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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별은 예고없이

하은별 |2008.09.11 22:34
조회 156 |추천 3


...그 남자


오늘 그녀는 좀 이상했습니다.
잘 입지 않던 치마에 화장까지,
그리고 자주 이어지는 침묵..


하지만 어제 그녀의 메시지를 듣고도
전화하지 않았던게 내심 찔렸던 나는
차라리 그 침묵이 다행이다 싶어 이유도 묻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오히려 먹고 싶은게 없냐고 물었고
나는 농담 삼아서 그녀가 싫어하는 장어구이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런데 그녀는 정말 먹으러 가자고 날 잡아 끌더니
싫은 표정도 없이 장어구이를 한점 두점 먹기까지 합니다.


그녀가 정말 이상하다는 걸 느낀거는
식사 후 까페에서 그녀가 커피대신 녹차를 시킬 때였습니다.
하루종일 별말이 없던 그녀는 갑자기 우리에 있었던 일을
얼마나 기억하냐고 묻습니다.


우리가 처음 만난 날
같이 본 영화
함께 다닌 장소들


그러더니 갑자기 이 모든걸 잊지 말아달라고 말합니다.
그리곤 그동안 행복했었다며 일어나 버립니다.


오늘 그녀의 낯선 태도가 이별을 위한 준비였다는 걸
난 그제서야 깨닫습니다.


이별이 이렇게 갑자기 올 수도 있다는 걸..
난 정말 몰랐습니다...

 


...그 여자
 

세수를 하다가 거울속의 나에게 말해봅니다.
잘 할 수 있지?
잘 할 수 있을꺼야...


어젯밤 울어서 퉁퉁 부운 눈에
차갑게 얼린 녹차 티백을 얹어놓고
다시한번 다짐합니다.


울지 말자
울지는 말자
오늘은 우리가 헤어지는 날..
내가 그 사람을 놓아주는 날입니다.


가슴엔 옛사랑을 담아놓고 입으로만 날 사랑한다던 그 사람
오랜시간 자기만을 바라보던 나를 더이상은 외면하기 힘들어서
날 받아주었던 그 사람 그런 그를 내가 놓아주는 날입니다.


옷을 고르고 화장을 하고
그를 만나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내가 커피를 너무 많이 마신다던 그 사람의 걱정을 떠올리며
오늘은 녹차를 시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그와의 잊지 못할 순간들을 하나씩 떠올려 봅니다.
그동안의 시간들이 내겐 참 좋았습니다.
하지만 그건 온전히 내것일 수 없는 불완전한 행복일 뿐이였죠.


그 사람이 나를 귀찮아 하기 전에..
나는 그를 이렇게 놓아줍니다.
내가 지치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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