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V스코프] 제작비의 절반 이상 출연료로 지출
구성원 빼기도 쉽지 않아 제작애로
집단 MC 체제를 앞세운 예능 프로그램이 출연료에 발목이 잡혔다.
'리얼'에 이은 올해 예능계의 키워드는 '집단 MC 체제'. 집단 MC 체제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토크쇼에도 적용되며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MBC 을 시작으로 SBS 의 '패밀리가 떴다'와 의 '1박2일' 등이 모두 여기에 해당된다.
출연료 과다 지출은 집단 MC 체제의 독이 됐다. 현재 는 회당 제작비는 1억3,000만원(이하 한국방송영화공연예술인노동조합 자료)의 제작비를 쓰고 있다.
의 고정 출연진은 총 16명. '패밀리가 떴다'와 '골드미스가 간다'가 각 7명, 9명이다. 여기에는 회당 1,000만원에 육박하는 출연료를 받는 개그맨 유재석과 신동엽, 몸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배우 김수로 예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 결국 제작비의 절반 이상을 출연료로 소비하고 있는 셈이다.
회당 제작비 6,500만원을 쓰는 의 고정 멤버는 6명. 3년 넘게 최고의 자리를 지키며 이제는 멤버 모두가 스타덤에 오른 터라 출연료 부담이 만만치 않다. 역시 6명의 고정 멤버가 출연하는 '1박2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모든 녹화가 스튜디오에서만 이뤄지는 MBC 의 '세상을 바꾸는 퀴즈' 역시 20명이 넘는 출연진의 개런티를 챙겨주느라 등골이 휜다. 출연료 삭감은 반발이 커 함부로 손대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집단 MC 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출연료 비중이 커진 대신 조명 특수효과 등 시설 및 기술 비용을 아끼고 있다. 상대적으로 세트는 부실해질 수밖에 없다. 대본과 상황보다 인물 개개인의 역량에 기대는 부분이 크기 때문에 출연진의 공백이 생기면 타격이 크다. 역시 하하의 군입대 직후 시청률 하락을 경험했다. 작품이 잘 될수록 출연진의 목소리가 커지는 반면 제작진의 고충은 커지는 아이러니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반면 '패밀리가 떴다'의 관계자는 "집단 MC 체제는 대세다. 완벽한 대본과 화려한 무대보다 즉흥적으로 터져 나오는 애드리브와 출연진의 캐릭터가 더 중요하다. 흐름에 맞춰 총 제작비 중 출연료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은 피할 수 없는 결과다"고 말했다.
경제 침체로 프로그램 제작비 절감 움직임이 보이는 속에서도 출연진의 개런티를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맞다는 분석이다.
집단MC체제는 개개인이 아닌 단체로 묶이기 때문에 특정 인물을 퇴출하기도 쉽지 않다. 방송인 김제동 손범수 가수 윤도현 등 외부 MC들이 대거 하차하며 칼바람을 맞는 상황에서도 집단 MC 체제에서 빠져 나간 MC는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MC들이 똘똘 뭉쳐 원형을 유지하려는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몇몇 연예인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퇴출 요구가 빗발쳐도 요지부동이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미 형태를 굳힌 집단 MC 체제에는 새로운 멤버가 합류하기가 힘들다. 기존 구성원을 빼는 건 더 어렵다. 시청자의 반발도 있지만 그 보다는 타 멤버들의 반발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제작진은 울며 겨자먹기로 불필요한 인원까지 안고 가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맨파워'를 동력으로 삼는 집단 MC 체제 프로그램에서 출연료는 '양날의 칼'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