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바마 정부, 2년 후에나 논의시작할 듯, 지금은 꼼꼼히 조항 연구해야
- 사실 미국쪽에서는 한미FTA는 주요 관심사항도 아니야
- 미국, 한미FTA와 관계없이 자동차 협상은 요구할 게 분명
- 한미FTA 폐기까지 포함해 전면 재검토 해야
- 미국, 한국자동차시장에서의 미국차 점유율의 실질적인 보장 요구할 듯
- 고속도로 순찰차와 군대 트럭 모두 미국차로 바꿀 가능성 커
- 한미FTA 조속비준하더라도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 늘어날 가능성 거의 없어
- 한미FTA에 독소조항 굉장히 많아 ▶ 진행 : 고성국박사(CBS 라디오 '시사자키 고성국입니다')
▶ 출연 : 정태인 성공회대 겸임교수(전 청와대 국민경제 비서관)
한미FTA 비준 문제로 정치권에서 논란이 뜨겁습니다. 미국보다 먼저 비준해야 한다는 게 청와대와 여당의 주장이지만 내부에서도 입장 정리가 아직 안 됐다고 느껴지고요. 그런가 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은 조기비준이 아니라 재협상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쪽이나 저쪽이나 한미FTA를 추진해야 한다는 기본입장은 같은 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그동안 한미FTA의 문제점을 계속 지적해오신 성공회대학교 정태인 교수로부터 말씀 듣겠습니다.
(이하 인터뷰 내용)
- 한나라당 안에서도 입장이 우왕좌왕하는 것 같던데요? 미국이 틀림없이 재협상을 요구할 텐데 사실 미국 쪽에선 한미FTA는 관심사항이 아닙니다. 오바마 정책을 분석해보면 FTA에 관해서는 카프타는 절대 반대한다, 중미FTA는 아마 폐기하지 않을까 싶고요. 그리고 가장 우선순위는 나프타의 수정입니다. 94년에 멕시코, 캐나다와 맺은 나프타를 수정하겠다는 얘깁니다. 나프타는 미국 FTA의 표본모델이거든요. 이 모델을 가지고 다른 나라와의 FTA도 하게 되는데요. 모델을 바꾼다고 하면 그것에 따라서 한미FTA도 다시 검토되거든요. 나프타 수정이라는 게 그렇게 짧은 기간이 될 게 아니죠. 상대국가가 캐나다, 멕시코, 두 나라가 있고 멕시코 내부에선 이에 대해 불만이 많기 때문에 이걸 수정하는 게 쉽지 않을 겁니다.
- 오바마 측에선 뭘 고치고 싶어하는 건가요? 여태까지 말한 건 환경기준과 노동기준을 강화해서 상대국가가 미국의 환경기준과 노동기준을 받아들이도록 하겠다. 이건 진보적인 성격을 띄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우리나라는 크게 걸릴 게 없어요. 우리나라 환경기준, 노동기준이 미국과 그렇게 다르지 않습니다. 수준이 비슷하고 오히려 우리가 강한 면이 있어서 이 얘기 자체는 중남미나 동남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한 건데 지금 미국 경제가 나쁘잖아요. 특히 자동차산업이 위험하니까 한미FTA와 관계없이 자동차 협상은 요구할 겁니다. 한미FTA라는 말은 꺼내지도 않고 그냥 자동차 협상을 요구할 게 분명해 보입니다.
- 자동차 협상을 요구한다면 사실상 한미FTA의 재협상이라고 봐야 하는 건가요? 미국도 FTA 자체가 전체 기조가 안 잡혀있기 때문에 FTA 전체를 검토한 다음에 자동차 협상을 하기엔 너무 급해요. 그러니까 자동차 협상은 한미FTA와 관련없다면서 나올 거예요.
