 포구나 블로킹이 불안하긴하지만 오늘 경기초반에 보인 그정도 수준은 분명히 아닙니다. 하지만 어린나이에 이런 큰경기에서 주전마스크를 써서인지 포구도 심하게 불안해보였고 김광현과의 호흡도 별로 좋아보이지 않더군요.
베테랑포수인 박경완과 언제나 배터리를 이루던 김광현에게 민호는 어쩌면 불안하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김광현은 사인에 연신 고개를 흔들고 민호는 포구가 불안하고....경기초반 일본의 2득점은 일본이 잘해서라기 보다는 어린배터리의 긴장이 만들어준거라고 봐도 될정도니까요.
하지만 2실점후 이 젊은 배터리는 차츰 호흡을 하나로 만들고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하더니 일본의 타자들을 하나, 둘씩 꺼꾸러뜨리기 시작했습니다.
이후로는 불안한 포구도 볼수 없었고 투수와 포수간의 어긋남도 느낄수 없었죠...
그대로 경기는 한국쪽으로 흘러가기 시작했고 결국 경기는 한국이 이겼죠..
그리고 국대의 어린포수 민호는 쐐기를 박는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자신은 구경하러 베이징에 온것이 아니라는걸 보여주었습니다.
주전포수 진갑용의 부상으로 어쩔수없이 경기에 나서게 되면서 부담감이 심했을텐데 초반의 불안함을 이겨내고 잘 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민호야 잘했다. 정말 자랑스럽구나..
내새끼 잘했다고 칭찬해주는 가뵹엄마..고마워요..
6. 두려워서 스트라이크를 던질수가 없어.
오늘 일본은 대호를 상대로 첫타석부터 마지막타석까지 승부할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습니다.
아예 빠지는 공을 던지면서 사실상 고의사구에 가까운 공을 던지더군요.
그만큼 대호는 이번 올림픽에서 최고의 활약을 해주었고 한국팀에서 가장 두려운 타자로 훌쩍 성장했습니다. 그리고 대주자로 바뀌긴했지만 동점을 이루게되는 출루를 해주기도 했고 빛나지는 않았어도 대호도 오늘경기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해주었습니다.
이승엽이 부진한상황에서 자신이 해결해야한다는 압박감을 가졌다면 좋은공을 주지않고 유인구로 일관하는 일본의 배터리를 상대로 따라다니면서 칠수도 있었을텐데 올해 긴 부진을 딛고 일어나서인지 서두르지않고 집중적인 견제에 편안하게 대처하는 모습이 좋더군요.
롯데에 돌아와서도 그런 뒷타자를 믿고 편하게 대처하는 모습 유지해주길 바랍니다.
대표팀 두대포의 포옹 멋지군요..ㅎㅎ
7. 승부를 걸다.
7회 대호가 볼넷으로 걸어나갔을때 대주자 정근우로 교체하는걸보고 솔직히 전 의아했습니다.
분명 동점찬스이긴하지만 대호가 현재 팀에서 가장 잘치는 타자이고 정근우를 대타가 아닌 대주자로 쓰는점, 그리고 컨디션이 좋지않아보이는 고영민을 그대로 내세우는점이 의아했죠..
그런데 전 믿음이 많이 부족했나봅니다.
야구를 알면 얼마나 안다고 제가 건방떨고 그런 의혹을 가진것 반성합니다.
타석에 선 고영민은 이전타석에서의 부진을 떨치고 안타를 때려내었고 대주자로 나선 정근우는 이진영의 안타때 기가막힌 센스의 슬라이딩으로 팀의 동점을 만들었거든요.
개인적으로 감독들의 선수기용을 두고 '작두를 탄다'라는 이야기를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오늘경기만은 정말 감탄하지 않을수가 없더군요.
선수를 믿고 기용하는 감독님 그리고 그 믿음을 배신하지않고 최선을 다해 결과를 만들어낸 선수들 모두가 정말 아름다운 순간이었습니다.
한국야구팀이 왜강한지를 알수있는 그런순간이었고 동점이긴했지만 그점수가 나는 그순간 경기는 이미 이긴것이나 다름없는 그런순간이었습니다.
일본은 더이상 한국에 점수를 낼 힘은 없어보였고 한국은 한껏 기세를 올리며 할수있다는 분위기가 경기장을 가득채웠으니까요...
이런 한국팀의 기세를 꺾을 그런 정신력이나 남아있는 자신감은 더이상 일본에는 없었습니다.
정근우의 센스만점 슬라이딩..
8. 아무나 다올라와.
오늘 승리가 기쁜 이유중 하나는 일본이 자랑하는 투수진을 하나하나 모두 공략해서 이긴경기라는 점입니다.
예선전에서는 늦은 투수교체때문이라는 핑계라도 댈수 있었겠지만 오늘은 첫경기보다 빠른 타이밍으로 일본이 자랑하는 계투진을 모두 투입했음에도 한국팀을 누를수가 없었죠..
