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전에 제 미니홈피에 썼던 글이 생각나서 올림니다.
쓴지 5년도 넘은 글을 올리는데는
이봉주선수가 "뛸 수 있을때까지 끝까지 뛰겠다"던
말이 더 가슴에 뭉클하게 다가와서 입니다.
많은 나이에 다시 출발선에 서기까지 쉽지않은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셨을텐데
마라톤의 결과에 상관없이 그 분에게 박수와 힘찬 응원을 드리고 싶습니다.
<2003년 6월 4일에 썼던 글>
난 잘 달리지는 못하지만 규칙적으로 뛰는 것을 즐긴다.
몇 번 경기에도 나간 적이 있는 달리기를 좋아하는 팬.
달리기는 축구, 야구, 농구와는 다르게
특별한 기교도 필요 없고, 룰도 단순하다.
혼자서도 쉽게 할 수도 있고
승자, 패자가 뚜렷한 전자의 운동 경기들과는 다르게,
마라톤(5k, 10k, Half 마라톤 포함)은 누구나 결승선을 통과하면
승자의 쾌감을 느낄 수 있게 때문에
인간적인 운동 경기라 생각한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운동선수는 마라토너 이봉주!
황영조 선수와 같은 승부근성은 좀 없어도
묵묵히 뛰는 이봉주 선수를 좋아한다.
Boston 마라톤에서 우승하기 전까지
“만년 2위”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니기는 했지만,
내게는 언제나 최고였던 선수..
그는 1등을 못 해봤을 뿐이지 훌륭한 마라토너였다.
난 은메달밖에 못 땄다는 말의 표현을 싫어한다.
그 말에는 정말 금메달을 딸 수 있었는데 아쉽다는 의미보다는,
뭔가 더 열심히 했어야 하는데 덜 했다는 뜻이 내포 되어있는 것
같아서..
은메달을 따기 위해 선수들은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했을까.
시드니 올림픽이 내게는 큰 충격이었는데,
그것은 이봉주 선수가 금메달을 못 따서가 아니고
그를 둘러싸고 있던 수많은 복잡한 요소들이 너무 어처구니없어서.
그가 뛰다가 넘어져서 24등으로 들어왔을 때.
그는 고개를 푹 숙이고 죄인처럼 어색해 했다.
메달을 못 땄다는 건 잘못이 아닌데.
그는 마라토너로써 열심히 뛰었을 뿐인데.
넘어져도 끝까지 뛰는 진정한 스포츠맨 쉽도 우리에게 선사했는데.
죄인처럼 미안해하는 모습.
설사 열심히 뛰어서 24등 했더라도 그게 그렇게 큰 문제였을까?
그저 23명의 선수가 그 경기에서 이봉주 선수보다 더 잘 달렸을 뿐이다.
항상 잘 할 수만은 없는 것이다.
그날 컨디션 따라 결과에 많은 영향을 끼치는 게 마라톤인데.
난 그가 메달을 못 따더라도, 뻔뻔할 정도의 당당함이 보고 싶었다.
그는 최선을 다했으므로..
메달은 없었지만 그의 23번째의 완주가 있었다.
그가 Boston마라톤 경기에 참가한다고 했을 때
난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너무 부담 가지지 말고
실력 발휘만이라도 제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경기하는 걸 보지는 못하고 Boston마라톤 경기 다음날 아침
가슴 조이며 신문을 봤을 때 이봉주 선수의 우승한 사진과
quote “In a marathon the major opponent is yourself”을 봤을 때
코끝이 찡했던 게..
난 그가 계속 뛰어주었으면 좋겠다.
운동선수, 연예인 모두 최고에 도달했을 때 은퇴하는 경향이 있는데,
나라를 대표하고 달린다는 큰 명분보다는
그가 마라톤을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써 경기를 계속 즐기고 있는
모습이 보고 싶다.
Boston 마라톤 자격조건이 다른 공식 마라톤 경기에서 3시간 10분 이내로 끝내야 하는 것인데.
난 아직 풀 마라톤을 한 번도 뛰어보지 못했음.
솔직히 내게는 거의 불가능한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Boston 마라톤에 한번 뛰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포레스트 검프 영화에서 Mrs. Gump (Forrest Gump 어머니)께서
Gump에게 해준 말.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s.
You never know what you’re gonna get…”
혹시 모르잖아요.
이러다 Boston 마라톤에서 빨간색 ‘Be The Reds’ 셔츠입고 진짜 뛰게 될지..
<사진출처:한겨레(http://www.hani.co.kr)>
이봉주 선수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