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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투자, 손익계산서보다 현금흐름표 먼저 챙겨

정오균 |2008.12.12 09:15
조회 118 |추천 0

회계기준 변경ㆍ자산가치 하락으로 대차대조표등 기존지표 신뢰 떨어져

◆주식투자 패러다임이 바뀐다 ②◆

모 은행 최고경영자(CEO) A씨는 11월 말부터 회사 내부에서 작성한 4분기 순이익 예상치를 믿지 않기로 결심했다. 4분기 순이익을 가늠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최고재무책임자(CFO)에게 지시를 내렸지만 이런 답이 돌아왔기 때문이다.

"솔직히 저희도 잘 모르겠습니다. 회계기준이 바뀌어서 4분기 순이익은 흑자가 날 것 같기도 한데ㆍㆍㆍ. 그건 회계기준 변경 때문에 저희가 투자한 금융상품에서 본 손실(평가손)을 일시적으로 감추는 것뿐이라ㆍㆍㆍ."

CFO 대답에 화가 난 A씨는 "그럼 우리가 돈을 버는지 까먹는지 알려면 뭘 봐야 하느냐"고 물었다. CFO는 "현금흐름표상 나타나는 지표들은 변화가 크게 없을 것 같으니 이를 참고하는 편이 좋겠습니다"라고 말해줬다.

회계장부를 보는 순서가 바뀌고 있다. 예전에는 대부분 투자자가 손익계산서→대차대조표→현금흐름표 순서로 장부를 살펴봤다면 이제는 정반대인 현금흐름표→대차대조표→손익계산서 순서로 보고 있다.

이는 손익계산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순이익의 신뢰성이 `CEO도 못믿을 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현금흐름표는 실제 기업이 벌어들이고 쓴 현금을 표시하기 때문에 순이익에 비해 신뢰성이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상수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외부 환경이 열악하기 때문에 순이익보다 영업 현금흐름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5월 S&P가 GM의 신용등급을 하향한 이유는 GM의 당기순이익보다 영업 현금흐름이 빠르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 현금흐름표를 눈여겨봐라

= 김평진 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 10일 보고서를 하나 냈다. 최근 환손실에 관심이 많은데, 과연 실제 발생한 환손실 기준으로 어떤 기업이 환손실을 감당할 수 있는지 가늠해 보자는 취지였다. 여기서 그가 주목한 재무제표는 현금흐름표다.

그는 "환율이 올라도 기업이 실제로 `환율쇼크`를 감당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서는 현금흐름표에 나타나는 지표를 보면 된다"고 전했다. 환손실이 발생하더라도 환헤지 등으로 충분히 커버하는 곳이 있을 수 있다. 이런 기업은 비록 순이익이 좋지 않더라도 환율 때문에 기업이 어려워질 위험은 낮다는 것이다.

이처럼 현금흐름표는 손익계산서에 비해 기업의 실제 유동성을 측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최근처럼 기업 생존 문제가 불거지는 시점에서는 유동성을 먼저 따지게 되는 것이다.

◆ 손익계산서는 왜 무시당하나

= 그렇다면 손익계산서는 왜 무시당하고 있을까.

먼저 영업이익과 순이익 사이에 괴리가 있기 때문이다. 영업이익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환율 변동 때문에 기업이 벌어들이는 순이익은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것이 사실이다.

손익계산서의 `꽃`이라고 불리는 순이익이 환율 변수 하나 때문에 쉽게 바뀌기 때문에 아예 순이익 수치 자체를 `기업이 잘했다, 못했다`의 잣대로 인정하지 않는 경향이 나타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회계기준 변경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와 회계기준원에 따르면 4분기부터 금융자산의 시가평가를 사실상 유예하는 방안이 시행될 예정이다.

기업이 투자한 주식, 채권 등에서 손실이 나도 순이익에는 반영되지 않는 방안이다. 따라서 투자자 처지에서는 손익계산서만 보고 이 기업이 금융상품에 투자해서 입을 잠재적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이 부실이 얼마나 되는지 측정하려면 대차대조표를 점검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자는 손익계산서보다 대차대조표를 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 대차대조표도 신뢰성 위기

= 하지만 대차대조표 역시 그 신뢰성이 위험에 봉착해 있다. 대차대조표에는 기업이 갖고 있는 부동산, 현금, 유가증권, 공장, 기계, 지적재산권 등이 자산으로 잡힌다.

하지만 주식 가격이 급락한 데다 부동산 가치 급락 우려도 있다. 따라서 장부에는 1000억원으로 잡혀 있는 부동산이라고 해도 실제 타인에게 매각될 때에는 1000억원 미만 가격에 팔릴 것이란 예상이 팽배한 것이다. 실물자산 가치 하락 염려가 대차대조표에 대한 불신을 키우는 원인이 되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자산가치 하락 때문에 불황이 일어나는 것을 `대차대조표 불황(balance sheet recession)`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용 어>

현금흐름표 = 현금 흐름을 나타내는 표를 말하는 것으로 영업ㆍ투자ㆍ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흐름으로 구분된다. 영업활동에 의한 현금 유입에는 매출ㆍ이익ㆍ예금이자ㆍ배당수입 등이 있고 현금 유출에는 매입, 판공비 지출, 대출이자 비용, 법인세 등이 있다. 투자활동에 의한 현금 유출에는 유가증권, 토지 매입, 예금 등이, 유가증권, 토지 매각 등은 유입이 된다. 재무활동에 의한 현금 유입에는 단기차입금의 차입 사채 증자 등이 있으며, 사채 상환 등은 유출 항목이 된다.

[출처] 매일경제 2008.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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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ww.cyworld.com/gaon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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