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제2회 선저우(神洲)국제영화제
영화로 담은 세상의 모든 인권
[대기원] 제2회 선저우 국제영화제가 오는 29, 30(토, 일) 부산 남구 ‘국도 & 가람 아트홀’에서 개막한다. 다수의 신작이 포함된 이번 영화제는 작년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1회보다 내용이 훨씬 풍성해졌다. ‘인권’을 주제로 사회 정의를 담은 영화와 공산당의 범죄를 폭로하거나 반인륜적 박해를 반대하는 영화 10편이 상영될 예정이다.
제2회 선저우국제영화제 포스터
선저우(神洲)영화사 한국지사 이동훈 프로듀서
영화제 기획을 맡은 이동훈(34) 프로듀서는 개막을 앞두고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한국에서 처음 열리는 제2회 선저우(神洲)국제영화제에 대해 궁금한 점을 그에게 물었다.
- 선저우영화사 소개부터 부탁합니다
“선저우영화사는 외국에 거주하는 화인이 연합해서 만든 독립 영화제작사입니다. 순수 예술기법으로 여러 각도에서 사회를 관찰하며 동서양문화를 촉진하고 ‘선량’과 ‘포용적인’ 영화세계를 만들어 가는 데 설립목적을 두고 있어요. 본사는 미국 워싱턴DC에 있는데 지사는 한국에 제일 처음 만들어졌어요.
- 선저우(神洲)는 무슨 의미인가요
베를린영화제, 칸영화제, 부산국제영화제 등 대부분 영화제는 지명을 사용합니다. 아니면 장애인영화제, 인권영화제, 단편영화제 등 주제나 장르와 관련된 이름을 붙이는데 선저우국제영화제는 선저우영화사라는 회사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이는 선저우라는 이름이 가진 의미가 매우 크기 때문인데요. 중국을 일컫는 말 중에서 흔히 쓰는 게 신의 땅이라는 말입니다. 이는 중국의 고대예술작품이나 전통사상에 신의 뜻에 순응한다는 내용이 내포되어 있는데 이를 선저우(神洲)라는 이름으로 나타낸 것입니다.
- 영화제가 올해로 2회를 맞이했네요
인권 중시, 반(反)박해, 올바른 사회 정의 실현을 취지로 한 제1회 선저우국제영화제가 지난해 7월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처음 열렸어요. 장ㆍ단편 영화와 다큐멘터리를 포함해서 7개 작품이 초청되었습니다. 특히 파룬궁 수련자에 대한 생체장기적출 및 폭행을 다룬 작품이 많은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이번 제2회 영화제가 부산에서 열리게 되었습니다.
- 부산이 선택된 특별한 이유라도
아시아 최고의 영화도시인 부산은 영화적인 인프라, 영화 팬들의 고급화와 보편화가 구축되어 있기 때문에 수준 높은 영화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게 장점입니다.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 성숙한 시민의 안목이 이번 영화제를 통해 빛이 날 것으로 기대합니다.
- 선저우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특징을 꼽는다면요
대부분 영화제는 재미나 이윤을 추구하는 상업영화를 위주로 다룹니다. 하지만 선저우국제영화제는 인권에 대한 옹호와 박해를 폭로하는 확실한 주제의식이 있어요. 다른 영화제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 영화제에 어떤 작품이 상영되는지 궁금한데요
영화제 개막작은 혹형을 견딘 파룬궁 수련생 띵얜의 삶을 그린 영화 ‘진감’(2006)을 만든 웨이웨이 감독의 신작 ‘영원’이 선정됐습니다. ‘진감’은 2006년 10월13일 미국을 시작으로 작년까지 23개국 23개 대학에 초청 상영돼 많은 호평을 받았던 작품이죠.