- 실제로는 이게 완전히 별개의 사안입니까? 우리나라에선 또 그렇겠죠, 비준의 선결조건이라고. 그런데 사실 바꿀 건 많습니다. 왜냐면 오바마가 의약품지적재산권을 약화시키겠다고 선언했거든요. 미국의 약품값이 굉장히 비싼데 그건 지적재산권이 강해서 그렇죠. 화이저 같은 미국회사들의 이익을 반영해서 그런 건데요. 한미FTA는 미국 지적재산권이 그대로 들어가 있거든요. 그런데 미국 국민을 위해선 미국 국내의 지적재산권을 약화시키지만 한국 국민들을 위해서 낮추진 않을 거란 말이죠. 이런 것들이 많습니다. 오바마가 되면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것도 있어요. 자동차 배기가스 규제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이 전부 사실 한미FTA에 반영돼야 하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해야 할 일이 굉장히 많아요. 선비준할 때가 아니라 조항 하나하나마다 미국의 법과 제도가 바뀐 걸 반영시켜야 할 부분이 많습니다.
- 오히려 우리가 여러 가지 조항에서 불리할 수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해서 재협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건가요? 그렇죠. 폐기까지 포함해서 완전히 다시 검토해야 합니다. 오바마의 정책을 보면 미국 경제학계의 스펙트럼에서 가장 왼쪽 정책들이 나와 있어요. 상당히 진보적인 정책들이기 때문에. 과거 부시 정부 때 미국 대기업의 이익에 따라 로비를 통해 전부 법과 제도를 바꿨잖아요. 그걸 다시 되돌리는 과정인데요. 현재 한미FTA는 미국의 법과 제도를 한국이 이식하는 거라는 말이죠. 그럼 우리 입장에선 미국에서 바뀌는 건 반영할 것을 요구해야 하는 거죠.
- 그렇다면 정 교수님의 주장을 선제적 재협상론이라고 불러도 됩니까? 재협상이라기보다는 폐기를 포함해서 전면적인 재검토를 해야 합니다. 우리가 한미FTA에 대해 검토한 건 사실 하나밖에 없어요. 쇠고기. 이건 열심히 검토해서 별의별 문제점이 튀어나왔잖아요. 그런데 다른 분야에 대해선 검토한 게 없잖아요. 꼼꼼히 들여봐야 합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재협상론을 주장하고 나오셨는데요? 사실 참여정부 때 이미 선비준을 얘기했었거든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항상 하는 얘기가 우리가 먼저 비준해서 문을 닫아 걸어야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지금 노무현 전 대통령은 금융위기가 왔으니까 상황이 변했다는 건데요. 그런데 그 이전에도 선비준은 주장했던 거고요. 어떤 맥락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오바마가 정책을 바꾸고 그에 따라 한미FTA 내용도 바꿔야 한다면 저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말씀에도 동감하죠. 물론 저는 폐기까지 포함한 전면적 재검토라고 생각합니다만.
- 노무현 전 대통령도 상황이 변했으므로 전면적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주장을 하고 계시다는 거죠? 그런데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글을 보면 금융분야를 보자고 되어 있는데요. 그런데 금융이 아니라 미국의 법과 제도가 대부분 다 바뀔 거예요. 그렇다면 한미FTA 내용도 다 바뀌어야 하는 거거든요. 그런데 그렇게 보려면 1년은 걸릴 거예요. 그리고 미국에서 나프타를 개정하는 데도 1~2년 걸릴 겁니다. 그 모델을 가지고 한미FTA를 재검토하는 데도 1~2년은 걸릴 거고요. 그러니까 앞으로 많은 시간을 들여서 국회가 그런 걸 꼼꼼이 살펴봐야겠죠.
- 정 교수님은 참여정부 때 노무현 전 대통령 비서관을 지내셨죠? 제가 FTA 추진을 안 건 청와대 일을 그만두고 나서 6개월 지나서였어요.
- 그때부터 내내 한미FTA 반대를 주장해오셨는데요. 그럼 지금은 다시 입장이 같아지고 있는 건가요? 글쎄요. 속내가 어떤 건지 잘 모르겠고요.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글을 보면 그러나 '토론은 하지 않겠다'고 되어 있거든요. 4월 2일에 사인을 했을 때 노무현 대통령께서 그러셨어요. 지금까진 협상 때문에 못했지만 체결만 하고 나면 반대파와도 무릎을 맞대고 밤새도록 토론하겠다. 그런데 약속은 지키지 않았죠. 그런데 이젠 대통령으로서의 부담이 없으니까 지금이라도 내용을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토론하는 게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토론을 제안하시는 겁니까? 하신다면야 저는 언제든지 기꺼이 하겠습니다.
