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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을 때

김유진 |2008.11.20 22:19
조회 50 |추천 0


이를테면 베포는 이렇게 얘기했다.

 

 "얘, 모모야. 때론 우리 앞에 아주 긴 도로가 있어.

너무 길어. 도저히 해 낼 수 없을 것 같아.

 이런 생각이 들지."

 

 

 그러고는 한참 동안 묵묵히 앞만 바라보다가 다시 말했다.

 

 "그러면 서두르게 되지.

그리고 점점 더 빨리 서두르는 거야.

허리를 펴고 앞을 보면 조금도 줄어들지 않은 것 같지.

그러면 더욱 긴장되고 불안한 거야.

나중에는 숨이 탁탁 막혀서 더 이상 비질을 할 수가 없어.

앞에는 여전히 길이 아득하고 말이야.

 하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되는 거야."

 

 

 그러고는 한참 동안 생각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한꺼번에 도로 전체를 생각해서는 안 돼. 알겠니?

다음에 딛게 될 걸음. 다음에 쉬게 될 호흡.

다음에 하게 될 비질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계속해서 바로 다음 일만 생각해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말을 멈추고 한참동안 생각을 한 다음 이렇게 덧붙였다.

 

 "그러면 일을 하는 게 즐겁지.

그게 중요한 거야.

그러면 일을 잘 해 낼 수 있어.

그래야 하는 거야."

 

 

 그러고는 다시 한 번 오랫동안 잠자코 있다가 다시 말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나가다 보면

어느새 그 긴 길을 다 쓸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지.

어떻게 그렇게 했는지도 모르겠고,

숨이 차지도 않아."

 

 

 그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이렇게 말을 맺었다.

 

 "그게 중요한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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