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여성들의 패션에 대한 열정은 뜨겁다. 할리우드 스타들의 패션을 교과서삼아 따라하고 응용하는 여성들로 넘쳐났다. 저가 글로벌 페스트 브랜드가 속속 론칭하자 트렌드를 흡수하는 속도도 빨라졌다.
무조건 유행만 쫓을 것 같은 서울의 패션도 강 하나를 사이에 두고 추구하는 스타일은 각각 다르다. 강북은 트렌드에 민감한 편이다. 강북의 중심 명동 거리에는 이번 시즌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체크와 컬러풀한 의상을 이용해 멋을 낸 이들로 북적인다.
강남 패션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강남역과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 주변에는 뉴욕 맨해튼 못지않은 세련된 차림의 여성들로 넘쳐난다. 이들은 유행보다는 본래 자신들이 추구했던 스타일에 명품브랜드의 잇(It)백이나 구두 같은 액세서리로 스타일에 포인트를 주고 있다. 2008년 가을 강북과 강남 멋쟁이들은 어떤 패션스타일로 자신을 빛내는지 살펴봤다.

◆ 강북 - "최신 트렌드를 한눈에!"
강북의 중심지 명동의 스트리트 패션은 언제나 생기발랄하다. 스타일 코드가 한가지에만 머물러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다양한 스타일이 공존하는 명동의 패션을 흥미 있게 바라보며 시장조사를 하는 일본과 중국의 패션관계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일본에서 옷가게를 운영한다는 미즈키 치노(29)씨는 "한국 드라마 영향 때문인지 최근에 많은 일본 여성들이 한국 패션스타일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적으로 어두운 컬러의 옷을 찾게 되는 가을임에도 불구하고 거리에는 알록달록한 의상으로 뒤덮여져 있다. 대학생 이정란(22)씨는 "가을이라고해서 무조건 블랙이나 브라운 같은 칙칙한 의상을 선택하지 않는다. 밝은 니트나 요즘 유행하는 체크셔츠로 스타일에 포인트를 준다"며 자신의 스타일 노하우를 공개했다.
대체적으로 일반 여성들은 패션관련 기사나 런웨이에 소개되는 트렌드는 실생활에서 적용하기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강북의 패션피플들은 자신의 개성에 맞춰 과감하게 수용한다. 회사원 이지수(33)씨는 "어차피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다. 내가 입은 체크 의상도 10년 전 대학생이였을때 입었던 것이다. 올해 체크가 유행이라는 말에 옷장 깊숙이 넣어뒀던 것을 꺼내 입었다"고 말했다.

◆ 강남 - "파리지엔, 뉴요커의 감각이 부럽지 않다!"
강남 로데오거리의 분위기는 명동과는 180도 다르다. 이곳의 스트리트 룩은 화려함 보다는 시크하거나 무난한 스타일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몇 시즌 전부터 패셔니스타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레이어드 룩이나 믹스&매치 룩은 점점 심화된 스타일로 발전돼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강남 스트리트 룩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두 명품으로 도배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르다. 회사원 김민정(26)씨는 "옷은 그 시즌 분위기에 맞춰 쇼핑몰이나 보세샵등에서 저렴하게 구입한다. 대신에 가방이나 구두는 되도록 디자이너 브랜드의 것을 선택해 스타일에 힘을 준다"고 말했다.
최근 두꺼운 코트를 꺼내 입어야 할 정도로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지만 로데오 거리에는 이에 아랑곳 하지 않는 '얼어 죽는 멋쟁이'들이 많다. 이들은 자신이 생각한 스타일을 돋보기에 하기 위해서 외투를 가감하게 벗어던진다. 회사원 이선정(29)씨는 "두꺼운 코트 하나 입는 것보다 여러 겹 겹쳐 입는 것이 훨씬 따뜻하다. 외투로 옷을 가리는 것보다 조금 참는 게 훨씬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