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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버스터급 다큐 쏟아진다

배가희 |2008.11.26 11:30
조회 135 |추천 0
블록버스터급 다큐 쏟아진다

세계일보 | 기사입력 2008.11.23 16:58





◇EBS '한반도의 공룡'  

국내 지상파 방송에 블록버스터급 대형 다큐멘터리가 쏟아진다.

지상파 방송사들이 야심차게 준비한 다큐멘터리는 영화나 드라마 못지않게 거액의 제작비가 투자됐다. 공룡이나 북극곰이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역사적 사실에 픽션을 가미한 팩션 다큐가 등장하는 등 소재와 장르도 다양해졌다.

연말 안방극장을 찾아갈 EBS의 '한반도의 공룡', MBC스페셜의 '북극의 눈물', KBS의 '누들로드'는 모두 다큐멘터리로는 이례적으로 1년∼2년4개월의 제작기간과 수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한국형 팩션 다큐의 탄생=24일부터 3부작으로 방송되는 EBS의 '한반도의 공룡'은 아시아 최초로 공룡을 소재로 했으며 국내 최초의 팩션 다큐멘터리다. 팩션이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의 합성어로, 역사·과학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입혀 영화나 드라마 형태로 만든 다큐멘터리를 뜻한다.





◇MBC '북극의 눈물'  

'문자' '마이크로의 세계' 등의 다큐로 실력을 인정받은 한상호 PD는 "다큐가 '의미는 있지만 지루하다'는 시청자들의 인식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서 "미지의 영역에 도전하기 위해 공룡의 세계를 소재로 삼고 재미와 감동을 위해 서사적 구조를 채택했다"고 말했다.

'한반도의 공룡'은 주인공인 새끼 타르보사우루스 '점박이'가 어미로부터 독립한 뒤 생존경쟁을 벌인 끝에 숲의 제왕으로 성장하는 일대기가 그려진다. 특히 부경고사우루스, 해남이크누스 등 한국 학명을 가진 토종 한반도 공룡의 모습이 순수 국내 CG 기술을 통해 최초로 복원됐다.

점박이와 테리지노사우루스의 최후 결투 장면은 기술적으로나 극적으로 영화 '쥬라기공원3'에 뒤지지 않는다. 수천 마리의 친타오사우루스가 떼 지어 이동하는 장면은 자연 다큐 그대로의 느낌이다.

EBS 김유열 편성기획팀장은 "서양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공룡이 8000만년 전 한반도에도 살았다는 사실을 알리고 최초로 한국 학명의 공룡 모습을 복원했다"며 "공룡이라는 글로벌 캐릭터에 도전함으로써 수출 길도 열어놨다"고 강조했다.

EBS와 올리브 스토리가 공동 제작한 '한반도의 공룡'은 1년간 직접 투자비용만 16억원에 달한다.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기 위해 전곡을 작곡했으며 체코 필하모니가 연주했다.

◆환경·문명 다룬 대형 다큐들=MBC 스페셜이 12월 7일부터 방송하는 '북극의 눈물'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북극의 심각한 변화를 다룬다.

10개월간 총 14억여원이 투자된 이 작품은 두 팀의 제작진이 그린란드와 캐나다 북극권에서 5개월간 체류하며 북극의 실상을 카메라에 담았다.





◇KBS '누들로드'  

조준묵 PD는 "그동안 북극의 지형과 환경변화 등을 관찰, 리포트 형식으로 정리한 다큐는 많았다"며 "'북극의 눈물'은 최초로 북극에 사는 사람과 곰의 생태를 관찰하면서 지구온난화가 이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녹아내리면서 사냥을 나갔던 에스키모들이 깨진 얼음판에 휩쓸려 죽고, 먹을 게 없어 헤매다 점점 야위어가는 북극곰의 모습을 생생하게 담았다.

MBC는 내년에 몽골을 무대로 한 공룡 다큐도 선보일 계획이다.
KBS가 해외수출을 목표로 제작한 '누들 로드'는 '차마고도'에 이은 '인사이트 아시아' 시리즈의 후속편이다.

'누들로드'는 중국 양쯔강 유역에서 만들어진 '국수'가 동서양에 전파돼 진화하면서 세계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여정을 추적한 '국수의 문명사'다.

김무관 CP는 "순수문명 다큐는 이제 안 먹힌다"면서 "누들로드는 진행자가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면서 과거 국수를 만들던 방식을 드라마 형태로 재현하는 기법을 혼합했다"고 말했다.

기획단계부터 철저하게 해외시장을 타깃으로 한 만큼 영국 BBC 방송의 요리 프로그램 진행자 켄 홈을 프레젠터로 섭외했으며 2년 4개월간 8억원의 제작비를 투자했다. '누들로드'는 12월 7일 하이라이트만 모은 프롤로그편을 선보인 뒤 내년 1∼2월 6부작으로 방송된다.


◆여전히 남은 과제=보통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데 2∼3개월 동안 50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든다고 한다. 시청률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공룡' 등 대형 다큐들이 속속 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시청자들이 내셔널지오그래피, 디스커버리, BBC 등 수준 높은 해외 다큐를 쉽게 접하면서 눈높이와 기대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또 매체의 발달로 케이블방송, IPTV 등 판로가 다양해진 것도 방송사들을 고무시켰다.

하지만 개선되지 않는 고질적인 문제는 여전하다. MBC 윤미현 CP는 "전보다 제작비가 늘고 촬영수준도 높아진 건 사실"이라며 "그러나 외국은 리서치만 1년 이상 하고 음향 등 후반작업도 6개월 정도 하는 데 반해 우리나라는 일단 카메라부터 들고 나가야 한다"고 토로했다.

김수미 기자 leol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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