신주영화사 한국지사가 만든 박순나 감독의 ‘어머니의 스카프’와 중국의 수영영웅 황샤오민 선수의 한국생활을 담은 권성엽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증언’도 주목할 만한 작품입니다. 1981년 진도 조작 간첩사건을 영화로 만든 김희철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무죄’와 한국을 대표하는 감독이 모여 만든 ‘다섯 개의 시선’(한국) 그리고 ‘무죄’(한국)와 ‘오월상생’(한국) 등 10여 편의 작품이 상영될 예정입니다.
공미영 기자
선저우 영화제에 ‘어머니의 스카프’를 출품한 박순나 감독은 영화를 통해 파룬궁의 진상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공미영
‘어머니의 스카프’ 박순나 감독
“그런 사람이 아무런 죄도 없는 수련생을 잡아 가두고, 그것도 모자라 고문해서 죽인단 말이야?”, “사랑하는 나의 조국 중국이 인륜과 도덕이 살아있는 고귀한 역사를 가질 수 있길 간절히 희망합니다.”
영화 ‘어머니의 스카프’에 등장하는 주인공 밍밍(明明)의 대사 중 일부이다. 이 말은 파룬궁에 대한 박해, 인권 탄압, 생체장기적출 등 중공의 반인륜적 행위로 얼룩진 13억 중국 인민에게 고하는 말이기도 하다. 중공의 실상을 알리는 인권영화제인 제2회 선저우(神洲)국제영화제가 오는 29-30일 부산에서 열린다. 이번 영화제에 ‘어머니의 스카프’를 출품한 박순나(朴順那) 감독을 만났다.
- ‘어머니의 스카프’에 대한 소개 좀 해주세요
중국 아가씨 밍밍은 한국 남자를 만나 결혼을 약속하는데 알고 보니 남자가 중국에서는 탄압하는 파룬궁 수련생이에요. 남자의 가족을 만나러 한국에 온 밍밍은 중국에서는 몰랐던 파룬궁의 진실과 공산당의 실상을 알게 되죠. 거기서부터 밍밍의 갈등과 번민은 시작돼요. 가짜를 믿고 살다 진짜를 알게 된 것이죠. 이런 소재를 선택한 건 인권에 대해 사람들이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파룬궁의 진실과 공산당 탈당을 해야 하는 이유를 중국인에게 꼭 알리고 싶었어요.
- 이 영화를 통해 관객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요
인권영화의 의미와 더불어 더 심오한 뜻이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어요. 선(善)에는 선(善)의 보응이 있고 악(惡)에는 악(惡)의 보응이 있다는 인과응보의 의미를 되새기면 더 좋겠지요. 어머니의 스카프는 상징적인 의미예요. 살아가면서 사람이 항상 지녀야 할 진(眞)ㆍ선(善)ㆍ인(忍)을 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이유로 끌려가서 죽은 어머니의 스카프로 상징화한 겁니다.
-중국을 배경으로 한 영화 촬영이 쉽지는 않았을 것 같은데요
처음이다 보니 여러 가지로 힘들었지만 연기자들 모두 내면을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모두 들 힘든 조건에서도 열심히 했고, 끝까지 잘해주어 고맙고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촬영장소가 한국이다 보니 중국에서 실제 벌어지는 박해라든지 수련생들이 고통받는 모습과 같은 진실한 모습을 표현하기 어려웠어요. 중국대륙에서 파룬궁 수련생들이 대규모로 연공하는 모습을 재현하기도 힘들었고요.
-영화를 만들면서 힘도 들지만 보람도 클 것 같아요
영화를 보는 사람이 잠시나마 진정한 삶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죠. 앞으로도 진정한 삶은 어떤 것인가 하는 의문과 함께 감동을 줄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어요. 살아가면서 가장 보람 있는, 그리고 가장 가치 있는 삶이 무엇인가를 영화를 통해 묻고 싶습니다.
