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타운에 한방 먹인 국민임대아파트"
- 다큐멘터리 3일 : 즐거운 나의 집 - 국민임대아파트입주 72시간
하루 하루가 멀다하고 쏟아지고 또 매번 바뀌는 부동산 관련 정책들이 있고, 국민 주택 보급율은 100%가 넘어섰다고 정부는 뿌듯해한다. 그것도 모자라, 전 국토를 끊임없이 뒤집어 갖가지 새로운 주택들. 그 뻔뻔한 이름아래- 이를테면 '뉴타운' 같은 것들이 끊임없이 꿈틀댄다. 이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래왔지만, 집을 보금자리의 대상이 아닌 부를 축적하는 하나의 도구로써- 있는 집, 아니 있어도 좀 많이 있는 집의 '분'들을 위해 받쳐질 것이다.
전부가 다 그럴 수 없을 테고- 그 중 아주 미미한 부분에 지나지 않으나, 그래도 진짜 서민들을 위한 국민임대아파트가 있다. 오늘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남양주에 새로 입주를 시작한 국민임대아파트의 72시간을 보여주었다.
입주가 시작되자 아파트 단지로 이삿짐을 실은 트럭들이 끊임없이 몰려든다. 그 이사 트럭만 보아도, 여기가 임대아파트임을 알 수 있을 것 같다. 저마다 1톤 트럭에, 집에 있는 보자기며, 여기저기서 구한 박스에 바리바리 쌓아 아무렇게나 쌓아올려진, 왠만해서는 버리고 오지 않은 사소한 하나 하나까지 검은 고무줄에 꽁꽁 쌓여 있다. 편집이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유수의 이사 전문 업체를 통해 완벽한 포장과 이동의 서비스를 받는 가구는 없었다. 혹여나 열릴까 장롱이며, 냉장고, 심지어 위로 열리는 세탁기까지 테이프로 꽁꽁 봉인하는 그들의 이사모습. 훤칠한 체격에 양쪽으로 문이 열리는 냉장고와 광활한 평면을 자랑하는 텔레비젼역시 절반 가격도 안되는 중고를 구입하여 그래도 새 집의 기분을 살리는 이들.
임대아파트는 월 220여만원 이하의 소득을 지닌 가구만 신청가능하며, 보증금 1000만원에서 2000만원 대에, 평수에 따라 월 임대료가 10만원과 20만원대 후반이다. 경제의 심상치 않음으로 인해 언제 집 주인이 월세를 올려버릴지 모르는 불안감 속에서 살던 이들이 대부분인듯 했다. 비록 완연한 내 집은 아니지만, 앞으로 30년간은 정해진 임대료를 내며, 그래도 내 집처럼 지낼 수 있는 보금자리를 얻은 이들의 모습은 그저 행복할 따름이었다. 물론 그들은 한없이 추상적이나마 더 넓고 좋은 집으로 가고자 함을 희망하지만, 지금 그 곳에 만족해 한다. 그리고는 뜬구름같은 희망의 실현을 위해 또 악착같이 살아갈 것이다.
