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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여직원들도 할 말 많다고요!!

김건희 |2008.12.02 16:58
조회 180 |추천 5

 


우리 여직원들도 할 말 많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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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 기사입력 2008.12.02 10:21 | 최종수정 2008.12.02 14:07


 


 


'여직원에 관한 뒷담화'에 대한 반격


 


광고회사에 다니는 5년차 AE 김미영(29) 씨는 내년 승진대상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뛸 듯이 기뻐할 소식이지만 왠지 우울하기만 하다. 남자동기보다 꼭 1년 늦었기 때문이다. 정상적인 속도로 승진하는 것이기에 '뒤처졌다'는 자괴감이 들 필요는 없는 사안이지만 그래도 마음 한구석이 허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게다가 이런 심정을 회사에 내비쳤다가는 여자동기의 꼴사나운 질투가 될까 속만 끓이고 있다.

▶넌 좋겠다, 남자라서



출발은 같았다. 비슷한 학벌에 비슷한 토익점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일 잘한다' 인정 받으며 회사생활을 했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남자동기는 회사에서 '미는'인재가 되었고 김씨는 일 잘하고 싹싹한 '여사원'이 되었다.

김씨는 그 원인을 지방출장, 회식 참석률을 꼽았다. "광고주가 지방인 경우엔 출장을 가게 되는데, 제가 가겠다고 했더니 부장이 "김미영 씨 운전할 줄 알아?"라며 남자동기를 보내더라고요." 반쯤 귀찮기도 하고, 별일 아니라 생각해서 그냥 넘겼단다. 하지만 지방에 다녀오면 한 건씩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고, 그만큼 주목받는 일도 잦아졌다. 결국 김씨는 그 일이 있고 3개월이 지나지 않아 차를 샀다. 그리고 자신도 지방출장 보내달라 어필했다. "그래도 잘 안 보내 주시더라고요. 운전할 수 있느냐가 문제가 아니었던 거죠. 여사원을 보내기가 그랬나 봐요."

직업 특성상 회식도 잦다. 하지만 김씨는 자신의 체력적 한계도 있고 2차 3차 넘어가는 회식에 끝까지 있어봤자 별 득이 안 된다는 생각에 언젠가부터 꼭 필요한 회식이 아니면 참석하지 않았다. "부어라 마셔라 회식 후에 다음 날 지각하고, 점심 때 우르르 사우나 가고…. 그게 프로페셔널의 모습인가 싶었죠. 회사에선 일로 말하는 거라고 생각했으니까요." 하지만 자신만 은근히 소외되는 것 같아 회사사람들에게 더 다가가려고 선배들 생일 때 케이크라도 사서 전체 회의 때 돌렸다. "그런데 그게 싹싹한 여사원이 되더라고요. 제가 아무리 실적을 내도 '실적 잘 내는 사람이 조직생활도 잘한다'가 아니라 '싹싹한 여사원이 실적도 잘 내네'가 되더라고요. 참 우습죠."

▶일로 충성하면 되는 거 아냐?
조직원으로서 평가의 정점이 아직도 '회식'인 것은 여성직장인들에게는 이해가 가지 않는 현상 중 하나다. 업무적 측면 이외에, 회의 분위기를 좋게 하거나, 사무실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드는 것도 분명 조직원으로서 역할이건만 회식에서 분위기 한번 띄우니만 못한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여성직장인들의 중론이다.

중견기업에 다니다 최근 전문통역 프리랜서로 전향한 30대 여성은 "촌각 다퉈가며 일 확실하게 하고 칼퇴근하는 여자직원과 슬슬 일하고 야근도 잦고 회식 때 물 만난 고기마냥 신나게 노는 남자직원이 있다고 했을 때, 우리 사회는 후자를 더 좋아하는 분위기죠. 왠지 회사에 더 충성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그런 사람들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싫어서 회사를 떠났죠. 회사가 오히려 공사를 구분 못하는 것 같아요"라며 날 선 지적을 했다.

대부분의 여성직장인들은 회식자리에 가지 않는다고 혹은 칼퇴근 한다고 해서 자신이 조직에 반하거나 위계질서를 깨려고 하는 것이 아님을 알아달라고 한다. 공무원인 임민아(28) 씨는 "뒤풀이 자리에서 술을 안 마시겠다고 하면 왜 그렇게 빼냐면서 분위기 싸해지죠. 가끔씩 동료들 중엔 몰래 토하고 와서 또 마시는 사람도 있어요. 거절하기 힘든 것은 이해하지만 눈치 본다고 더 인정받는 것도 아니잖아요. 몸 망가진다고 걱정은 걱정대로 하면서"라며 군대식의 비뚤어진 회식문화를 꼬집으며 회사를 위해 '일'로 희생하거나 몸을 던질 준비는 충분히 돼 있지만 군대식 위계질서엔 거부감이 든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 입사 2년차인 구자영(27) 씨도 "뒤풀이로 노래방 가면 함께 탬버린 치며 트로트 부르자고 문자를 넣죠. 저는 춤도 춰 본적 없고 노래도 잘 못 불러서 거절했더니 상사 눈치보인다고 남자동기들이 툴툴대는 거예요. 상사 눈 밖에 나는 건 제 몫인데 말이죠" 라며 강제적인 분위기에 불만을 표시했다.

▶다양성 다양성 말로만 하지 말고
통계청에 따르면 2007년 현재 여성취업 인구 수는 982만6000명으로 전체 취업인구의 약 42%를 차지하고 있다. 여직원이 한 명도 없는 회사를 찾기가 오히려 힘들다. 이젠 여성들이 남성적인 조직문화에 적응하지 못한다고 해서 사회생활을 잘 못하는 '얌체 직장인'으로 몰아세울 수도 없고, 군대적 사고방식을 가진 남성들을 '능력 없다'고 치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커리어에 대한 기대치도, 생각도 남녀 모두 다르기에 그 교집합을 넓혀가며 새로운 직장문화를 만드는 작업이 필수적이다. 취업정보 사이트인 인크루트에 따르면 2006년 현재 외국계 기업의 여성 채용비율이 37.1%로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기업의 경우 ▷대기업(27.3%) ▷중견기업(26.9%) ▷중소기업(26.0%) 등으로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여성을 '동료'로 받아들이는 노력이 지지부진할수록 우수 여성인재의 쏠림현상은 계속될 것이다. 개별 기업 차원의 손실을 넘어 국가적 인력 관리의 허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무리가 아니다.

육아휴직 쓰는 여성을 고깝게 보고, 아이 급식당번 때문에 반차 쓰고 헐레벌떡 뛰어가는 직장맘의 뒤통수에 따가운 시선이 쏟아진다면, 회식자리가 영화관람으로 바뀐다고 그 조직이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일까. 여성이 직장생활을 잘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성공하는 여성의 7가지 습관'이 아닌 남녀직장인 모두 서로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다양성을 존중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여성직장인들이 회사와 남성직장인들에게 바라는 것이다.
이한빛ㆍ김상수 기자/vicky@herald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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