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네 시
걸 수가 없었다
술을 마시지는 않았다
슬픈 영화를 보지도 않았다
슬픈 노래를 듣지도 않았다
다만... 나는 오늘
새벽 네 시에 깨어있었다
잘 참아 왔는데
내 무심한 전화 한번에
그 사람 내 번호만 바라보다
밤새 울 텐데..
모질지도 못한 그 사람
밤새 아파 할텐데..
술을 마신 날도
너무 슬픈 사랑 얘기가 나오는
영화를 본 날도
내 마음 같은 슬픈 노래를
듣다 울어 버린 날도
잘 참아왔었는데..
어쩌다가 나는 오늘 새벽 네시에
깨어 있었다
번호 하나 하나를 누를 때만 해도
" 여보세요 " 하는 목소리만 듣고
잘 있는지...
아직도 잠을 잘 못자서
혼자서 술 한 잔씩 마셔야 잠이 드는지..
이젠 정말 괜찮은건지...
목소리만 듣고
끊을려 했다
하지만 끝내
통화 버튼을 누를 수 없었다
또 비겁하게 이렇게
그에게서 달아나 버린 다
겁이 난다
언젠가 또 다시 새벽 네시에 깨어있게 되면
그래서 미친 듯이 그가 보고 싶어지면
너무도 조용한 적막 속에
이 애매한 외로움 속에
기억해내지 않아도
떠오르는 건 그 뿐이란 걸 알았을때도
내가 이렇게 잘 참아 낼 수 있을런지...
그를 이렇게 보내 줄 수 있을런지...
겁이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