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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said NO! That means NO!

이성은 |2008.09.12 23:59
조회 75 |추천 1

 


유럽여행을 준비하던 어느날..인도에 나가있는 동생의 전화를 받았다

동생은 내가 외국에 나가서 명심해야할 몇가지를 알려주었다


그중에서 가장 중요하게 말한건..이거였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는 권유나 부탁을 해오면..

단호히 NO라고 말하라는 것이다

웃으면서 말을 흐리지 말고, 자신없게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말고

두눈을 똑바로 맞추며 정확히 NO라고 말하라고..몇번이나 동생은 당부했다

그리고 덧붙였다

 

걔네한테 NO는 NO야..

 

 


그래..나는 노라고 말할수 있다.

그리고 노라고 말해온것 같다.

하지만 NO를 NO로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들땜에 좀 골치가 아팠던 것이 사실..

NO라고 너무 솔직히 말했다가..또는 생각좀 해보다가 NO라고 마음먹었다가..

핸드폰을 며칠째 꺼놓아야하고 인터넷 접속도 조심해야 했었던 날들이 생각난다..ㅡ.ㅡ

 

 


 

그리고 나는 이탈리아에 왔고..

어느날 NO라고 말해야할 상황이 생겼다

장소는 베네치아 산타루치아역 부근..

나는 메스츠레역 숙소로 가는 버스정류장을 찾고있는데 정말..허

겁지겁 뛰어온듯한 남자가..이탈리아어로 쏼라쏼라..내가 못알아듣자

영어를 할줄 아냐고..할줄 안다고 하자, 시작됐다, 그의 찬사가...ㅠ.ㅠ

 

 

U are so beautiful. u are so cute, u are so sexy...

(중간중간 다른 말을 섞기도 했지만..)

이말을 줄창 면전에 두고 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 목적지까지 자신의 차로 데려다주겠다고

난 곤돌라축제 내내 걸었기에 좋다고 했다

숙소까지 가며..아니나 다를까..작업이 시작되었다

가까운 해안가로 드라이브를 가거나 술한잔 하는게 어떻겠냐..모 그런뜻 같았다

(이탈리아 사람들은..영어를 그닥 잘하지 못함..)

 

 

나는 no라고 했다..

그러자 그럼 멀리가지 말고 숙소 근처에서 자신에게 5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난 우선 짐이 많으니 숙소에 짐을 두고 나와서 생각해보겠다 했고

숙소에 짐을 내려놓은 후에는 그의 의견대로 딱 5분만 근처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그는 드디어 급기야  u are my dream이라며..호들갑을 떨었다

(누군가는 이탈리아인들은 말과 행동이 매우 과장되어 있어서

모두 영화배우 같다고도 하더라 ㅋㅋ)

그리고 더 함께 있고 싶다고 손을 잡으면 안되겠냐고

키스를 하고싶다고 점점 발전시키기 시작했다 ㅡ.ㅡ

 

 


 


한국에서라면 어땠을까?

그만한 용기를 내는 사람도 별로 없거니와..그정도 용기까지 냈다면 큰맘먹었다고 봐야하니까..난 아마 매우 두려웠을 거다..겁나고 무섭고..게다가 그남자의 차안이라면...

어떻게 그 난관을 헤쳐나가야 할지 마구 머리를 굴리고 있었겠지..

 


하지만 This is Italia.

난 그 남자의 회색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NO!

 


그는 잠깐 슬프고 아쉬운 눈빛을 지었지만..이내 알았다고 대답했고

난 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5분이 지났으니 숙소로 돌아가겠다고 말했다

역시나..그는 나를 다시 숙소앞에 데려다주었고..

마지막으로 딱한번만 키스하고 싶다길래손등에 하는것을 허락해주었다.

그리고 Chiao!

차문을 닫고 숙소안으로 들어오면서 난 

이사람이 내일 아침에 숙소앞에서 날 기다리고 있으면 어쩌지?

혹시 스토킹이라고 하면?이라는

걱정따위는 하지 않았다

말그대로 그들에게 no는 no일뿐이니까

한국에서처럼 no가 yes나 maybe라고 해석되어지는 곳이 아니니까

 

 

 

조금 상냥하게 대했을뿐인데..자기 멋대로 호의로 해석하여..

줄 사람은 생각도 안하는 사랑을기대했다가 받지못했다고 난리난리 치거나

소개팅을 통해 애프터를 한두번 허락했을뿐인데..

금방 결혼이라도 할듯이 달려들거나 여자의 거절을 받아들이지 못해 괴로워하다

스토커로 변신하는 한국남자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니까 말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았다

한국 여자들도..애매하게 말하는 법만을 배우지 않았느냐고.

그냥 no라고 하면 될것을

준비가 안되었네 시간이 필요하네 등등

나는 상상도 못할 기상천외한 말로

상처주고 싶지 않다는 따뜻한 핑계로..

말길 못알아먹게 대답해오지 않았는지..

 

 

 


어쩌면 그건 내가 no라고 말함과 동시에

내게 관심이 끊기는 것을 두려워한 여자들의 보호심리가 아닐런지..

사랑을 약속하긴 부담스럽되..관심은 받고싶다는 관심을 끊지는 말아달라는

극도로 이기적이면서 유약한 모습의 결정체가 아닐런지

관심과 사랑이 중지되는 것을 두려워하는 심리가 아닐런지

자신을 향한 조금의 관심이라도 포기하기 싫어서

희망고문과 어장관리 하느라 여념이 없는 여자들..

늘 애매한 대답으로 말끝을 흐려 헷갈리게 하는 여자들..

 

 

 

그래서 결국 여자의 의견을 자기식대로 해석해온 남자들..

그 말뜻을 해석하느라 머리를 굴리고 또 굴리는 남자들..휴우..

그래서 나같은 여자는 no라고 해도 먹히지 않아..

같은 말을 몇번씩이고 해야하지..

 

나의 no가 그 이탈리아노에게 받아들여졌을때 그 기분은 정말 상큼했다

너무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이였다

그래 이런 곳이라면 살수 있어 no가 no로 받아들여지는 세상이라면..랄라~~

 

 

 

 

 

 

 

 

 

 

welc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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