일본이 자랑하는 후지카와나 나루세같은 투수진도 기세가 오르고 할수있다는 자신감이 가득찬 한국팀을 누르는것은 이미 올라오는 순간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직구하나만으로도 일본의 최고마무리로 군림하고있는 후지카와는 동점을 허용했고 호시노감독이 총애하는 이와세는 1차전에 이어 준결승에서도 패전의 멍에를 쓰고말았죠.
다만 아쉬운점은 한국킬러라 불리는 우에하라가 올라오지않은것입니다.
이전에는 한국리그에 포크볼을 구사하는 투수가 많지않아 공략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동안 많이 성장한 한국타자들이 이제는 우에하라도 충분히 공략 가능할거라 생각했거든요..
어쨌든 한국타자들 장합니다.
일본이 자랑하는 후지카와에게 적시타!! 역시 국민우익수입니다.
9. 안정은 수비에서부터 온다.
모든선수들이 잘했지만 훌륭한 수비로 위기를 넘기게 해준 박진만을 칭찬하고싶습니다.
비록 타석에서는 좋은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안정된 내야수비로서 팀을 안정시키고 역전할수있는 발판을 만든것은 분명 박진만의 공도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특히 2실점후에 다시돌아온 일본의 찬스에서 멋진 호수비로 1루주자의 진루를 허용하지않고 막아낸 장면은 분위기를 한국에게 다시 가져오는데 결정적인 수비였습니다.
그장면에서 보내기를 해서라도 주자를 진루시키지 못하고 추가점을 얻지 못한 일본은 결국 무너졌고 그 순간을 잘 넘겨낸 한국은 분위기를 살려서 역전을 이루어냈으니까요.
야구는 흐름의 스포츠라는것을 생각해봤을때 박진만의 호수비순간은 동점장면만큼이나 오늘경기의 흐름을 바꾼 승부처였다고 생각합니다.
나이를 속일수없는지 이전같은 포스를 보여주지는 못하고있지만 그래도 아
대호에게 폴짝 업힌 박진만 오늘 수비 정말 멋졌습니다.
10. 경기전에 이미 승부는 결정되어있었다.
한국을 만나기위해 일부러 진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우승을 노리는팀이라고는 생각할수없는 수준이하의 플레이를 보여준 일본이 기세가 오를대로 올라있는 한국을 이길 가능성은 애초에 없었습니다.
타격컨디션이라는것이 한경기만에 뚝딱 올라올수도 없는것이고 이미 3번이나 패배하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아있었으니 결국 짜내기이후에 불펜진으로 막아낸다는 전략으로 갈수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그런 전략마저도 한국의 타자들에 의해서 무산될수밖에 없을정도로 양팀의 분위기는 천지차이였습니다.
더구나 인터뷰를 할때마다 악담에 가까운 말을 쏟아내는 호시노감독을 보면서 왜저러나 싶어 한심하기도 했지만 얼마나 한국이 껄끄럽고 두려우면 저럴까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그 두려움은 패배라는 현실로 일본에게 돌아갔고 호시노감독은 일본국내에서도 많은 비판을 받게될듯싶습니다.
대회전의 자신만만함에서 여러인터뷰를 했더라도 팀분위기가 좋지않고 계속패배를 하게되었을때는 차라리 말을 아꼈으면 지금같은 조롱은 당하지 않아도 되었을텐데 다급함에서 나온것인지 너무 하지말아야할 말들을 많이 해버리는 바람에 이후에도 두고두고 조롱당할거리를 만들어버린것이 한편으로는 안스럽군요...
국적을 떠나 한사람의 야구인으로서 많은 존경을 받는 사람인데...안타깝기도 합니다.
대호야 밉다고 때리진마..때릴것같은 포즈..;;
11.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때가 아니다.
물론 너무너무 기쁘고 흥분을 가라앉힐수가 없지만 분명 한국팀의 목표는 금메달입니다.
그리고 이제 결승전에 올랐죠.
기쁨을 나누고 긴장을 푸는건 내일 금메달을 따고난 후에 해도 늦지 않습니다.
지금도 너무 자랑스러운 우리선수들이고 만약에 금메달을 따지못해도 자랑스러운 우리선수들이지만 여기까지 온이상 전승우승에 최선을 다해서 도전해봐야죠.
우리도 마지막까지 긴장을 늦추지말고 전승우승후에 마음껏 기쁨을 누립시다.
충분히 금메달을 딸 실력이 되니까요..
결승전에도 다시한번 이장면을 보고싶습니다.
정말 만화같은 경기였습니다.
글로 이 기분을 표현한다는게 저의 능력으로서는 불가능하네요..ㅎㅎ
지금까지 모든 어려움 이겨내고 최선을 다해서 일본을 이긴 한국대표팀선수들 모두 최고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만족하면 안되겠죠?
부디 쿠바가 미국을 이기고 결승에서 한국과 쿠바의 멋진경기 볼수있길 바랍니다.
그리고 3, 4위전에서의 미국, 일본의 야구를 우습게 본자들의 속죄경기가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야구를 우습게 보고 최선을 다하지않은자들에게 내려진 저주는 쉽게 풀어지지않을테니 각오하길..
야구의 신은 그리 너그럽지 못하거든요..ㅎㅎㅎ
정말 아름다운 세상입니다..ㅎㅎ
한국대표팀 자랑스럽습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