- 우리 정부는 한미FTA로 인해 우리나라 경제에 어떤 효과가 올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나요? 7% 성장률이 올라간다는 거죠. 그런데 그건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서 뻥튀기를 한 겁니다. 실제 원래 모델대로 돌리면 10년에 걸쳐서 0.2% 정도 증가하는 걸로 나옵니다.
- 일자리는 어떻게 될까요? 34만개가 늘어난다는 얘기도 하는데요? 수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그렇다, 가장 이익을 보는 게 자동차다라고 우리나라에서 하도 선전을 많이 했기 때문에 오히려 오바마가 역으로 공격하고 있는데요. 사실 2.5%를 내리면 가격인하를 할 수 있는 여지가 50만원 정도 생기는데요. 과연 소나타 50만원 깎아서 얼마나 더 팔릴까를 생각해보면 그 효과가 그렇게 클까 싶습니다. 반면에 일본의 혼다 아코드라든가 도요타 캠리 같은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도 한미FTA 상에는 미국차거든요. 그럼 7.5%의 관세가 떨어지게 됩니다. 거기다 특소세 인하도 해줬기 때문에 10% 정도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과연 한국시장은 안전한가 라는 측면도 봐야 합니다. 물론 오바마는 일리노이 출신이고 거기 자동차산업이 많으니까 자동차 부문이 잘못된 협상인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실제로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 차까지도 미국 차로 해석된다면 한국에서의 미국 차 시장점유율은 금방 올라가겠죠. 지금 미국이 요구하는 건 한국 자동차 시장의 점유율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라는 거거든요.
- 총량적으로 보장하라는 얘기인가요? 예. 그게 말도 안 되는 얘기인 것 같지만 86년에 미일 반도체협정이라는 걸 맺었는데 문안에는 없지만 사실은 미국이 일본 반도체 시장의 20%를 요구했었거든요. 그리고 수출은 자율규제를 하라. 그런데 지금 상황을 보면 오바마가 그런 식의 협상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미국이 위기일 때 그런 공격적인 정책을 쓰는데 일단 대상은 중국일 거예요. 미국에 무역흑자를 가장 많이 내는 나라가 중국이고, 오바마는 이걸 안보문제로 봅니다. 미국의 재정을 중국이란 나라에 의존한다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다. 그래서 아마 중국과의 통상마찰이 심해질 텐데, 그 와중에 한국과도 마찰이 일어날 가능성도 높죠. 또한 물렁물렁한 나라로 보이니까 먼저 한국에 대해 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 소비자들이 미국 차가 도저히 취향이 안 맞아서 안 산다는데도 그걸 어떻게 높일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나라 정부가 약속한 게 고속도로 순찰차를 미국차로 바꾼다는 게 있고요. 뿐만 아니라 미국이 생산하는 게 큰 차들이잖아요. 그래서 군대트럭을 다 미국차로 바꾼다고 할 수도 있죠.
- 그럼 문제가 복잡하게 확산될 수 있겠네요? 지금 이명박 정부나 통상관료들의 대미 의존도로 봐서는 그런 걸 약속할 가능성도 대단히 높다고 생각됩니다.
- 일반 소비자들과는 관계없지만 미국에게는 약속을 지키는 식으로? 미국에서 생산된 일본차는 실제로 소비자에게 선택될 가능성도 있고요. 물론 경기가 나빠서 자동차 구매는 뒤로 미루겠지만 군대차 낡은 것 교체하는 건 충분히 할 수 있죠.
- 한미FTA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약간 부풀려진 감이 있다고 보십니까? 약간이 아니라 20배는 부풀렸어요.
- 지금 같은 경제위기 속에서 그 경제적 효과는 더 줄어들 가능성이 많지 않겠습니까? 그렇죠. 지금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수출하는 게 자동차, 반도체, 휴대전화, 가전제품 같은 건데요. 이게 다 내구소비재예요. 경기가 나빠지면 사람들이 새로운 걸 구입하는 걸 뒤로 미루기 때문에 바로 수출타격이 올 겁니다.
