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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방송을 돌아본다/시사교양]‘PD수첩’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다

이강율 |2008.12.18 06:06
조회 109 |추천 0

“권력 감시 프로그램 점점 사라져” 우려 커

 

‘용두사미’(龍頭蛇尾). 2008년 시사교양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이쯤 되지 않을까.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8년은 특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시험’에 들게 했다. 사회 전반, 특히 권력에 대해 비판과 감시의 눈을 부릅떠야 하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외부 상황의 변화 속에서 과연 제 역할을 할 수 있는지, PD들 스스로에게도 질문을 던지게 한 한해였다. 연말에는 웰메이드 대형다큐로 시청자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성과도 있었지만, 아쉬움도 함께 준 ‘2008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정리했다.

 

Part 1. 촛불에 불 지핀 ‘PD수첩’

2008년. MBC 〈PD수첩〉은 가장 큰 논쟁을 낳았다. 〈PD수첩〉 ‘광우병’ 보도는 2008년 상반기 대한민국 사회를 뒤흔들었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한 편의 여파는 컸다. 4월 29일, 〈PD수첩〉 ‘미국산 쇠고기 과연 광우병에서 안전한가’ 첫 방송 직후 한미 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공격한 조선·중앙·동아일보 등을 향해서는 네티즌들이 조중동 광고기업 불매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여러 논란 속에서 〈PD수첩〉은 다섯 번에 걸쳐 광우병 관련 보도를 이어갔다.

 

 

▲ MBC 〈PD수첩〉

 

그러나 그 과정에서 농림수산식품부의 소송과 검찰 수사가 이어졌고,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해 MBC가 사과방송을 하는 과정에서 사내 갈등을 겪었다. 또 영국 인간 광우병 문제를 다룬 〈MBC 스페셜〉은 당초 방송 예정일보다 무려 4개월을 끈 뒤 방송해야 했다.

최근 한국언론재단(이사장 고학용)이 언론학자·언론인 5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08 언론계 10대 뉴스’에서 〈PD수첩〉은 1위에 선정됐다. 연말에 열린 언론계 각종 시상식에서는 YTN 노동조합과 함께 상을 휩쓸기도 했다.

Part 2. 청와대 ‘외압’ 의혹 파문

〈PD수첩〉 사태의 여파 때문이었을까. 올해는 ‘언론자유’라는 가장 기본적인 질문을 끊임없이 되뇌어야 하는 한 해이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가 출범한 직후만 해도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비판의 날을 세운 프로그램으로 힘차게 출발했다. 지난 2월〈PD수첩〉과 〈추적 60분〉은 나란히 한반도 대운하의 문제를 지적하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대운하 논란에 불을 지폈다. 8월 방송된 〈KBS 스페셜〉 ‘언론과 민주주의-베를루스코니의 이탈리아’도 정부의 ‘언론장악’ 논란과 맞물려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하반기로 갈수록 정부 정책을 비판하는 프로그램보다는 실생활과 연결된, 혹은 좀 더 쉽고 가볍게 볼 수 있는 소재들이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주를 이뤘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방송사의 한 PD는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소위 보기 편한 프로그램은 많아지고 사회를 돌아보는, 성찰적인 프로그램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 KBS

 

조선·중앙·동아일보의 보도 태도와 권력에 비판적이었던 KBS 〈시사투나잇〉과 〈미디어포커스〉는 정부·여당과 조중동 등에서 끊임없이 ‘편파성’ 논란을 제기해 내외부의 거센 반발에도 프로그램 개편이라는 운명을 맞아야 했다.

그 속에서 정치적으로 민감한 프로그램에 대한 청와대의 ‘외압’ 의혹도 속속 제기됐다. 지난 5월 광우병 관련 내용을 다룬 EBS 〈지식채널e〉 ‘17년 후’ 편을 두고 논란이 일었다. 해당 방송에 대해 감사원에서 파견된 청와대 직원이 EBS 감사실로 전화를 걸어 해당 방송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고, 경영진이 방송 중단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졌다.

 

그 후 사내 게시판을 통해 그 사실을 알린 〈지식채널e〉 ‘17년 후’를 제작한 김진혁 PD는 정기인사에서 다른 부서로 발령 나면서 ‘보복성 인사’ 논란이 제기됐다. 〈PD수첩〉 ‘광우병’ 편의 김은희 작가 역시 방송 직전 “청와대로부터 압력을 받았다”고 폭로하기도 했다.

Part 3. 각종 소송에 ‘피로감’ 쌓이기도

올해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검찰수사를 비롯해 각종 소송과 반발에 시달려야 했다. 〈PD수첩〉 광우병 보도에 대한 검찰 수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황토팩 중금속 검출 보도를 했던 〈소비자고발〉의 경우 당시 이영돈 CP와 담당 PD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되기도 했다.

 

 

▲ SBS

 

또 SBS 〈SBS 스페셜〉 ‘신의 길 인간의 길’도 논란이 됐다. 기독교의 본질이자 상징인 예수를 본격 조명한 〈신의 길 인간의 길〉에 대해 일부 기독교인들이 기독교의 기본 교리를 훼손했다며 반발했다. 이들은 SBS를 상대로 시청 거부 운동, 불매 운동을 벌이고 주요 일간지에 비방광고를 게재했다. 〈신의 길 인간의 길〉 사태는 결국 방송 후 약 4개월 만에 언론중재위원회 중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언론자유 침해 문제는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다.

Part 4. 대형다큐, 시청자 사랑 한 몸에

대형 다큐멘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사랑을 받았다. 특히 최근 연이어 선보인 KBS, MBC, EBS의 대형 다큐가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또 형식과 소재 면에서도 다양한 시도를 하며 대형다큐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EBS가 약 16억 원을 투입해 만든 〈한반도의 공룡〉은 지난 달 24일~26일 방송에서 평균 시청률 2.9%(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를 기록하며 역대 EBS 다큐멘터리 사상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요청에 지난 달 29일과 30일 재방송을 했고, 이달 22일~24일에도 앙코르 방송이 예정돼 있다.

 

 

▲ EBS

 

약 20억 원을 들여 제작한 MBC 창사47주년특집다큐 〈북극의 눈물〉 역시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12.2%(TNS미디어코리아 기준)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호평도 쏟아지고 있다. 시청자들의 호응에 MBC는 내년 1월 1일 〈북극의 눈물〉 앙코르 방송을 결정했다.

〈차마고도〉에 이어 ‘인사이트 아시아’ 시리즈로 제작된 KBS 〈누들로드〉도 지난 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9.6%(TNS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누들로드〉는 방송 전 8개국에 선판매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내년에도 시청자들이 이러한 대형다큐를 즐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경제위기로 각 방송사들이 제작비 절감에 나섰고, 특히 KBS의 경우 사실상 대형기획 다큐를 대거 축소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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