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넘 속상해서 좀 하소연해보고 싶었습니다.. 거슬리신다면 그냥...
막내아들과 결혼해서 11년 차, 전 시부모님이 두 분 다 돌아가셔서 안계십니다.
결혼할때부터 안계셔서 전 좀 솔직히 고아하고 결혼하는 기분이 들 정도로 좋게 얘기하면
속편하게 나쁘게 얘기하면 시댁의(?) 무관심속에 결혼했습니다. 시댁 (더 정확하게 얘기하면
3명의 형님과 형수들)의 무관심속에 전세, 결혼식장, 패물 기타 등등 우리 집뜻대로 다했지요
이런 얘기하면 주변의 모든 며느리들이 너무 부러워하더군요. 전 좀 씁쓸했었죠. 정말 시집과
며느리는 이렇게 힘들기만 해야되나 하는 주제 넘은 생각 땀시..
근데.. 제 인생의 문제는 친정 쪽이었습니다. 좀 창피하지만 아버지가 어머니를 무지 속썩이셨죠.
폭력빼고 모든 부분에서. 그래서 친정 엄마가 홧병이 생기셨습니다. 제가 결혼할 무렵부터
홧병의 조짐이 보이더니 이젠 마음이 유리병같아져서 조금만 화가 차도 감당 못하고 쓰러지십니다.
재작년부터 심한 어지럼증, 경련, 우울증등으로 툭하면 우리 집에 요양오십니다. 하나뿐인 아들
내외 맞벌이하라고 조카 둘 봐주시다 보니 분명 스트레스 받고 그러다보면 그게 쌓여서 감당이 안
되면 우리 집에 오시거나 전화를 하십니다.. 십중 팔구가 아니고 십중 십 화가 차여서 감당이
안되고 그걸 제가 달래줘야 합니다. 며느리가 술먹구 맥주 병도 안치운다, 애도 안 씻긴다,
아침에 10시가 되도 안 일어난다 (참고로 올케는 학원 강사임다) 아빠는 자꾸 비꼬면서 열받게
한다. 기타 등등.. 어쩌다 바빠서 사나흘 전화 안하면 삐져서 전화 안합니다. 그러다 제가
생각나서 전화하면 꼭 한소리 합니다. "웬일이냐 네가 전화도 다하고?" 이건, 완전히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죄송함다) 대화 아닙니까?
가정을 꾸리고 살다보면 주부가 비중을 두는 부분이 있습니다. 청소나 음식이나 재테크나 교육이나
자아실현이나.. 그런거 다 소용없습니다. 엄마 기준에 맞춰서 보면 전 형편없는 주부입니다. 1달에 두번 꼴로 오시는 울 엄마!! 오시면 꼭 한소리합니다. "너, 직장다니냐, 사업하냐? 집안꼴이 이게 뭐냐?" 그래서 전 나름 엄마 오시기전에 대청소하지만 절대 엄마 맘에
차는 일이 없습니다. 저 울 동네에서 소문났습니다. 친정 엄마 오신다면 청소하는 사람으로..ㅜ.ㅜ
다른 엄마들 대부분 이렇게 얘기합니다 " 아니 엄마 오시는데 왜 청소해?? 시어머니도 아니고??"
이렇게 가볍게 얘기하지만 간밤에 울 엄마 또 넘어가셔서 119타고 병원 가셨습니다. 그 동안 쌓인 화 주체 못하고 딸네 집에서 훌떡 넘어가신겁니다..
"사랑과 야망"을 보면 제 가슴에 정말 와 닿는 부분이 태수와 정자의 사연입니다. 젊은 시절, 분명
잘못은 태수가 했지만 드라마를 보고 있노라면 태수의 잘못보다는 정자가 얄미워 보입니다..
걍 좀 너그럽게 보면 되고 걍 좀 용서하지 뭘 저렇게 까칠하게 굴까?
딱 울 아빠 엄마 사이하고 같습니다..
보통사람같으면 이런 사단이 나면 정신도 못차리고 우왕좌왕 정신 놓겠지만, 저 아까 119 응급 대원
에게 또랑또랑하게 멀쩡한 얼굴로 전혀 당황하지 않고 지금까지 병력다 얘기하고 아주 침착하게
잘 보내고 울 신랑까지 딸려 보내고... 남이 보면 전 딸이 아니고 며느리입니다. 신랑은 좀 전에 들어와서 잠들었습니다.. 엄마 주사맞고 잠들었다고 보고하고.
엄마 아빠는 분명 얘기하겠지요. 너희들 키우느라 고생했다.. 하지만 우리도 고생했습니다
서로 안맞는 엄마 아빠 지켜보느라..
아주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불행했습니다. 자식 땜에 참고 사는 부모 지켜보느라...
아직도 선명한 기억 두 편...
가출하겠다는 언니 손 부여잡고 말리며 던 초등학교 3년 때의 기억..
초등학교 4학년 때, 새벽까지 도박하다 들어온 아빠가 배고프다며 퍼 온 밥그릇이 엄마 아빠 쌈 중에 채여서 공중으로 날아가며 흩날리던 밥알들.... 그 옆에서 이불 쓰고 숨죽여 울던 내 모습..
미안하지만 이젠 지칩니다.. 싫습니다..
자식때문이란 이유도 싫고,, 다른 형제들 팔자를 내가 뒤집고 쓰는 것도 싫고,
남편 한테 쪽팔리는 것도 싫고..
누군가 날 배은망덕한, 배 부른 딸이라고, 시댁문제 땜에 속썩는 것보다 훨 속편한 투정이라고
얘기한다면 전 얘기하고 싶습니다
" 그래, 너랑 나랑 함 바꿔 보자. 시댁이니까 그냥 속편하게 욕이나 한번 해보게.. 쪽팔리지 않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