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잘못 낀 단추였다. 거짓말로 시작해서 거짓말로 끝난 선거였다. BBK, 어제는 내가 만든 회사라고 동네방네 자랑하고 다니더니 오늘은 절대로 내 회사가 아니란다. 거짓말도 이런 거짓말이 없다. 그래도 거뜬히 이겼다. 그러니 세상에 뭐가 두려울 게 있을까. 눈 뻔히 뜨고도 사기를 당한 인간들이 바보이지.
내각이라고 구성한 게, 청와대 비서진이라고 짠 게 전부 부동산 투기꾼이고, 논문 표절에 이골이 난 서생들이고, 위장전입의 달인들이고, 졸부들이었다. 이름 하여 강부자에 고소영이라던가? 그 대통령에 그 각료였다. 대통령 혼자만 더러울 수는 없지 않나?
대통령이 되자마자 부리나케 미국에 달려가 미국 대통령 기사노릇도 모자라 광우병 쇠고기를 수입하고, 일본에 달려가 부부가 나란히 일본 국왕에게 머리를 조아리다 못해 앞장 서 과거를 묻지 않겠다고 서약했다. 그러고는 수십만 국민이 촛불을 들고 시위를 하니 날아오는 것은 몽둥이와 군홧발이었다. 그래도 성이 안 찼던가? 이제는 멀쩡한 여자들 속옷까지 벗겨댄다.
‘살리라는’ 경제는 나날이 죽을 쑤며 재벌을 살리기에만 급급하다. 재벌에 세금 특혜주고, 죄를 지은 재벌기업가에 사면 복권으로 생색내고, 한반도 대운하가 안 되니 신도시 건설로 경제를 살리겠단다. 그래, 살아나긴 살아나겠다. 부동산 투기가 살아나고, 부동산으로 떼돈을 벌 졸부들이 살아나겠다. 그래도 대통령이 아는 단어는 하나뿐이다. 입만 열면 ‘경제’이다. 그런데 ‘경제’ 대통령 취임 반년 만에 벌써 무역적자가 100억불에 가깝다. 이러다 지난 10년 동안 번 것 2-3년 만에 다 까먹겠다.
대통령이 되니 예전의 ‘땡전뉴스’가 못내 그립던가? 이제는 아예 방송까지 깔고 앉을 참이다. YTN에 맛을 들이더니 최시중이가 총대매고 유재천이 바람을 잡으며 오매불망 방송장악이다. KBS 사장 자르고 MBC 넘어뜨리고. 이제 머지않아 “땡박뉴스” 보겠구나. ‘뚜 뚜 뚜우~ 이명박 대통령께서는 ~.’ 법은 무슨 법, 권력이 바로 법이다.
그래도 한 가지 잘 하는 것은 있더라. 이 핑계, 저 핑계, 핑계를 대는 데는 이골이 났다. 국민을 어르고 뺨때리기는 잘 하더라. 할 말 없으면 이전 정권 탓이고, 촛불 탓이고, 고유가 탓이고, 수입물가 탓이다. 구석으로 몰리면 고개 숙이고 위기에서 빠져나오면 물어댄다. 대통령의 친인척은 사기를 치고 한나라당은 줄줄이 썩은 고름이 흘러내린다. 너나없이 노무현을 욕했더니 이 정권 앞에선 노무현은 축에도 못 낀다. 노무현을 욕한 게 다들 미안할 지경이다.
민주와 자유는 거리에 나뒹굴고, 통일은 강 건너 불이고, 인권은 돼지에게 던져주었고, 검찰과 경찰과 대형교회와 재벌들과 부자들과 뉴라이트가 손을 맞잡고 질펀하게 잔치를 벌인 채 나라 말아먹기에 급급하다. 일본 식민주의를 찬양하고, 독재정권을 미화하고, 그리하여 역사마저 다시 쓴단다. 건국마저 새로 하겠단다.
허긴 지난 10년 그렇게 굶주렸는데 배는 채워야 안 되겠나? 고기도 맛본 놈이 안다고. 그러나 아귀가 든 그 배는 먹어도 먹어도 고플 텐데 그 배를 어떻게 다 채울까 걱정이다. 머지않아 먹을 것이 다 떨어지면 서로 물어뜯고 싸우지 않을까 그게 걱정이다. 대통령 한 번 잘못 뽑은 죄로 이 국민은 자나 깨나 정부 걱정이다.
이렇게 우리는 6개월을 보냈다. 오늘로써 6개월이 지났다. 참으로 긴 시간이었다. 절망스러울 정도로. 이 국민이 지난 100년 동안 힘겹게 투쟁하며 쌓아온 독립, 자유, 민주, 인권, 경제가 불과 6개월 사이에 와르르 내려앉고 있다. 아애 끝장을 보려고 작심을 한 듯하다. 그리고 앞으로 4년 6개월이 남았다. 그래 갈 데까지 가봐라. 그렇게 소원이라면 가봐야 안 되겠나. 그래야 당신들에게도, 국민에게도 끝이 보이지. 끝이 보여야 다시 시작하든 말든 하지.
출처 : 한토마
글쓴이: wkf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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