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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돌발영상을 지켜주세요.....ㅠㅠ(펌)

김수인 |2008.09.03 16:11
조회 137 |추천 2
안녕하세요,

 

 저는 YTN에서 일하고 있는 6년차 기자입니다.

 

 레테 카페에서 열심히 눈팅하면서 결혼하고 나서 식탁 의자도 리폼하고, 아기낳고서는 아기 서랍장 만들어주려고 

서랍장 리폼하며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이 정부가 저를 리폼에 집중하도록 놓아두지를 않네요.

난 정말 집에서는 알콩달콩 집 꾸미고 살고 싶은 소박한 소망밖에 없는데!!!

이 정부는 왜이리 소시민들을 괴롭히는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잘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으시겠지만, 저희 YTN 노조는 그동안 정권에서 내려보내 주총에서

날치기로 통과돼 선임된 낙하산 인사를 거부하는 투쟁을 46일째 벌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 우여곡절이 있었고 꽤 질기게 버텼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정권이 급해졌는지 참 치졸한 방식으로 협박을 해옵니다.

  YTN은 그동안 목숨처럼 지켜온 365일 24시간 생방송 뉴스를 멈출지도 모릅니다.

 

  어제부터 저희는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습니다.

 

   수습 기자때 귀가 따갑도록 듣던 말이
'보도는 신속 정확 공정해야 한다'는 거였습니다.
그리고 그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성이라고요.

 

  공정성을 잃으면 기사는 가치를 잃게 됩니다.
 언론은 선출된 권력은 아니지만 국민을 대변해
 취재하는 것이고 언제나 그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그렇게 배웠고 잘 지키려고 노력했습니다.
 (혹시 그렇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면 정말 죄송합니다
 공정방송을 하지 못한 경우가 있었더라도 늘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희 와이티엔 사원들은 '공정방송' 그 한가지를 지키기 위해
 40일이 넘도록 싸우고 있습니다.

  

   정부가 내려보낸 구본홍이라는 사람은 이명박 대선캠프에서 언론 특보를 지냈던 사람입니다.

그동안 저희 회사 사장으로 범 여권인사라고 할만한 사람들이 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선 캠프

언론 특보는 여권 인사와는 완전히 성격이 다릅니다. 그 자신이 정치인이나 마찬가지이죠.

이명박 정부의 언론 정책을 만든 사람입니다.

 

  특히 이명박 정부가 하고자 하는 신문과 방송의 겸영
그 최전선에 설 사람입니다. 신문 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방송으로 진출하려고 하는 보수지에
방송을 먹이로 던져주려 하는 게 이명박 정부의 목표입니다.

 

  물론 보수지는 보수신문으로서의 역할이 있겠죠. 같은 언론인으로서
보수신문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그러나 와이티엔이 보수신문에
먹힌다면 더이상 와이티엔은 와이티엔이 아닙니다. 방송은 그나마 지키고 있던
최소한의 중립성마저도 완전히 잃게 됩니다.

 

  요즘은 신재민 문화관광부 차관과 고흥길 한나라당 의원 등이

YTN 민영화와 신문방송 겸영을 논하면서 저희를 압박하고 있습니다.

 

  YTN은 원래 국가 기관 통신사인 연합뉴스 계열사로 출발했다가 외환위기 때

한전 KDN과 KT&G, 우리은행, 마사회 등 공기업이 지분을 넘겨받으면서 간접적으로 공적

성격을 띄는 방송사가 됐습니다. 간접적으로
공기업 성격이 있지만 주인은 없는 게 YTN이고 그래서 그나마 그동안
공정방송을 지키려는 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그러던 게 구본홍씨가 오면서 회사가 엉망진창이 됐습니다.

 사장이 되면 절대로 보도에 관여하지 않고 경영만 하겠다던 약속을 어기고 부팀장 인사를

냈고, 이후 사장 선임 반대 투쟁에 적극적으로 나선 사원들만 골라서 징계성 인사를

내 여기저기로 찢어놓으려고 했습니다. 저희 YTN 노조는 인정할 수 없는 구씨가 낸 인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원래 부서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원래 언론사에서 인사는 사장이 아니라 보도국장이 냅니다. 이건 인사

전횡이라고 표현할 수 밖에 없는 처사죠.