- 그런 상태에서 우리가 한미FTA를 비준한다 하더라도 곧바로 이것이 경제효과로 돌아올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건가요? 네. 반도체는 이미 관세율이 제로예요.
- 우리 정부가 현 경제위기의 돌파구처럼 한미FTA를 얘기하는 건 사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 거네요? 네. 한미FTA에서 우리나라 제조업 수출이 늘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면 자동차는 2.5%밖에 안 되고 가전제품과 반도체는 이미 0%예요. 섬유가 좀 늘어날 가능성은 있는데 그것도 원사기준이라고 하는, 그러니까 우리나라산으로 인정받으려면 씨를 한국산으로 써야한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그것도 그렇게 늘어날 것 같진 않고요. 반면에 우리나라 법과 제도를 바꾸는 건 많죠. 가령 건강보험 문제 같은 게 다 한미FTA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그게 한 번 양국이 비준하고 나면 거꾸로 돌아갈 수 없다는 더 큰 문제가 있습니다. 오바마가 지금 가장 힘을 기울이는 게 건강보험 문제잖아요. 그런데 이건 미국 자동차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요. 시장에 모두 맡겨놓으니까 미국 기업들이 노동자들 건강보험을 들어주거든요. 그런데 미국 건강보험은 상당히 비싸서 그 부담이 굉장히 큰 거거든요. 그래서 자동차 산업을 위해서도 우리나라 건강보험 같은 걸 도입하겠다는 게 오바마의 약속인데요. 미국은 그렇게 하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건강보험을 시장에 맡기는 쪽으로 가고 있잖아요. 보험업법 개정이라는 게 건강보험 정보를 민간 보험회사에 넘겨주는 거거든요. 새로운 상품을 개발할 수도 있고, 보험금을 줄이는 데 사용될 수도 있는 시장강화 쪽으로 나가고 있기 때문에. 한미FTA는 미국 입장에서도 전체적으로 다시 봐야 하는 문제가 있어요.
- 부시 행정부와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 프레임은 상당히 다른데요. 부시 행정부가 협정했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승계한다는 건 오바마 행정부 입장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 될 수 있겠네요? 기조는 미국 대기업에 유리하게 되어 있는 걸 노동자 쪽으로 바꾼다는 건데요. 한국 국민들을 위해서 오바마가 일부러 그걸 바꾸진 않을 거예요. 미국 자동차회사나 보험회사에 유리한 규정들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너네 나라도 이 정도니까 우리도 이렇게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야 하는데 지금 검토도 안 하고 선비준하겠다는 거거든요. 이건 말이 안 되는 얘기죠.
- 오바마가 공정무역을 계속 얘기하고 있는데요. 총량적인 균형을 억지로 하는 방법, 경제적이지 않은 방법을 통해서까지 한다고 하면 그게 공정무역엔 좀 안 맞는 것 아닌가요? 공정무역 자체는 페어 트레이드(Fair Trade)라는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요. 그건 좋은 노동기준과 환경기준을 상대국가가 받아들여야 한다고 정의되어 있거든요. 그럼 비용이 올라가서 미국 수출품의 경쟁력이 올라가겠죠. 그걸 의미하는 것이고, 실제 내용은 공격적 자유주의입니다. 상대국가의 문을 열게 하겠다는 거예요. 보호주의는 내 문을 잠그는 건데, 오바마나 과거 클린턴 때도 그런 얘기가 나왔는데 그건 공격적 자유주의입니다. 상대국가의 문을 여는 정책들이죠.
