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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오다기리 죠

고영지 |2008.10.21 18:26
조회 826 |추천 0


이제는 조금 다른 길을 가련다

 

오다기리 죠는 올해 32살이다. 미친 듯이 원하는 작품을 섭렵했던 20대를 통과하고, 이제는 숨을 고르며 인간 오다기리 죠가 나가야 할 좌표를 설정하고 있다. 존경해 마지않는다는 의 김기덕 감독을 시작으로 유릭와이, 티엔 주앙주앙 등 연이어 해외 감독들과 작업하는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FILM2.0 도 촬영했고, 이제 몇 번째 방한이란 숫자는 의미가 없겠다.
오다기리 죠 맞다. 10번은 넘지 않는데, 정확히 몇 번째 방문인지는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FILM2.0 평소 한국에 대한 생각은 어땠나.
오다기리 죠 외국 중 한국을 가장 좋아할 만큼 거리감을 느끼지 못한다. 역시나 사람이 좋아서가 아닐까? 김기덕 감독도 그렇고 좋은 사람들이 참 많다. 또 일본보다 유교적인 성향이 강해서 좋다. 존칭어나 높임말은 다른 나라에는 전혀 없지 않나. 그런 한국의 분위기가 정말 좋다.

FILM2.0 영화 속 이미지는 청춘, 반항의 아이콘이었는데 실제와는 많이 다르다.
오다기리 죠 하하. 말하고 보니 그렇다. 영화 속에서 좀 더 자유로워 보였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실제의 나는 좀 더 무뚝뚝하고 올드한 타입이다.

FILM2.0 은 어떻게 출연하게 됐나.
오다기리 죠 작년 10월 프로모션차 한국에 왔을 때, 김기덕 감독님 측에서 식사를 하자는 제안이 왔었는데 내가 거절했다. 그땐 ‘감히 어떻게 김기덕 감독님과…’라는 생각이 컸다. 그 후 일본으로 돌아갔는데 감독님이 손수 이메일을 보내왔다. 영화와 내 연기에 대한 감상과 에 대한 간략한 시놉시스를 보내면서 괜찮다면 같이 작품을 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주셨다. 너무 놀라서 바로 출연하겠다고 한 거다.

FILM2.0 김기덕 감독을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또 김기덕 감독과 비슷한 성향의 일본 감독을 꼽는다면.
오다기리 죠 김기덕 감독은 인간의 추한 면을 정면으로 다룬다. 그런 부분을 우리가 더 잘 느낄 수 있게 묘사할 줄 알기 때문에 좋아한다. 일본에는 그런 감독들이 거의 없는 것 같다. (한참 고민한 후) 처음 김기덕 감독을 알 게 된 건 그가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라고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죽음으로 향하는 작품 성향은 비슷할지 모르지만 실제로는 전혀 다른 감독이라 생각한다. 일본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런 작품을 만드는 감독은 유일무이할 것이다. 굉장히 중요한 감독이라 생각한다.

FILM2.0 영화 선택의 기준이 좋은 각본이라 들었다. 그래도 각본을 보고 선뜻 출연을 수락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오다기리 죠 맞다. 어려울 거라 예상은 했다. 그동안 보아왔던 김기덕 감독의 영화들을 보면서 은 더 힘들 것 같아서 각오도 새롭게 다졌다.

FILM2.0 그래서 각오한 대로 잘 되던가?
오다기리 죠 각오한 것 이상으로 잘 됐다. 감독님과 작품을 할 수 있어 너무너무 즐거웠고 이렇게 좋은 분인지 미처 몰랐다. 심지어 각오와는 반대로 감독님을 위해서 모든 걸 다 해주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FILM2.0 김기덕 감독의 촬영 진행은 빠르기로 유명하다. 현장에서 적응은 잘했나?
오다기리 죠 물론 일본에서는 전혀 경험해본 적이 없다. 이렇게 빠른 속도는.(웃음)

FILM2.0 2005년에 7편을 비롯해 계속해서 다작이다. 물리적으로 힘들지는 않았나?
오다기리 죠 그 시절에는 내가 그렇게 하고 싶어서 그러지 않았을까? 그때는 내가 재미있다 생각한 작품은 아무한테도 넘겨주기 싫었다.(웃음) 무조건 내가 하고 싶었던 거지.

