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는 많은 캐릭터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잘 결합한 덕분에 지루할 틈은 없지만,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에피소드가 너무 많은 탓에 산만하다는 느낌도 있다.
세종 30년인 1448년, 명나라는 조선이 비밀리에 개발 중인 신기전의 완성을 견제하기 위해 대규모 사신단을 파견해 조선을 굴욕적으로 대한다. 하지만 세종(안성기)은 호위무사 창강(허준호)에게 명을 내려 부보상의 행수인 설주(정재영)와 도감의 딸 홍리(한은정)에게 계속 신기전을 개발토록 한다. 이를 눈치 챈 명나라는 무력으로 조선을 압박하고, 신기전 개발의 핵심인 홍리와 모든 자료가 기록된 총통등록을 빼앗아간다. 하지만 창강과 설주는 완성된 신기전을 이끌고 이들과 맞선다.
은 560년 전, 실존했던 화력기인 신기전에 관한 이야기다. 세종과 그의 뒤를 이어 왕위를 이어받은 문종은 화약이나 화포에 관심이 많아 꾸준히 이를 개발하여 중국과는 다른 새로운 무기 개발에 힘썼다. 당시 세종은 다양한 형태의 화포와 화차를 변방과 군사적 요지에 배치해 계속 훈련을 명할 정도로 새로운 무기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이는 당시 조선의 기초과학기술이 주변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났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역사적으로 신기전에 대한 자료는 뚜렷하게 전해져 내려오는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혹자는 세조가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오르면서 반란의 핵심이 될 수 있는 신기전을 파기했다는 설도 있고, 신기전에 쓰인 화살이 일반 화살과 다른 가벼운 소재로 개발돼 화력이 약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개발비와 유지비가 많이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전시에 효과가 떨어졌다는 등 여러 이야기만 전해질 뿐이다.
영화는 신기전에 관한 역사적인 기록을 근거로 제작됐지만, 단순히 어떠한 사실을 재현하는 수준은 아니다. 신기전이라는 실존했던 무기는 물론, 명나라와 조선의 관계, 세종의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 등의 사실을 기반으로 하고, 여기에 개발 과정에서 겪게 되는 명나라와 조선의 갈등, 북방 오랑캐인 여진과의 전투, 설주와 홍리의 로맨스 등 영화적인 이야기를 잘 섞었다. 영화가 개봉되기 전부터 역사 왜곡이나 민족주의적인 관점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영화는 계몽적인 의도보다는 대중적인 오락영화를 지향하고 있다. 조선을 배경으로 한 사극이지만 현대적인 느낌을 잘 살렸으며, 설주 캐릭터를 통해 코믹한 요소도 첨가했다. 또 영화의 하이라이트인 마지막 전투 장면은 300컷이 넘는 많은 CG를 동원해 신기전의 위력을 더욱 스펙터클하게 묘사해 영화적인 재미를 더했다.
이후 5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발표한 김유진 감독은 많은 역사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영화의 이야기를 풍성하게 만들었다. 세종과 주변 인물들은 물론, 설주의 상단 식구들, 홍리, 창강, 명나라, 여진 등 여러 집단을 등장시켜 다양한 에피소드를 구성했다. 많은 캐릭터들을 균형 있게 배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유기적으로 잘 결합한 덕분에 지루할 틈은 없지만, 독립적으로 기능하는 에피소드가 너무 많은 탓에 산만하다는 느낌도 있다. 또한 다양한 사건들이 대사만으로 쉽게 풀리거나 배경음악을 강조해 감정적인 부분을 유도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부분이 의 오락적인 요소를 떨어뜨릴 정도는 아니다. 전체적인 구성과 이야기의 짜임새는 통쾌함으로 이어진다. 장대한 스펙터클에 화려한 액션을 원하는 관객이라면 부족함이 없는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