박 감독은 마지막으로 이번 영화제가 세계 곳곳에서 열려 더 많은 사람이 좋은 인권영화를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공미영 기자
중국인 밀집지역 거리에서 지나가는 중국인에게 탈당을 권하는 황샤오민ⓒ 이미경
다큐멘터리 ‘증언’의 주인공
前 중국 국가대표 수영 선수 황샤오민(黃曉敏)
황샤오민(黃曉敏. 38) 씨는 한때 중국 수영계의 ‘5송이 금꽃’이라 불렸다. 88년 서울올림픽 때 중국 역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딴 여자 수영선수였기 때문이다. 86 아시안 게임과 88 올림픽을 위해 한국을 오가는 동안 그녀는 친절한 한국 사람과 깨끗한 한국 도시 에 반했다. 그 인연으로 95년 황샤오민은 명지대 사회체육학과에서 공부를 시작했다. 중국에서 우연히 만났던 한국 남자를 한국에서 다시 만나 98년 결혼도 했다. 학교를 졸업하고서 그녀는 몇몇 체육회와 학교에서 수영 코치로 일하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날 때마다 그녀는 중국인이 많이 모이는 거리로 나선다. 공산당 탈당 서명을 받기 위해서이다. 다큐멘터리 ‘증언’은 그녀의 이런 평범한 일상을 담았다.
- 거리에서 중국인이 많이 알아 보겠어요
젊은 사람들은 잘 모르지만 나이가 있는 분들은 곧잘 알아봐요. 제가 탈당한 과정을 보드판으로 만들어 거리에 전시하거든요. 가끔 그 글을 읽고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꽤 있어요. 근데 제가 나타나면 굉장히 놀라요.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구나 그러면서요
- 다큐멘터리를 찍는다고 했을 때 어땠나요
부담은 없었어요. 그냥 좋았죠. 제가 거리로 나가는 이유도 중국 사람들이 진상을 알고 한 사람이라도 더 탈당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인데 영화로 만들어지면 탈당에도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요
88 서울올림픽 당시 중국 여자 수영선수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해 중국의 영웅으로 불렸던 황샤오민 - 공산당을 입당한 이유가 있을 텐데요18세가 되면 공산당을 입당할 수 있는데 제가 올림픽에서 메달을 땄을 때가 딱 18살이었어요. 그때까지 운동만 했으니까 공산당에 관심도 없었는데 어머니가 재촉한 것도 있고 공산당도 저를 입당시키려고 애를 썼어요. 제가 메달을 딴 건 공산당이 배양한 결과라고 선전하려는 목적으로요. 그래서 저는 별생각 없이 이른바 ‘쾌속입당’을 한 거죠. 그러다 2004년 대기원시보에서 나온 ‘구평’이라는 책을 보고 탈당을 결심하게 됐어요.
- 경기 때문에 외국에 나갔을 때나 지금 한국에 살면서 보는 중국의 모습은 어떤가요.
1989년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났을 때 저는 대회 참석차 모로코에 있었어요. 그곳 뉴스에서는 톈안먼의 긴장된 장면이 계속 방송되고 있었는데 정말 중국으로 돌아가기 싫더라고요. 시합이 끝나고 중국에 돌아가니 공산당은 ‘폭동을 평정’했다거나 ‘학생은 한 명도 죽지 않았다’는 등의 거짓 선전을 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조금씩 공산당에 대해 좋은 생각이 별로 안 들었어요.
지금 한국에 살면서 중국을 보면 어떤 거대한 성을 보는 것 같아요. 큰 울타리 안에 사람들을 가둬 놓고 공산당이 항상 선전하는 말만 듣게 하고 방송도 이리저리 다 잘라서 공산당에 좋은 내용만 내보내거든요. 이번 독분유 사건을 보면서는 저는 정말 공산당은 빨리 망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게 착한 아이들이 무슨 죄가 있어요. 그리고 중국에 사는 사람이 이런 진상을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 들어요.
