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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 몽상류 이야기 "지문 사냥꾼"

남기현 |2008.10.28 13:11
조회 118 |추천 0

 

 

 

 고등학교 시절. 10년지기 친구녀석과 함께 책방에 들르게 되었다. 녀석은 분주하게 어떤 책을 찾고 있었고 나는 마땅한 목표 없이 이 책 저 책 뒤적이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과학 도서 위주로.

 그러던 친구가 책 하나를 집어들었다.

 뭔가 싶어서 봤더니 제목이 '지문 사냥꾼'이었다. 소설같은데... 정말 뭐가뭔지 모를만큼 이상한 표지 하며, 지은이가 이적이라는 사실까지. 조금은 황당했다. 그리고 책방을 나와 녀석과 헤어졌다.

 하지만 내 머리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결코. 지문 사냥꾼... 지문 사냥꾸운...... 지문사냥꾼!

 

 읽고싶다!!!


 하루였던가 이틀이었던가 일주일이었던가... 녀석의 집에 찾아간 난 곧바로 책장을 쥐잡듯 뒤질 필요 없이 손쉽게 지문사냥꾼을 얻을 수 있었다. 그리고 집으로 들고갔다(훔친게 아니라 빌렸다). 그리고 읽었다.

 

 

 재밌다. 확실히 말해 내 조그만 회색 세포 하나하나가 일체가 되어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재밌었달까 충격적이었달까 의심스러웠달까 기묘했달까... 그런 느낌이 강렬한 장이 있었다.

 진짜 오랜만에 영화보러 갔는데, 앞 자리 새끼 대갈통이 완전 애드벌룬이야.

 

 머리 스타일도 빠마 졸라 해서 가뜩이나 대두를 제곱을 해버리네.

 

 첨엔 나긋나긋 얘기를 했지. 이봐 당신 머리가 커서 잘 안보이니까

 

 허리 좀 숙여라. 그랬더니 이 새끼가 슬쩍 야리면서

 

 지는 덩치가 커서 더 이상 못 굽힌다는 거야.

 

 이런 니주가리 씨방새 그걸 말이라고 하냐?

 

 남들 불편 안주려면 지가 좀 불편해도 참아야지,

 

 씹새끼가 졸라 뻔뻔하게 배째라고 개기더라고.

 

 그 새끼 땜에 나도 허리 세워 앉아 내내 까딱거려야지,

 

 나 땜에 내 뒤 그 뒤 사람들 똑같이 뺑이 치느라 영화 제대로 못 보지,

 

 아니 지가 공룡이면 아예 극장에 오질 말든지. 별 수 없어. 약이 따로 없다고.

 

 바로 배낭에서 전기톱 꺼냈지...

 

 여튼 전기톱 꺼내 들고 옆, 뒷사람들한테 눈짓으로 오케이? 했더니

 

 다 끄덕끄덕 오케이 하는 거라. 다들 얼마나 날리고 싶었겠어...

 

 딱 앉았을 때 내 시선에 화면 가리는 부분만 눈대중으로 재고 휙 갈아줬지.

 

 1초도 안 걸려요 그런 건.

 

- 지문 사냥꾼 '자백' 중에서

 

전문을 다 읽으면 인간 내면의 심리를 아주 적나라하게 묘사해놓은게 참 재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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