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이란 것도 하나의 바이러스가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얼마 전 안재환의 자살에 이어
최진실이 가 버렸다
무엇이 이리도 많은 재인들을
이리도 급작스럽게 죽음으로 몰아 가는가
수많은 사람들을 우울증에 걸리게 만들어 주는가
최진실
그녀는 나와 동갑이다
그녀가 최초 모 전자회사의 광고로
전무후무한 CF스타로 뜨기 시작했을때
나는 참신한 신인이구나 이런 정도로만 생각했었고
그 이후 TV드라마에서 잠깐씩 얼굴을 비추며
일약 비약적인 스타가 되기까지
비교적 순탄한 곡선을 탄 흔치 않은 행운의 여배우였다 그녀는
남자는 여자하기 나름이에요. 이 광고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이제는 장년이라는 타이틀을 달았을 것이다
그녀 역시 초반
다른 경우들처럼 연기력 논란도 있었으며 CF 스타라는 꼬리표도 붙었었다
빠른 시간 스타가 되었던만큼 부작용도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그런 그녀는
부단한 노력으로
서서히 연기력에도 눈을 떠 갔다
전작들도 제법 있을테지만
드라마 폭풍의 계절에서 그녀는 누구보다도 확고부동한 주연으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김희애에 전혀 밀리지 않는 연기를 보여 준 것이다
최진실이 눈믈을 흘리는 장면은 지금까지도 기억에 남아 있을 정도이다
영화에서의 활약도 눈부셨다
내가 보았던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에서 그녀는
누구보다도 이뻤다
수많은 금발머리들 속에서 그녀는 가장 빛이 났으며
바로 그러한 전성기때의 그녀
나도 동시대를 살았으니
참으로 지금은 감개가 무량하면서도
한량없이 쓸쓸해 진다
그녀와 나
서로 한번 스쳐지난 적도 없을테지만
한때 꽃같이 피어나서
우리 시대 평범한 사람들을 울고 웃게 만들어 주었던 그녀가
급작스럽게 한줌의 재로 사라져 버린
이 허탈감은
도무지 무관한 타인인 나로서도
감당하기 수월찮은 그 무엇인 것이다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오래전 딸애 엄마가 임신중이었을 때
영화 편지를 보았다
그 마지막 신에서
눈물을 바다같이 쏟던 집사람과
나도 고개를 돌려 눈물을 잠그지 않은 수도처럼 흘리던 기억이 난다
참 아름답게 슬펐던 영화였다
편지
결혼도 하고 이혼도 하고
그녀 순탄치 못한 인생역경을 지나 왔음에도
꿋꿋히 방송에 복귀하여
잘 이겨 낼 때
난 그냥 마음 속으로만 응원을 보내었다
잘 해 낼테지
강한 여자이니까...
최근까지도 화려하게 성공시킨 드라마들이 있잖은가 말이다
어찌보면 그녀는 쇠퇴기 없는 시절을 보낸
몇 안되는 배우 중 하나다
그래서일까
그녀를 한 그룹에 묶어
이른바 좋지않은..이란 부류로 매도하는 말들도 종종 들려 왔다
대체 최진실이 뭘 어쩌길래?
살면서 사람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들도
공인이란 타이틀 아래
때때로 돌이킬 수 없는 과오가 되어 버리기도 하는 직업이 바로 그들이 가진 직업이다
그러나 난 무엇보다도 그녀의 꿋꿋함을 믿었다
잘 해내려니 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관객과 배우의 수준에서의 응원이었을까
단적비연수
어떻게 생각하면
담배를 끊는 것처럼
급작스럽게 생을 놓아 버린 이 허무함이
더 많은 사람들을 안타깝게 만드는 것이다
그녀, 생을 마감하기엔 아직 너무도 젊지 않은가
그녀가 그토록 사랑했던 아이들도
이름까지 아른거리며 생각이 난다
이제 그 아이들을 어찌한단 말인가
살아야 했을 것을
모질게 살아가야 했을 것을...
그녀의 사망 소식에
가슴이 먹먹했었다
최진실 너 마저도... 이런 기분
그러면 안되는 거잖아..이런 기분
마치 나의 청춘이 영원히 수장되는 것같은
그러한 상실감
그녀는 과연 큰 스타였나보다
20년전에 스타가 된 한 여인의 죽음에
단지 브로마이드나 영화를 보면서 흠모했던
동갑내기 남자가
애도의 한마디를 보낸다
당신의 빈자리는 적지 않으리
"진실씨 잘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