이미경 기자
중국의 수영 스타 황샤오민의 한국 생활을 담은 다큐멘터리 -9;증언-9;ⓒ 사진=권성엽 제공
다큐멘터리 ‘증언’ 권성엽 감독
대림동 골목 어귀에서 숨을 죽이며 황샤오민의 일상을 쫓던 권성엽(40) 촬영 감독. 담담하게 세상을 담는 그에겐 독특한 이력이 있다. 1990년대 한국에서 뮤직비디오가 탄생할 무렵 그는 감각적 영상으로 뮤직비디오 붐을 일으켰던 제1세대 뮤직비디오 감독이다. ‘김원준’, ‘성진우’, ‘소방차’ 등 90년대 중 후반에 국내 유명가수의 뮤직비디오 100여 편이 그의 손을 거쳤다. 이후 4년 남짓 국내 주요 공중파 방송의 오지체험 다큐물을 전문적으로 촬영하다 이번 선저우영화제를 계기로 그는 다큐멘터리 영화감독으로 거듭났다.
- 황샤오민 선수와는 어떤 인연으로 만난 건가요
인권을 다룰만한 소재를 찾던 중 검색을 통해 대기원시보에 실린 황샤오민 선수의 기사를 우연히 보게 됐어요. 세계적인 수영 스타가 한국에 정착해서 사는 것 그리고 ‘중국 수영계의 5송이 금꽃’이라고 불리던 그녀가 공산조직을 탈퇴한 점이 눈에 띄었습니다.
특히 황샤오민이 인권을 탄압하며 진행된 베이징 올림픽을 반대했던 ‘인권성화 시민운동’ 한국대사로 활동했다는 것이 다큐멘터리영화의 소재로 매우 좋았어요.
다큐멘터리 -9;증언-9;에서 수영 꿈나무를 지도하는 황샤오민ⓒ 사진=권성엽 제공
- 영화의 구체적인 내용이 궁금합니다
황 선수에게 수영은 인생의 스승 같은 존재입니다. 그녀는 수영을 통해 노력한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고 자신의 잠재능력을 개발하는 과정을 터득했다고 말하더라고요. 그래서 황샤오민이 수석코치로 있는 초등학교에서 수영 꿈나무를 지도하는 모습도 담았어요. 또 6.4 톈안먼 민주화 운동을 접하면서 중공의 이중적 기만성을 말해주는 증언과 이후 한국에 정착하고서 탈당을 성명한 장면도 있어요. 황 선수가 쉬는 날은 중국인 밀집지역에서 탈당성명을 받는데 그 모습도 조심스럽게 화면에 담았어요. 불법체류자가 많다 보니 많은 중국인이 카메라에 굉장히 예민하거든요.
- 경력으로 보면 화려한 이미지의 뮤직비디오와 사실적인 화면의 다큐멘터리 영화가 만난 새로운 작품도 기대가 되네요
사실 다큐멘터리와 뮤직비디오는 상호 모순적입니다. 다큐에 충실하면 영상미학이 소홀할 수밖에 없고 영상미학에 치중하면 메시지가 정확하게 전달이 안 돼요. 사실성도 떨어지고요. 그래도 두 영역에서 오랜 시간 섭렵한 기술을 바탕으로 ‘증언’에서는 다큐물의 사실성과 뮤직비디오의 영상미를 적절히 결합하려고 노력했어요. 결과는 관객에게 맡겨야죠.
- 요즘 참 독특하고 재밌는 다큐멘터리가 많이 나와요. 다큐멘터리 감독으로서 평가한다면요
촬영과정이 험난하거나 어려운 정도로 영상물의 값어치를 평가하는 게 요즘 흐름입니다. 그러나 그 촬영 과정이 아무리 어렵더라도 촬영 소재가 가진 가치보다 우선하지는 못한다고 생각해요. 가장 고결한 소재를 선별하고 그것의 가치를 제대로 담아내는 것이야말로 영상물 제작상의 진정한 가치척도라고 봅니다.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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