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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어내는 이야기 (8)

정정훈 |2008.10.15 17:01
조회 31 |추천 0

 

'팟' 여자가 담배를 낚아채갔다. 순간적으로 기분이 나빠졌다.

 

"아저씨 몸에 안좋은건 끊으셔야죠"

 

라는 말을 듣고 나니 왠지 여자친구처럼 느껴져 다시 기분이 좋아

 

졌다.

 

"여자친구 생기면 끊으려구요 하하"

 

"그럼 평생 담배 태우시겠네 호호"

 

이 여자는 왠지 유쾌하고 재밌다고 생각했다. 더욱 마음에 들었다.

 

조금씩 더 이뻐보였다. 얼굴에서 광채가 나는 것 같기도 했다.

 

 

 

조그맣고 조용한 술집에 찾아들었다. 테이블마다 세워진 파란색 스

 

탠드가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구석진 자리에 앉아

 

소주 한병과 과일 안주를 시켰다.

 

"더 좋은데로 가도 되는데"

 

"아니에요. 여기가 좋은데요 뭘.근데 술 마셔도 괜찮아요?"

 

"네?"

 

"발 아프시잖아요"

 

"네 의사 선생님이 괜찮다네요"

 

조그만 것도 놓치지 않고 신경써주는 여자가 고마웠다.

 

'진작 이런 여자를 만났어야 되는데'

 

"참 근데 나이가 어떻게 되세요?"

 

"저는 스물넷이에요"

 

"아 그래요? 엄청 동안이신데. 처음 뵈었을때 스물 한두살 쯤인줄

 

알았어요"

 

"호호 빈말이라도 고맙네요"

 

"저는 스물여섯이에요"

 

"그럼 말 편하게 하세요"

 

"에이 그건 아니지. 어떻게 말을 그렇게 쉽게 놓노"

 

"어머 사투리 귀엽다. 호호"

 

점점 분위기가 무르익었다.술이 몇순배 돌자 말도 편히하게 되고

 

오빠동생하는 사이가 되었다.

 

"오빠 사실은 오늘 저 생일이에요"

 

"어? 진짜?"

 

"네"

 

"이야 축하한다!"

 

"고마워요"

 

"참 니는 남자친구 없나?"

 

눈치가 없는 질문이었다. 남자친구가 있었으면 자신과 이러고 있을

 

리가 없다는 생각이 말을 뱉어내고 나서야 났다.

 

"얼마전에 헤어졌어요"

 

웃으면서 얘기했지만 애써 웃음짓는 모습이 역력했다. 눈가에 은근

 

히 내비치는 촉촉함이 안쓰러웠다. 기대고 싶으면서도 보듬어주고

 

싶은 묘한 매력이 있는 여자였다.

 

"우리 그런 얘기하지말고 술 마셔요"

 

밝게 술잔을 들어올리는 여자의 모습은 귀엽고 깜찍하면서 사랑스

 

럽고 안아주고 싶으면서도 안으면 사라질 것 같이 안타까운 그런

 

느낌이었다. '짠' 건배를 했다. 

 

"축하해!"

 

 

"저 잠시 화장실 좀 다녀 올게요"

 

여자가 일어나자 부리나케 술집을 빠져 나왔다. 건너편에 있는 빵

 

집으로 가서 케이크을 샀다. 육교 옆 꽃집에 들러 장미꽃을 달라고

 

했다. 뒷 주머니에 넣었던 꼬깃꼬깃한 돈을 꺼냈다.

 

'헉헉'

 

육교위를 건너면서 이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우스워졌다.

 

'내가 뭐하는 짓이지'

 

'지잉 지잉' 전화가 왔다. -서글픈-

 

"오빠 저.."

 

"아 전화 좀 받느라고 밖에 나왔다. 금방 갈게. 잠시만"

 

"아뇨 그게 아니라 저 먼저 갈게요. 미안해요"

 

'뚜우 뚜우'그말을 남긴채 끊어버린다. 울먹이는 목소리였다. 손에

 

들고있는 케이크와 꽃다발이 초라해진다. 고개가 스르륵 떨구어 지

 

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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