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브라도르와 현 집권당인 국민행동당(이하 PAN)의 후보 칼데론
이런 초박빙 승부는 멕시코의 “사회적 분열과 정치적 양극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잘 보여 준다.
선거운동 기간에 주류 언론은 오브라도르를 “급진 좌파”라고 공격했다.
그가 “빈민 먼저”를 외치며 무상의료, 무상교육,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
재협상 등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또, 우파들은 오브라도르가 “제2의 차베스”라고 떠들어대며 그가 당선하면
멕시코에 혼란과 무질서가 만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군대와 경찰을
동원해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긴장 전략’을 통해 선거를 유리하게
이끌어가려 했다.
예컨대, 지난 4월 PAN 정부는 태평양 연안의 항구도시에서 공장을 점거하고
파업중인 철강 노동자들에게 군경을 투입해 두 명을 살해하고 수십 명에게
중경상을 입혔다. 또, 5월 초에는 멕시코시티 인근 도시에서 경찰이 노점상들을
공격해 1명을 살해했다.
선거결과는 근소한 표차로 여당이 승리했다
멕시코의 부정선거야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번에는 멕시코 국민들의
반감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여당의 재집권을 허락하는 것은 서민경제를 외면했던 폭스 정부와 나프타
12년에 대한 멕시코 국민들의 분노를 '억지로' 눌러 오히려 그 폭발력을
증대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브라보 씨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정치 그 이상의 것으로써, 국민행동당의
신자유적인 자유 시장, 자유 무역 정책과 오브라도르 후보의 보다 평등한 사회,
즉 소수가 부리고 있는 부를 빈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사회에 대한 청사진이
서로 충돌한 것이라고 말했다.
오브라도르 후보가 빈민들의 생활을 크게 개선시킬 것이라고 약속했음에도
불구하고, 빈민들의 상당수는 칼데론 후보에게 표를 던졌다.
멕시코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시민들
그리고 수십만 명의 멕시코 사람들이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에 모여
'대선 재개표'를 요구하였다.
대선에서 승리한 국민행동당의 펠리페 칼데론 후보는 그동안 "자유무역의 원칙을 더 강화해
멕시코의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며 "지금의 나프타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나프타를
'업그레이드'하겠다"고 말해왔다.
[빅토르 수아레스 카레라 의원]프레시안

이번 멕시코 대선에서 '나프타 농업 관련 조항의 재협상'을 민주혁명당의
핵심 공약으로 만들어낸 주역들 가운데 한 명임
.
수아레스 의원은 오랫동안 멕시코의 농업 및 노동 문제, 특히 나프타가 농민과
노동자의 삶에 미친 영향에 대해 고민해 왔다.
한국과 미국이 FTA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수아레스 의원은 "한국과 멕시코의 정치·경제적 상황이 다르니, 내가 한미 FTA에 대해 한국에
이래라 저래라 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면서도 "다만 나프타가 발효한 뒤에
더욱 피폐해진 멕시코의 현실을 들여다보는 것만으로도 한미 FTA가
한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아레스 의원은 "혹시 한국의 국회의원이 한미 FTA 반대에 대한 연대를
요청할 경우 응할 생각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흔쾌히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는 기자에게 '한국 국민들에게 드리는 편지'도 전했다. 이 편지에서 그는
나프타로 초토화된 멕시코 농업의 현실을 '무정부 상태'라고 규정하고, 농업
부문의 이같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소비자 후생이 나아지기는커녕 오히려
후퇴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아레스 의원은 멕시코의 시민들과 농민들이 나프타의 재협상을 애타게
원하고 있음에도 멕시코 정부는 오히려 현재의 나프타보다 더 높은 수준의
시장개방을 의미하는 '나프타 플러스'라는 조약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자유무역 협정이 아니라 독점무역
협정이었다"며 한국 국민들에게 "어떤 무역규칙이 한국의 경제와 사회를
이롭게 할지 숙고해보라"고 조언했다
[한국 국민들에게 드리는 편지]
친애하는 한국 국민들에게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발효된 지 10년 사이에 멕시코의 농업과 농산물
시장은 무정부 상태가 됐습니다.
미국에 대한 식량 의존도는 나프타 이전의 10%대에서 현재 40%로 높아졌습니다.
200만 명의 농민들이 농사를 짓던 땅을 떠나 열악한 근로조건과 너무나
낮은 임금의 일자리만 제공하는 마킬라도라 산업단지로 이주했습니다.
그런 일자리도 구하지 못한 농민들은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고 있습니다.
나프타 협상이 진행되던 당시 멕시코 국민들은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면 미국의 상품들을 싼 값에,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백만 명의 농민들과 중소기업인들이 희생되더라도
소비자 후생이 높아지므로 나프타가 정당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나프타의 혜택이 돌아가는 일은 결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멕시코의 주식인 또르띠야 가격만 보더라도 나프타 발효 직전인
1993년 12월 1Kg당 0.8페소였다가 지금은 7~8페소입니다.
12년만에 가격이 10배로 폭등한 셈입니다.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은 미국 농산품들이 멕시코 시장에 덤핑 가격으로
쏟아지면서 또르띠야의 원료인 옥수수 가격은 끊임없이 하락했는데도 말입니다.
그 이유는 카길과 같은 소수의 미국계 기업들과 이들이 상당한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멕시코 대기업들이 시장을 독점해 농산품 가격을 마음대로
조정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멕시코 정부는 미국시장과 인접한 북부지역에서는 브로콜리, 아보카도 등
일부 농산품의 대미 수출이 비약적으로 증가했다고 선전합니다.
하지만 이런 수출 역시 몇 안 되는 미국계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미국과 FTA를 맺은 지 10년 정도 지난 2002~2003년에 수십만 명의 멕시코
시민들과 농민들이 나프타의 재협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습니다.
또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정부에 나프타의 재협상을 촉구하는 서명을
했습니다. 당시 그들이 했던 요구는 나프타의 농업 관련 규정, 특히 주곡인
옥수수와 콩에 대한 규정을 재검토할 수 있도록 미국, 캐나다 측과 다시 협의를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폭스 대통령과 농림부, 경제부 장관들이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그 약속마저도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멕시코, 미국, 캐나다 세 나라 정부는 '나프타 플러스(NAFTA Plus)'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3국 정부들은 나프타가 체결된 지 15년째인
2008년이면 나프타의 이행의무 사항들이 마무리되므로 나프타를 현재보다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즉 세 나라 경제를 현재보다 더 높은 수준으로 통합하고 역내 교역량을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나프타 플러스의 본질은 멕시코와 캐나다의 정부가 미국 정부의
'반(反)테러 전략'에 순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멕시코 국민과 국회를 속이면서 나라의 통치권을 미국에 맡기자는 것입니다.
나프타 플러스가 체결되면 세 나라의 사회는, 국회는 도대체 어디에
있게 될까요?
이번 대선에서 내가 소속된 민주혁명당이 나프타의 재협상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게 된 배경이 바로 이것입니다. 저는 '자유무역'에 반대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은 카길과 같은 미국계 초국적 기업들의
독점을 보장해주는 '독점협정'이지 결코 자유무역 협정이 아닙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른 무역 모델입니다.
최근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한국 정부와 국민들은 '어떤 무역규칙이 한국 경제와 사회를 이롭게
할 것인지' 숙고에 숙고를 거듭했으면 합니다.
2006년 7월
빅토르 수아레스 카레라 / 멕시코 하원의원·민주혁명당(PR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