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마음에 빨간불이 켜졌어.
내가 너무 많이 와버렸다고 느꼈을때쯤,
다시 길을 돌려보아도,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어.
더이상 내가 있는 곳에 너가 없다는 것을 이제야 알았어.
머물러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던 나인데.
눈에 보이듯 뻔한 현실 앞에, 난 그저 붉게 달아오른 얼굴일뿐.
내가 멀리 떠났던 만큼, 너도 이미 그 자리가 아닐텐데,
그걸 알면서도 나는 되돌아 갈 수밖에 없었어.
머물러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듯.
영원히 멈춰있는 것도 없나봐.
저 빨간불이 꺼지면 나는 다시 길을 떠나겠지만,
그만큼 너도 내게서 더욱더 멀어질 뿐인데.
너의 마음은 이제 파란불인지.
사진 : 네이버 포토 갤러리 곰팡이 님의 "Red Sign"
글 : 김경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