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요르단에 부임한뒤 마음먹은것중의 하나가 이슬람교의 경전인 코란을 완독하는것이었다.코란을 읽어보지않고는 아랍세계와 이슬람을 이해할수 없을것 같았다.
굳이 `문명의 충돌`( 미하버드대 폴 케네디교수저서)이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요즈음과 같이 서방을 중심으로한 기독교권과 아랍세계의 이슬람권의 대립이 극심한 상황에서는 더욱 무슬림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이슬람의 경전을 직접 읽어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했다.
물론 나는 아랍어원전으로 코란을 읽을수는 없었고 영어로 번역된 책중에는 가장 잘되었다는 N.J.Dawood 교수가 번역한 펭귄클레식본을 읽었는데 거의 4-5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시간날때마다 조금식 읽었는데다 그뜻을 음미하고 성경등과 비교해보느라 더 시간이 걸렸다.
코란은 7세기경 아라비아반도(지금의 사우디 메카와 메디나지역)에서 살았던 선지자 모하메드가 동굴에서 명상중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전달받았다는 유일신 알라 ( God의 의미)의 말이다. 선지자 모하메드가 천사로부터 전해들은 말을 인간들에게 그대로 암송(rescite)했다는것이다.
코란은 내가 직접 읽어보기전 상상하던 것과 경전의 형식이나 내용면에서 많이 달랐다. 일반인들은 도대체 코란에 무었이 쓰여있는지 궁금할것이다. 그래서 나름으로 정리한 핵심적인 내용들을 우선 이곳에 소개해본다.
코란은 114개의 장(소제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장 첫귀절은 `이책(코란)에 대해서는 의심해서는 안된다`는 말로 시작된다.
또 각장마다 거의 공통적으로 반복되어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나 알라(god의 의미) 이외의 신은 없다`
`그동안 수많은 선지자(apostle)들을 보내 유일신으로서의 나의 능력과 권능을 보여주었는데 아직도 나를 못믿겠느냐?`
`나를 믿고 절대적으로 복종하는자는 천국이 기다리고 있으며 믿지않는 자는 무서운 지옥이 기다릴것이다.`는 이야기다.
이이야기는 코란의 거의 모든장마다 반복되어 나온다.믿지않는 자(unbeliever)에 대한 무서운 경고와 협박(?)이다.코란의 전체내용은 기본적으로 이메시지의 반복이라고 할수있다.
코란에는 구약과 신약성경에 나오는 선지자들도 자주 언급된다.아브라함, 노아, 롯, 모세,다윗, 예수등이 그들이다. 유일신인 나의 메시지를 전하고 나의 권능과 능력을 보여주기위해 보낸 사자들이다.
또 노아에게 홍수를 내린 이야기, 모세와 이스라엘백성을 추격하던 파라오의 군대를 홍해에서 빠뜨려죽인 이야기등이 자주 언급된다. 모두 유일신인 나 알라가 인간들에게 나의 권능과 능력을 보여주기위해 행한것임을 이야기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나를 믿지않는 인간들이 있는것에 대해서 한탄도 하고 준엄한 불의 지옥이 기다리고 있음을 경고한다.
예수에 대한 이야기가 여러장에서 언급되는데 `예수`(Jesus)라는 이름뒤에는 꼭 `마리아의 아들`(son of Mary) 이라는 말이 첨부되어있다. 예수를 이야기할때는 꼭 `마리아의 아들, 예수`라고 말한다.
그리고 예수를 `신의 아들`로 알고있거나 `신`과 동일시하는 것은 잘못된것이라고 지적한다. 예수는 나 알라가 보낸 선지자의 하나일뿐이라고 규정한다.( 필자: `삼위일체`에 대한 부인)
천당(heaven)은 늘 흐르는 시냇물이 있는 정원(`garden watered by running stream`)으로 묘사된다.( 필자: 아랍사막에서 나온 종교이기때문에 천국은 물이 흐르는곳으로 묘사되는게 아닌가 생각됨)
지옥(hell)은 역시 불이다.그리고 믿는자는 천당이 예비되어있고 믿지않는자는 지옥이 기다리고 있다고 반복해서 이야기한다.
