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밤은 살아있다
피곤에 절은 한숨들이
어둠이 되어 쌓이는
도시의 어디즈음
수많은 발자국들이 이미 갈 곳을 잃었다
[오빠 나 오늘 집에 안들어갈래]
전단지들이 낮 동안의 적막을 덮고
[저기요, 번호 좀]
[술 한잔 하실래요?]
[일행 없으시면 같이...]
속삭임들이 거리의 국부를 간질인다
여기는
정체된 하루의 찌꺼기들을 토해내는 곳
낡아버린 포부는 하이힐에 짓밟혀도
음란하게 발가락 한 번 빨아보면
다시 하루를 견뎌낼 힘은 얻을 수 있다
혼란의 끝에서
썩기 직전인 생애의 냄새가 난다
거리의 불빛들은
세상을 삼켜버릴 듯 타지만
밤을 지배하는 것은
아무렇게나 휘두르는 팔다리들과
차가운 입김속에 서리는 냉소다
하지만
그 누구도
무릎꿇을 수는 없다
그 안에 꼭두각시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