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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만에 신곡 ‘비타민’ 발표한 박학기의 소통방식

젤리피쉬엔... |2008.09.18 10:44
조회 149 |추천 0

 


 

박학기(45)라는 가수 이름은 몰라도 그의 히트곡 ‘아름다운 세상’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

후렴구가 ‘작은 가슴가슴마다 고운 사랑 모아/우리 함께 만들어가요 아름다운 세상’으로 시작되는 이 노래는 CF음악과 어린이 합창곡으로 자주 쓰이고 중학교 음악교과서에도 실렸다.

 

데뷔곡 ‘향기로운 추억’ 이후 섬세한 미성의 음색과 서정적인 멜로디로 1990년대 포크음악 붐을 일으켰던 박학기가 무려 6년 만에 신곡을 발표했다.

‘비타민’과 ‘좋아해, 사랑해’ 두 곡을 담은 디지털 싱글이다.

 

여전히 녹슬지 않은 송라이팅의 깊은 내공을 지니고 있다.

특히 타이틀곡 ‘비타민’은 박학기의 예쁜 자녀들(정연, 승연)이 피처링에 참여해 가족의 평화와 사랑을 기원하는 긍정적인 음악으로 완성되었다.

물론 ‘비타민’은 두 딸을 의미한다.

 

‘윤도현의 러브레터’에 딸과 함께 출연해 부른 ‘비타민’은 밝고 아름다운 분위기로 호평받았다.

예쁘장한 국교 5년생 딸은 시청자의 관심을 끌자 가수로 데뷔시키자는 제의가 빗발쳤다.

하지만 어릴때 좋은 감성을 개발하고, 음악과 외국어를 더 익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딸을 이모가 있는 캐다나로 보냈다.

 

“다른 노래도 마찬가지지만 ‘비타민’은 특히 현재 나의 기분, 나의 상태를 그대로 표현한 노래다.

딸들에게 가장 좋았던 기억들을 열거하게 해 가사에 포함시켰다.

딸들은 예쁜 영화, 불꽃놀이, 와플 아이스크림, 롤러코스터, 화이트 크리스마스, 여름바다, 아빠의 미소라고 답했다.”

 

박학기는 히트곡을 남긴 데 비해 방송을 별로 하지 않았다.

연예인으로서 인기관리는 0점이었다고 자평한다.

한번도 매니저를 두지 않았고, 마케팅을 한다는 것이 왠지 어색했다.

많은 돈을 벌지는 못했지만 실용음악과의 보컬 담당교수, 드라마 음악감독, 심지어 리더십 강사까지 특이한 인생 경험을 맛보기도 했다.

 

“어린 시절 동대문 근처에 살 때 두부를 사오라는 엄마의 심부름에 나섰다가 약장수, 뱀쇼 하는 아저씨 등을 모두 구경하다가 두부는 잊어버린 기억이 있다.

내 인생이 그랬던 것 같다.

특별한 목적의식은 없었지만 하루하루 열심히는 살았다.”

 

박학기는 40세가 넘는 가수의 소통방식에도 분명한 철학을 가지고 있다.

성인가수가 아니면 추억에 머무르는 가수가 되기 쉬운데, 자신은 계속 신선한 감성을 보여주고자 한다.

 

“아버지의 양복 스타일을 그대로 가져오면 요즘과 비슷하긴 해도 안 맞다.

요즘 코드에 맞춰 변화해야 한다”는 얘기다.

수록곡 ‘좋아해, 사랑해’는 어쿠스틱 라인이 살아있지만 80년대 스타일과는 다른 모던함이 가미돼 있다.

 

그의 음악 원천은 중학교 때 들었던 음악 기억들이다.

당시 서클 수련회로 양수리에 가서 들은 폴모리아 악단의 이사도라와 리오 세이어의 ‘When I needed you’. 그때 흘린 눈물 몇방울이 평생 자신의 음악 감수성을 지배한다고 한다.

 

그래서 박학기의 음악은 맑고 투명하며 아련하고 예쁘다.

이런 서정성은 자극적이고 획일화된 현 가요시장에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온다.

 

박학기의 모토는 ‘가늘고 길게’다.

지금 정도의 인지도만 가지고 살았으면 한다.

확 뜨는 것보다 손자를 둔 할아버지 때도 노래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가수가 되는 것은 마라톤 선수가 되는 것과 같다.

가수가 된 것은 운동화를 신고 뛸 수 있게 된 것에 불과하다.

한데 후배들이 가수가 되는 데만 신경을 쓰다 보니 막상 가수가 되면 허탈감 같은 게 생긴다.

가수란 게 자신의 삶에 어떤 의미이며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해봐야 한다.”

 

음반이 명함 하나 찍는 행위처럼 돼버렸고, 예능에 나가 인기를 구하는 가수들의 현실 속에서도 박학기는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음악을 노래한다.

중년의 아련함과 상실감마저도 긍정성 속에 용해해 내면서.

 

 

서병기 대중문화전문기자(wp@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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