 

  구본홍씨는 자기 권력욕에 눈이 벌개서 이런 온갖 치사한 방법을
써서라도 자리에 앉고 싶은 생각 뿐이지 공정방송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당연히 정권의 입김에 맞서서 외압을 막아줄 리 없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오히려 정권의 꼭두각시가 되어서

YTN을 보수신문이나 대기업에 팔아넘기는 데 앞장을 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요즘 출입처에서 조중동 기자들을 만나면 가끔 자기네 회사가 이미 우리 회사를 접수한 것 처럼

나올 때가 있어 정말 화가 날 때가 많습니다.

 

  사실 정권의 시나리오대로라면 YTN은 시작일 뿐입니다. YTN이 넘어가면 다음은 KBS 2, 다음은 MBC 입니다.

다 민영화시켜서 보수신문과 대기업이 연합한 자본에 '민영화'라는 이름으로 넘겨주겠지요. TV판 조선 동아 중앙일보를

만들고 싶어하는 게 정권입니다. 그러면 정말 국민의 눈과 귀는 정권을 찬양하는 뉴스, 기업의 사익에 부합하는

뉴스밖에 못 보고 듣게 될겁니다.

 

  24시간 365일 생방송 뉴스는 저희가 93년 개국한 이후 목숨처럼 지켜온 시청자와의 약속입니다. 외환위기 때

6개월동안 월급이 안나올 정도로 회사 사정이 어려웠지만 그 때도 파업 한번 안 하고 회사를 지켜온 게 YTN 노조입니다.

이렇게 지켜온 방송을, 사랑하는 회사를 ,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리는 '파업'이라는 조건을 걸고 찬반투표까지

하게 된 것이 너무나 비통하고 슬픕니다. 저희가 만약 파업하게 되면 사측은 임단협 사항이 아니므로 불법이라 규정하고

공권력을 투입할겁니다. 그럼 저희들 누군가는 경찰에 끌려가게 되겠죠. 공정방송 하겠다는 기자들을 감옥에 집어넣어서라도

입맛에 맞는 언론사를 만들겠다는 게 이 정권입니다.

 

  이제는 YTN의 자존심인 돌발영상마저 존폐 위기에 처했습니다.

 

  정치인들의 드러나지 않은 뒷모습을 보여주는 돌발영상이 어느 정권인들 달갑기만 하지는 않겠죠. 그때문인지 이번에

구본홍씨는 돌발영상 팀장을 사회부로 발령내고 사장 저지 운동에 앞장섰다는 이유로 법적 고발 대상에 포함시켰습니다.

 

  돌발영상은 방송 제작의 특성상 갑자기 제작자가 바뀌면 방송을 할 수가 없습니다. 인수인계에 최소한 몇 달은 걸립니다.

그 와중에 돌발영상은 문을 내리게 될 확률이 크죠. 사실상 돌발을 폐지하겠다는 '자칭' 사장의 생각이 드러난 인사입니다.

 

  지금도 YTN 돌발영상 팀장은 징계를 감수하고 열심히 돌발영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저도 그렇고 저희 회사의 많은 사람들도 그렇고 한 가족의 가장이거나 구성원이고 회사가 위험에 처하면 가족들의

생계도 장담할 수 없는 사람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장이 누가 오던 그냥 수긍하고 회사를 다닌다면 생계냐 공정방송이냐를 두고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요.

 

  저희는 '밥그릇'이냐 '공정방송'이냐를 두고 '공정방송'을 택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밥그릇'만 생각한다면 언론사에 근무하는 사람들로서 직무유기가 될겁니다. 저희들에게는 '명분'이 '밥그릇'보다 더

중요한 가치입니다.

 

  (글을 쓰면서도 '내가 국민에게 떳떳한 공정 방송, 보도를 했는가'를 끊임없이 되돌아보게 됩니다. )

 

  파업 투표를 하면서 저희도 회사의 앞날이 어떻게 될 지 두려운 마음이 드는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공정방송을 위한 길을 걷는 건 죽는 순간에 뒤돌아 볼 때도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너무 긴 글을, 너무 거창하게 쓴 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그냥 이 길을 걷는 게 저희가 혼자가 아니란 걸, 국민 여러분이,  레테 카페 회원 분들이 지지해 주신다는 걸

안다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출처] YTN 돌발영상을 지켜주세요 !!! (레몬테라스*인테리어/리폼/홈패션/diy/패브릭홈데코**) |작성자 어린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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