신을 위해 순교하는자에 대해서는 신이 꼭 챙겨줄것임도 강조되어 이야기된다.천당에는 아무도 건드린적이 없는 수줍은 처녀들이 기다릴것이라고도 말한다.
`심판의 날` `종말의 날` `부활의 날` `트럼펫 소리가 나는날`이 자주 언급된다.
코란에는 상기와 같은 종교적성격의 메시지이외에 생활규범적성격의 메시지도 나온다.물론 모두 유일신인 알라가 하는 이야기다.
라마단 단식에 관한 이야기, 금주, 도박금지, 결혼 이혼에 관한 이야기,남자의 경우 네번까지 결혼할수있게 허용한것,상속, 도둑질 간통자에 대한 형벌같은것이다.
앞의 이야기들이 대체로 내나름으로 정리한 코란속에 나오는 유일신(알라)의 메시지다.
코란을 읽고난후 팔레스타인땅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전세계역사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유태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상호관계와 관련 내나름으로 머리속에 정리한것들은 다음과 같다.
유태교나 기독교, 이슬람교모두 선지자 아브라함의 유일신(이름은 유태와 기독교는 `여호와`, 이슬람은 `알라`로 부름)신앙에서 출발한 것이라는 점이다.
즉 성경에 나오는 선지자 아브라함이 처음으로 이세상에서 하나뿐인 유일신을 섬기기 시작했고 ( 그전까지는 나라마다 수많은 신이 있었으나 아브라함이 처음으로 신은 하나뿐이라고 믿고 그유일신을 섬기기 시작했음) 유태교 기독교 이슬람교모두 그 유일신을 섬기고 있다는점에서 같은 뿌리라고 할수있다.
그런데 유일신을 섬기는 과정에서 유태인들은 신의 계시를 타락시키는 잘못을 범했다고 코란은 말한다.또 기독교는 예수를 신과 동격시하거나 신의 아들로 섬기는 잘못( 유일신인 나이외에 신은 없고 나이외에 누구도 섬겨서는 안된다고 분명히 이야기했는데) 을 범했다고 말한다.
따라서 이들은 모두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 사람들(transgressor)이기 때문에 유일신을 최초로 믿은 원래의 아브라함의 종교 (`신의 뜻에 절대적으로 복종`)로 돌아가야한다고 말한다.
이것이 유일신(알라)의 메시지라는것이다.
그렇게보면 어떤의미에서 유태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핵심적차이는 모두 예수(Jesus)를 둘러싸고 나오는것 같다.지금부터 2천여년전 예루살렘의 골고다라는 언덕에서 십자가에 못박혀 처형된 30대초반의 한인간(또는 신)의 사건을 어떻게 보느냐는 점의 차이다.
알다시피 유태교는 예수를 선지자로도 인정하지 않는다. 메시아는 아직도 나타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유일신으로부터 선택받은 민족인 이스라엘민족을 구원할 메시아가 나타나기를 계속 기다리고 있다.
반면에 이슬람은 예수를 여러 선지자의 한사람으로 인정하나 기독교와 같이 그를 신(god)이나 신의 아들로는 인정하지 않는다.마호메트도 유일신이 선택한 선지자의 한사람이나 신이나 신의 아들은 아니다. 즉 기독교의 3위일체설(성부, 성자, 성령은 동격,즉 유일신인 여호와와 그의 아들인 예수는 근본은 같은것)을 인정하지 않는점이 기독교 교리와의 핵심적인 차이라고 할수있다.
그외에는 코란에도 에덴동산과 아담 이브가 나오고 아브라함 모세등 선지자가 나오고 종말의 날 심판의 날, 천국과 지옥등이 언급되는점에서 기독교의 교리와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
그러고보면 유태교와 기독교 이슬람교는 모두 동일한 신을 믿는 종교라고 할수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누구보다도 더큰 적의와 갈등을 보이고 서로 싸우고 있다. 같은 부모가 낳은 형제들이 남보다 더 격렬하게 싸우는 꼴이다.
요즈음들어 종교간 화해 이야기가 부쩍 많이 나오는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종교가 맹목적인 광신자들로 덮이면 세상은 정말 불행해진다. 신(god)이 있다면 정말 기가 막힐 일이다.
좀더 관용적이고 이성적인 세상이 도래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