50이 넘은 중년의 개인택시 기사의 사연이 기억에 남는다. 나름 공장을 지닌 사장님이었으나 4년 전 실패하여 가족과 헤어진 채, 거리로 내몰린 그는, 이후 4년간 고시원 생활을 하며 악착같이 택시회사에서 기사로 일했다. 그리고 3년만에 개인 택시는 물론이거니와 드디어 큰 소리 내어 이야기 할 수 있는 자신만의 공간이 생긴 것이다. 비록 다른 가구들처럼 함께 하는 이 없이 홀로 지내는 황량한 집이지만, 다른 이 눈치보지 않을 수 있는 고시원으로부터 4년만의 탈출을 진심으로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들은 만족할 줄 안다. 비록 누구나 그렇듯 더 넓은 집으로의 또 다른 이사를<EMBED id=bootstrapperrealsztistorycom551424 src=http://realsz.tistory.com/plugin/CallBack_bootstrapperSrc width=1 height=1 type=application/x-shockwave-flash allowscriptaccess="always" wmode="transparent" EnableContextMenu="false" FlashVars="&callbackId=realsztistorycom551424&host=http://realsz.tistory.com&embedCodeSrc=http%3A%2F%2Frealsz.tistory.com%2Fplugin%2FCallBack_bootstrapper%3F%26src%3Dhttp%3A%2F%2Fcfs.tistory.com%2Fblog%2Fplugins%2FCallBack%2Fcallback%26id%3D55%26callbackId%3Drealsztistorycom551424%26destDocId%3Dcallbacknestrealsztistorycom551424%26host%3Dhttp%3A%2F%2Frealsz.tistory.com%26float%3Dleft" swLiveConnect="true"> 꿈꾸지만, 그게 언제 가능할지 미쳐 가늠하지도 못한다. 소형 1톤 트럭에 아무렇게나 쌓아올린 이삿짐을, 어떤 이들은 엘르베이터를 이용해 하나 하나 직접 옮기는 수고를 하지만, 남의 집에서의 탈출, 턱 없이 부족한 원룸에서의 탈출 그 자체에 행복할 따름이다. 할일도, 옮길 짐도 태산같이 쌓인 공간에서 짜장면을 불러먹는 이들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세금폭탄이라는 과격하고 자극적인 언사를 구사하며 오로지 1%를 위한 종합부동산세를 내리겠다고 하며, 지금도 끊임없이 투기를 조장하고 건설경기를 통한 수치적 경제활성화라는 몹시 가시적 성과를 위한 억지를 부리고 있는 가운데- 주택 보급율 100%시대에, 전국민의 절반이 남의 집에 눈치보며 살고 있는 우스운 형국이다. 오늘도 삐까뻔쩍한 아파트들은 끊임없이 올라가며, 뉴타운이라며 '환경개선'의 이미지를 갖는 명칭의 작업은 본래 겨우 겨우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가던 이들을 모두 내쫓고 마는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에서 보여진 6-70년대 강남지역 개발을 재현해나가고 있다.
만족할 줄 모르는 욕심에 가득찬 이들이 추종 마지않는 미국이 친히 부동산으로 전 세계 경제를 황폐화시키고 있음을 눈앞에 보면서도, 그것을 따라가는 무척이나 어리석은 현 시점에- 비록 경제가 망하더라도 자신들은 이득을 볼 것이라는 괘씸하기 짝이 없는 개념속에서, 그러지 못한 자들은 하루 하루를 불편함과 눈치속에 지내가고 또 작은 것에 만족해 한다.
어느 입주자가 그랬다. 수억원이 넘는 재산을 갖고 있는 정치인들이 대체 어떻게 서민을 대표해서 서민을 위한 정책을 내 세울수 있겠는가. 그들은 결코 모르니까. 전 국토가 새 아파트로 바뀌는 이 시국에 국민임대아파트가 전국적으로 이제 겨우 17만가구가 입주했다고 하니, 답답할 노릇 금할 수 없다.
나 역시, 벗어나기엔 너무나 큰 부모님 손안에서 아무런 불편함 없이 번듯한 자취방 얻어 살고 있기에 미처 몰랐던 냉혹한 현실과, 상대적으로 상층에 비하면야 형편없지만 그래도 불편함없이 등 따숩고 배 부르게 지내고 있음을 깨닫는다. 물론 내 앞길은 어떤 길일지 모르겠지만.
부쩍이나 최근 부동산, 주택과 같은 경제흐름이- 지난번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에 대한 강의를 듣고 난 뒤부터 하나 하나씩 보이는 가운데- 채 20평이 되지 않는 임대 아파트의 입주하는 희망에 찬 이들의 모습을 보니 비록 그 시간에 당연히 해야할 시험공부를 못했음에도 충분히 위안을 받는다.
100%가 넘는다는 주택보급율의 통계속에서 왜 국민의 절반은 남의 집에서 살아가는지. 과연 내 집은 어딘가에 있기는 있는가. 시베리아벌판 즈음에 가면 있을까. 행복한 얼굴로 하루 4만원 가스비를 계산하고 있는 흔한 가재도구 하나 없어 너무도 휑한 택시기사 너머로 라디오는 이야기 한다.
"분당 정자동 파크뷰 아파트가 8억 5천만원에 거래되었습니다"
** 다큐멘터리 3일은 즐겨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한번씩 보고 있노라면- PD를 꿈꾸는 철없이 늙은 나로 하여금- 꼭 함께 하고 싶은 프로그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