FILM2.0 같은 작품은 출연 분량이 짧은 단역이다.
오다기리 죠 영화가 좋고 정말 재미있다고 느끼면 분량은 아무래도 상관없다. 근데 너무 다작이라 이제는 조금 줄여야겠다는 생각도 든다.(웃음)

FILM2.0 코미디와 진지한 작품을 번갈아 출연했다.
오다기리 죠 젊었을 때는 와 같은 진지한 드라마만 좋아했다. 심지어 코미디는 연기가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그런데 이제 그런 진지한 연기를 하면 정신적으로 피곤하고 정말 힘들다. 이제는 코미디의 장점도 알고 또 코미디 연기도 쉽지 않다는 걸 알게 됐다.

FILM2.0 30대로 접어들었다. 20대는 일본 청춘을 대표하는 아이콘이었는데, 을 선택한 걸 보니 이제 어떤 심리적인 변화가 온 건가?
오다기리 죠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20대 때는 내 일만으로도 매우 벅찼다. 내가 바로, 여기 있다는 존재감을 표출하고 싶었고 그래서 더 열심히 했다. 그래서 하고 싶은 것에 대한 호불호가 굉장히 강해 매 작품마다 트러블이 있을 정도였다. 그렇게 강했던 자의식이나 ‘이건 절대 안 돼’라고 했던 고집들이 이제는 약해지는 것 같다. 절대 용서할 수 없던 일들도 이제는 상관없어지기도 하고.(웃음) 왜 이 일을 계속 해야 하나, 단순히 일뿐만 아니라 인간 오다기리 죠가 살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

FILM2.0 요즘 유난히 해외 감독들과 작업하는 것도 그런 생각의 변화와 맞물려 있는 건가?
오다기리 죠 (잠시 고민하다) 해외에서의 작업은 예상이 불가능하다. 때도 한국의 시스템을 모르고, 감독님과 말도 통하지 않았지 않나. 그런 부분에 흥미를 갖고 빠져들고 있다. 그리고 창작에 있어 에너지를 주고 재미를 느낄 때는 어떤 곤란한 상황에 맞부딪쳤을 때다. 모든 작품이 예상대로 흘러가면 재미없지 않나.

FILM2.0 각본을 중시한다고 했는데 김기덕 감독처럼 함께 작업해보고 싶은 감독은 없나?
오다기리 죠 글쎄. 각본만 재미있으면 어떤 감독이든 상관없다. 내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면 하는 거고, 계속 재미없는 시나리오만 들어온다면 몇 년 동안 연기를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분명 감독이 어떤 숨겨진 재능을 보여줘야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자신의 뒤에서 어깨를 주무르는 김기덕 감독을 약간 의식하며) 김기덕 감독님처럼 확실한 재능이 없으면 같이 작업을 할 수 없다.(웃음)

FILM2.0 예전 인터뷰를 찾아 보니 패션을 자기를 표현하는 또 다른 수단이라고 했는데.
오다기리 죠 그렇다. 패션이라는 것은 일종의 ‘발신’ 아닌가. 잡지나, 영화, TV는 많은 사람들에게 내 생각을 발신해야 하는 매체이기 때문에 더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스타일을 통해 내 생각을 보여줄 수 있지 않나. 하지만 평소에는 그 정도로 신경 쓰지 않는다.

FILM2.0 그럼 오늘은?
오다기리 죠 역시 표현?(웃음) 하지만 보통 때는 누가 알아보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진짜 평범하게 입고 다닌다.

FILM2.0 마지막 질문. 인간 오다기리 죠의 꿈은 뭔가.
오다기리 죠 글쎄. 로바(당나귀)라고 아나? 소보다 작고 못생긴 말의 종류다. 말이랑 닮기는 했는데 더 귀엽다고 할까. 로바를 사서 직접 타고 다니고 싶다. 마트 갈 때는 물론이고 이곳저곳.

FILM2.0 서울에도 꼭 타고 와달라. 참, 일본 관객들도 을 재미있게 볼까?
오다기리 죠 김기덕 감독은 일본에서 어느 쪽으로든 갈린다. 좋아하는 사람은 정말 좋아하고, 나머지는 다 김기덕 감독을 모르는 사람이다.(웃음) 그래서 어떻게든 김기덕 감독을 일본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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