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가 이 차슈:중국식 돼지 BBQ를 만나건
지금으로부터 한 10년전쯤으로 기억됩니다.
여름 방학이었던 어느 날, 집근처 비디오 가게를 가서
비디오 신상코너에서 본 노란 황금색 커버의 주성치의 신작, "식신".
주성치라는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로 그 앞을 슥~외면하고
그 후로도 몇번을 그 비디오 가게를 들릴때마다 보게되는 그의 영화.
당시에 저는 주성치라는 배우와 그의 작품을 무척 싫어 했었습니다.
단 한편의 영화도 보지 않고.. 유치해..라는 세글자로 외면을 일삼아 왔었죠.
볼만한 영화를 찾다찾다.. 아주머니 눈치가 슬그머니 보일 즈음..
또 다시 내 눈에 들어 온 "식신"
뭐.. 그냥 먹는 거나 구경하지..라는
이런 생각에 한번 빌려보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간 저는 그의 어이없는 유머에 중독되어
하루에 여러편의 그의 영화를 섭렵하기에 이르릅니다.
하루는 야구모자를 푹 뒤집어 쓰고 (: 그날 귀차니즘으로 세수를 제껴버렸음 ㅡㅡ;)
그의 영화를 한아름 가지고 오니까..
며칠동안 줄기차게 주성치 영화만 빌리는 저를 유심히 지켜본 아주마니 왈..
"저.. 혹시 뭐 하시는 분이세요?"
"(내가 뭘하다니???) 뭐 하는 사람이냐니요?"
"아니 며칠째 주성치 영화만 여러편 빌리시고..
영화 분야에서 일 하시는 분이신가해서요.."
"예? 아.. 그냥 갑자기 주성치 영화가 웃겨서.. 빌리는 건데요."
그렇게 식신과의 인연으로 이 차슈의 존재를 알게 되었답니다.

오만방자한 요리사, 주성치는 하루 아침에 밑바닥까지 추락해버리고
땅바닥에 엎어져있는 그에게 용감하게 망가져서 나왔던 막문위는
이 차슈덮밥을 챙겨주게 되는데.. 주성치는 이 평범한 덮밥을 너무나도 맛있게 먹게됩니다.
훗날 개과천선한 주성치는 중요한 요리경합에서
그 날의 맛을 되살려 이 요리로 옛날의 명성을 되찾게 되죠.
솔직히 당시에는 이 덮밥의 이름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었답니다.
그저 제 기억 속에 한번쯤 꼭 맛보고 싶은 요리의 이미지로 기억이 되었었죠.

그리고 얼마 후, 친구들과 함께 이 요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운이 없게도 저는 이 요리를 처음에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 영화속에서 주성치가 보여주는 황당무계한 요리과정이 한 몫했었겠지만.. )
식당에 오리와 함께 주렁주렁 매달린 붉은 색의 차슈를 보고
"으... 불량식품스럽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였었는지..
한동안 그것이 영화, 식신에서 본 메뉴였다는 걸 전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답니다.
Mr. Tummy는 제가 그 차슈를 이유 없이 피하기만하니까
한번은 심각하게 물어보더군요.
"맛보는 걸 즐기면서 왜 차슈를 싫어해?"
"불량하게 생겨서 싫어. 너무 뻘건게.. 마음에 안들어."
"그게 조폭이냐? 불량하게 생겼다고 피하게??"
제 눈에는 불량식품스럽게만 보였던 그 중국식 돼지고기요리를
결국 한 친구가 주문해서 먹는걸 가까스로 맛보고서야..
"아.. 이게 바로 식신에서 등장하는 그 요리였어."라고 뒤늦게 개닫게 되었답니다.
그 편견의 시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가를 또 한번 느끼는 계기가 되었죠.
반가웠고.. 어리석었던 제 자신을 반성했고..또 기뻤습니다.

차슈는 홍콩에서 시작된 중국식 돼지 바베큐로
우리나라로 치면 불고기에 해당하는 대표적인 메뉴중에 하나입니다.
이 차슈는 덮밥은 물론 국수 고명이나 만두 소로도 이용되는 될정도로
중국 요리에 있어서 그 이용도는 광범위하다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이나 세계 각지에 있는 차이나 타운을 걷다보면
오리와 함께 떡~하니 걸려있는 붉으스름한 고기 덩어리들을
어렵지 않게 만나실 수가 있는데 그것이 바로 중국 돼지 바베큐, 차슈랍니다.
중국인들은 외식문화가 많이 발달이 되어 있는데요,
제 생각에는 패스트푸드의 원조는 미국이 아니라 바로 중국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저 고기를 숭덩숭덩 잘라 국수든 밥인든 그 위에 후다닥 올려주면
패스트푸드 못지 않은 스피드가 발휘되는 요리이기 때문이죠.
중국사회에서 외식문화가 발달한 이유중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화덕때문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보통의 집에서는 이 화덕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직접 해먹을 수는 없지만.. 화덕이 없다고 이 맛있는 메뉴를 포기할 중국인들이 아니기 때문이죠.
제가 처음 불량식품스럽게 보았던 그 빨간 색채의 정체는
붉은색 오렌지 분말로 만든 식용색소인데
요즘에는 미국에서 만든 붉은 식용색소도 많이 이용한다고 하네요.
작년 맛대맛에서도 소개된 이 요리는
삼성동에 있는 얌차이나에서 맛보실 수 있으시지만
가격이 좀 착하지는 않은 편이어서 ^^
또 다른 방법으로는 제가 출간한 요리책, 맛을 아는 여우들의 주말요리에서
그 레시피를 만나 보실 수가 있어요.
돼지고기 마니아라면 이 차슈는 한번쯤 꼭! 맛보아봐야하는 메뉴중에 하나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