- 공격적 자유주의라고 하면 한미FTA와 관련해서 볼 때 폐기 쪽보다는 자동차 부문이나 미국 입장에서 볼 때 꼭 필요한 부분을 미국에 유리한 방식으로 재개정하는 것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더 높은 거네요? 그렇죠. 그런데 이미 자동차 분야에서 더 내줄 게 뭐가 있나 싶습니다. 사실상 시장점유율을 보장하라는 것 외에는. 지금 자동차 쪽도 비위반제소라는 게 들어가 있어요. 한미FTA 협정을 어기지 않더라도 미국이 원래 기대했던 이익에 도달하지 못하면 관세를 도로 세우는 거예요. 가령 오바마 정부가 한국 자동차 시장의 10%를 미국차가 채우기를 원했는데 그렇게 안 됐다면 다시 미국 시장의 관세를 2.5% 세울 수 있는 겁니다. 이렇게 비위반제소라는 항목도 들어 있어서 사실 자동차 자체에서 더 내줄 건 없습니다. 그런데 더 강하게 시장점유율을 요구하면 우리 정부가 고속도로 순찰차 같은 걸 짜내겠죠.
- 오바마 행정부가 재협상 요구를 해온다면 우리는 어느 대목을 준비해야 할까요? 전부 다죠. 사실 한미FTA에 독소조항이 굉장히 많습니다. 예를 들어 렛칫 조항(한번 협정한 것은고칠 수 없다는 조항)이라고 하는, 이건 서비스시장 현지유보에 적용되는 조항인데요. 한번 개방한 건 되돌릴 수 없는, 계속 개방만 할 수 있게 서비스 분야가 되어 있고요. 투자자 국가제소권 같은 것도 굉장히 세게 들어가 있거든요. 투자자 국가제소권이 생기면 일단 미국 투자자들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책은 굉장히 어렵다는 거죠. 예를 들어 지난 대선 때 한나라당을 제외하고 모든 후보가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겠다고 공약했었잖아요. 가령 지금 보장성이 60%인데 80%로 올린다면 AIG에 심각한 타격이 되거든요. 암을 100% 보장해준다면 AIG는 다 문 닫아야겠죠. 그럼 투자자 국가제소권을 쓸 수 있는 거예요. 만약 재판에서 지면 AIG가 미래에 얻을 이익까지 돈으로 배상해줘야 하는데요. 그 재판은 3명의 미국 변호사가 할 가능성이 굉장히 높습니다.
- 왜 그렇죠? 세계 최고의 변호사를 고용해야 하거든요. 지금 통상전문변호사가 200명 정도 있는데 대부분 미국 사람입니다.
- 피고도, 원고도 다 미국 변호사를 선임할 수 밖에 없다? 네. 여러 가지 원칙을 재판에서 다루게 되는데, 최소기준대우라는 게 있어요. 이건 굉장히 애매해요. 국제적 관례에 비춰서 정부가 과도한 정책을 썼을 경우엔 위반이 됩니다. 그런데 미국 변호사들은 건강보험이 없는 세상에서 컸잖아요. 물론 비싼 민간의료보험을 쓰는 사람들인데, 그 사람들 입장에선 갑자기 건강보험 보장이 늘어나서 AIG가 망했다고 하면 이건 협정위반으로 생각할 가능성이 높죠.
- 조항 자체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으로 해석될 가능성이 있다? 네. 그리고 우리나라 공무원들이 그걸 알아요. 자기가 정책을 해서 수천 억원을 날릴 수 있는 정책을 공무원들이 과연 할까요. 실링이펙트(ceiling effect)라고 스스로 쫄아서 정책을 쓰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발생할 겁니다. 지금 이명박 정부가 공공성을 약화시키는 정책을 많이 쓰잖아요. 여기에 한미FTA가 얹혀지면 다시 거꾸로 못 돌아가죠. 아무리 문제가 심각하게 발생한다 하더라도 미국 투자자의 이익을 침해하니까.
- 한미FTA 틀 내에서는 거꾸로 돌아갈 수 없다? 그렇죠.
- 문제가 커져서 대책이 없을 경우엔 정부가 한미FTA를 폐기하는 방법밖에 없겠네요? 폐기하거나 그로 인해서 미국 투자자가 손해를 볼 돈을 물어주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지금 마침 미국에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금방 한미FTA 요구는 하지 않을 거예요. 한 2년은 여유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꼼꼼이 들여다 보고, 자동차 부문을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를 연구할 시점에 선비준한다는 건 말이 안 되죠.
보도... 노컷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