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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임 |2008.12.12 02:33
조회 30 |추천 0


늘 어려운 일이었다.

저문 길 소를 몰고 굴을 지난다는 것은.

빨갛게 눈에 불을 켜는 짐승도 막상 어둠 앞에서는 주춤거린다.

작대기 하나를 벽면에 긁으면서 굴을 지나간다.

 

때로 이 묵직한 어둠의 굴은 얼마나 큰 항아리인가.

입구에 머리 박고 소리지르면 벽 부딪치며 소리 소리를 키우듯이

가끔 그 소리 나의 소리 아니듯이 상처받는 일 또한 그러하였다.

 

한 발 넓이의 이 굴에서 첨벙첨벙 개울에 빠지던 내 상한 무르팍

내 어릴 적 소처럼 길은 사랑할 채비 되어 있지 않은 자에게 길 내는 법 없다.

유혹당하는 마음조차 용서하고 보살펴야 이 굴 온전히 통과할 수 있다.

그래야 이 긴 어둠 어둠 아니다.

 

 

 

  굴을 지나면서. 문태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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