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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여가 활동…해외서도 배우러 와 - 집중분석 ‘골든팰리스’ - 레저·커뮤니티

전우석 |2008.09.22 00:22
조회 572 |추천 1

아침 6시 30분 방송을 통해 모닝콜이 들려온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아침이 밝았습니다. 지난밤 좋은 꿈 꾸셨습니까. 오늘 아침 날씨는 맑음, 기온은 영상 18도, 습도는 70%입니다. 오늘은 아침 식사 후 인왕산 산책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참여하실 분들은 오전 9시 30분까지 로비로 나와 주시기 바랍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김수영(75·가명) 씨는 지하 2층에 마련된 체력단련실로 내려가 간단히 체조를 하고 조깅 머신에 오른다. 벌써부터 내려와 있던 아래층 이웃 장만수(68·가명) 씨가 인사를 한다. 김 씨는 은퇴 이후 실버타운에 들어오면서 체력 관리를 했더니 5년 전보다 몸이 더 좋아진 기분이다.

오전 9시 30분 로비에 모인 30여 명의 사람들은 함께 골든팰리스 뒤쪽으로 이어진 산책로를 통해 인왕산 산책에 나선다. 응급 구조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직원도 함께 나서 만약에 있을지도 모르는 불상사에 대비했다.

거주 공간 최소화…부대시설 활용 유도

한 시간가량의 산책이 끝나고 이어 문화 프로그램들이 이어진다. 11시부터 커뮤니티홀(휴게실)에서 포켓볼 강의가 있다. 전문 강사로부터 체계적으로 포켓볼을 배운 60대의 한 여성은 매일 3시간씩 이웃들과 게임을 하다 보니 이제는 웬만한 젊은이들보다 고수다. 여자들이 포켓볼에 심취했다면 남자들은 ‘사구’ 배우기에 열의를 불태운다.

같은 시간 서예실에서는 ‘병아리 서예교실’이 열린다. 주위에 사는 4~7세의 어린이들이 매주 2회, 서예 실력이 뛰어난 입주자에게 붓글씨와 한자를 배우러 오는 시간이다. 무료로 배울 수 있어 지역 주민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가르치는 입장에서도 어린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이 즐겁기만 하다.

화·목요일은 서예교실을 운영하고 월·수요일에는 ‘병아리 예절교실’을 운영한다. 역시 역사와 전통문화에 조예가 깊은 입주자가 강사로 참여해 ‘제사 지내는 법’ ‘절하는 법’ ‘한복 입는 법’은 물론 ‘한옥의 구조’ ‘궁궐의 구조’ 등을 설명해 준다. 지역 유치원에서 단체로 온 아이들을 교육하기도 한다.

금요일 오전 11시에는 노래교실이 열린다. 주로 여성들의 참여가 많은데, 전문 강사로부터 노래를 배운 이들의 노래 솜씨도 수준급이 되어 간다. 오후 2시 헬스장에서는 스포츠 마사지 강습이 있다.

긴장감이 떨어지는 오후는 노래방 활동이나 티 브레이크 등 릴랙스(relax) 위주의 프로그램으로 채워져 있다. 오후에는 개인적인 일을 보거나 휴식을 취하는 사람이 많다 보니 전문 강사가 필요 없는 자체적인 동호회 활동 위주다.

매일 오후 4시부터는 영화감상실에서 영화를 볼 수 있다. 감상실은 프로젝터를 이용한 대형 스크린과 홈시어터를 이용한 음향 시설로 만들었다. 푹신한 소파 10여 개를 놓아 불편함이 없도록 했다. 영화 선정은 ‘타짜’ ‘우리생애 최고의 순간’ 등 최신 영화들 외에도 ‘미워도 다시 한 번(1968)’ ‘김약국의 딸들(1963)’ 등 추억의 영화들을 편성했다. 감상실에서는 영화 상영 시간 외에도 TV 뉴스나 드라마를 함께 보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골든팰리스가 마련한 프로그램 외에도 자체적으로 결성된 동호회 활동도 적극 후원한다. 등산 동아리가 산행 일정을 짜면 목적지까지 자체 소형 버스로 태워 주고 정해진 시간에 태우러 온다. 주 1회는 쇼핑을 가는 시간도 정해져 있다. 소형 버스를 이용해 목적지까지 편리하게 갈 수 있다. 골든팰리스가 마련하는 프로그램의 경우는 차량 지원뿐만 아니라 간호사 또는 사회복지사가 대동하는 것이 원칙이다.

골든팰리스의 수영장, 스파, 골프 연습장, 서예실, 공예실, 이미용실, 바둑실, 컴퓨터실, 노래방, 영화 음악 감상실, 대강당, 당구장, 찜질방, 동호인실, 뜸방 등의 면적은 총 3960㎡에 달한다. 골든팰리스를 비롯한 실버타운은 대부분의 시간을 부대시설에서 보내는 시스템으로 설계돼 있다. 방은 잠만 자는 곳으로 침실과 거실 또는 원룸 식으로 간단하게 꾸며져 있다. 쉬운 예로 호텔을 생각하면 방 안에는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갖추고 공동 생활 공간을 고급스럽게 꾸며놓은 것과 같다. 보통 실버타운의 전용면적이 40%대에 그치는 이유다. 수영장과 헬스장 등의 부대시설을 개방하는 대규모의 실버타운의 경우는 전용면적이 70%에 이르기도 한다. 부대시설 개방 여부에 대해서는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젊은 사람과 함께 어울리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젊은이들의 눈치를 봐야 한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가사에서 해방, 여성 만족도 높아

실버타운에 입주하는 부부의 경우 특히 여성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밥 짓기와 청소에서 해방되기 때문이다. 3식을 식당에서 해결하고 주 2회 청소를 대행해 준다. 그 외에도 세탁 대행 서비스, 프런트 방문자 안내 및 우편물 수발 서비스, 금융 전문가·세무사·법률가 등으로 구성된 자문위원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남자가 은퇴 후 실버타운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한다면 여자는 실버타운에 들어오는 순간 가사 일에서 은퇴하는 것이다.

대신 그 시간들을 실버타운이 제공하는 강습 프로그램과 동호회 활동으로 채우게 된다. 위에서 소개한 프로그램 외에도 요가, 단전호흡 등 건강관리 프로그램, 음악, 댄스, 원예 등 여가 프로그램, 여행, 동호회 활동 지원, 입주자들의 지역 사회 교류를 위한 봉사 활동 지원, 가족 문제, 생활 문제 등의 상담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골든팰리스 내에서 이뤄지는 레저 활동 외에도 계열사인 크리스탈밸리CC(가평 현리)를 주중 준회원 자격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골프장 내에 있는 골프텔(골든빌리지1)과 골프장 인근의 별장(골든빌리지2), 콘도(골든빌리지3)를 회원가로 이용할 수 있다. 골프장과 세란병원 등 계열사 의료·레절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대개 실버타운만 자체만 운영하는 타 업체와 차별화를 꾀한 부분이다.

이처럼 여가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한국의 실버타운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다. 골든팰리스 서성용 실장은 “활동력이 젊은이들에 비해 떨어지는 노년층은 이렇게 적극적으로 활동을 장려하지 않으면 방 안에서 하루 종일 시간을 보내게 돼 활력을 잃게 마련이다. 여가 활동을 함께하면서 다른 이웃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고 새로운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것도 실버타운의 성패 요인이다. 이 때문에 실버타운이 발달한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도 국내 실버타운의 레저 활동을 배우기 위해 찾아오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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