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외의 발견이다. 를 떠올릴 것까진 없지만 신인감독 장훈의 이름은 충분히 기억해둘 만하다. 아직 영화배우로서 단맛을 보지 못한 소지섭과 강지환의 대결, 그리고 전혀 추석 대목 영화답지 않은 제목 등 는 두 배우의 팬이 아니라면 선뜻 구미가 당기지 않는 게 사실. 하지만 영화는 ‘영화 속 영화’라는 점에서 꽤 매력적인 구석을 지니고 있다. 실제와 허구의 교차, 배우와 깡패의 이중생활, 그리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비루한 뒷모습에 이르기까지 영화는 꽤 거칠지만 ‘정말 별것 없다’고 말하는 듯 적나라하게 드러내 보인다. 배배 꼬지 않은 그 묘사가 지나치게 직접적이고 1차원적이어서 때론 속시원한 느낌까지 준다. 캐릭터도 그렇다. 두 배우의 정제되지 않은 매력을 다듬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이용해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치환한다. 싸움뿐만 아니라 정사신까지 실연하려는 초짜배우 소지섭은 각본을 맡은 김기덕 감독을 떠올리며 비유하자면 그야말로 ‘나쁜 남자’다. 그 진짜 깡패가 영화 속 깡패로 들어와 영화를 완성하는 과정이 지나치게 단순하고 때론 비약을 거듭하지만, 언뜻 어울리지 않아 보였던 두 배우의 조합이 꽤 큰 화학작용을 빚고 있기에 묘한 설득력을 지닌다. 쉴 틈 없이 강풍만 틀어놓은 선풍기라고나 할까. 한때 에 운전사 단역으로 출연했을 정도로(물론 영화 속 설정) 내면 깊숙이 배우의 꿈을 품은 나쁜 남자의 욕망과 과거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게 아쉽긴 하지만, 현실과 허구를 오가는 조폭 드라마라는 점에서 유하 감독의 와 비교하자면 가 조금 더 흥미로웠다 말할 수 있다.
은유와 상징을 통해 다양한 의미들을 읽을 수 있는 영화지만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심오한 영화가 아니다. 곳곳에 포진한 유머 코드와 누아르적 액션의 쾌감만으로도 충분히즐길 수 있다.
영화 속 현실과 영화는 서로의 경계를 넘나든다. 현실인가 해서 보면 영화 촬영 중이고 영화의 장면인가 싶으면 현실임을 보여주는 트릭이 종종 등장한다.이들의 혼돈이 비로소 합일에 이를 때쯤 는 마지막 충격적인 반전을 통해 영화는 결코 현실이 될 수 없음을 말한다. 현실의 냉혹함과 살기를 담을 순 있어도 실제로 재현할 수 없는 것이 영화의 숙명이자 본질이다. 즉, 영화는 영화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