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를 중심에 세운 최초의 다큐멘터리. 어떻게든 이슈의 중심에 설 수밖에 없는 영화다. 2008년의 마지막 날로 드디어 개봉일을 확정한 감독과 기획 프로듀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 영화를 만든 이유와 목적은 너무나 명쾌했다.
▶ 1년 이상 촬영, 드디어 개봉

최현묵 생각보다 후반작업이 늦어졌다. HD로 찍고, 내레이션 하는 작업을 처음에 만만하게 봤는데, 아니었다. 김장훈의 스케줄에도 맞춰야 했고. 배급사도 보는 관점들이 조금씩 달랐고. 거절도 당하고, 개봉 시기 맞추는 것도 힘들고, 와이드 릴리스는 해야겠고. 연내에 꼭 개봉해야겠다는 생각은 했었기 때문에 겨울 방학으로 시기를 잡았다. 일단 전국에 다 들어간다. 스크린 100개를 기준으로 해서, 상황을 보면서 조절하기로 했다. 120~150개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 포스터는 심의 과정에서 부분 반려가 됐는데, 개봉이 임박했기 때문에 갑론을박할 시간적 여유가 없어서 그냥 맞춰 가게 됐다. 많이 아쉽다.
▶ 대형 태극기 프로젝트와 독도에 사는 할아버지 이야기
최현묵 이 영화를 만들 때 여러 가지 구성안이 나왔는데, 그 중에서 관객의 눈높이에 맞는 독도 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독도의 역사나 독도의 국제법적인 갈등은 얘기를 해도 와 닿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약간 TV 다큐멘터리 같지 않은가. 정치적인 것은 이미 많이 다루기도 했고. 독도에 사는 김성도 씨 얘기는, 솔직히 독도에 우리나라 사람이 살고 있으며, 손자가 방학 때마다 놀러 가고 하는 사실을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고 있다. 가정이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곳이 삶의 터전이고. 이런 걸 다루어서 독도가 우리 땅이라는 것을, 실효적으로 지배한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
서경덕 그동안 안방에서 우리끼리만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한 100년 동안 부르짖었던 것 같다. 하지만 서경덕 씨와 대학생 문화 동아리 ‘생존경쟁’의 의도는 세계에 알리자는 거였다. 우리 영화의 컨셉트와 일치가 돼서 의기투합하게 됐다. 서경덕 씨가 해외에서 많은 활동을 하니까 DVD를 만들면 해외 문화원이나 교포 사회에도 알릴 수 있을 것 같았고. 결국 독도의 실효적 지배와 독도 홍보의 경쟁력 강화, 이 두 가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버무려 영화의 줄거리로 삼기로 했다.
▶ 눈높이를 어디에 둘 것인가
최현묵 독도 노래 부르고 떠들다가도 뒤돌아서면 허전했을 거다. 나도 그랬고. 그런 것보다는 한 스텝 앞서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얘기 정도면 괜찮지 않을까 했다. 독도를 위해 자기 일도 버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너무 멀지 않나. 너무 멀리 가면 우리가 못 따라 갈 테고. 그래서 굉장히 많이 고민하고 찾았는데, 평범한 대학생들로 이뤄진 동아리의 대형 태극기 프로젝트를 만났다. 지금 생각해도 잘 만난 거 같다. 동아리에 들어오기 전에는 독도 문제에 별로 관심이 없었던 평범한 대학생인데, 시간이 지나면서 그 친구들의 변화된 모습들을 보여줄 수 있었다. 독도에 사는 김성도 할아버지의 아무것도 모르는 손자가 우리 평소의 눈높이라면, 변화하는 그 대학생들이 우리가 바라는 눈높이다. 그들의 변화의 폭만큼 관객들도 변하지 않을까? 변했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이었고, 그 부분에서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
서경덕 중고등학교, 심지어 초등학교까지 가서 강의를 하는데, 그 어린 학생의 질문들이 너무나 심오하다. 너무나 어렵고. 독도 문제는 평생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위기들이다. 대체 어떻게까지 얘기를 들었기에 이런 질문이 나오나 싶다. 내가 어떻게 얘기를 해줘야 그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을까 고민한다. <미안하다 독도야>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야, 죽인다’ 이런 것보다는 ‘내가 독도를 위해서 이런 작은 일부터 시작할 수 있구나’ ‘내가 인터넷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사람들이 굉장히 거창하고 어려운 일로 생각한다. 지난 봄에 김장훈 씨와 <뉴욕타임스>에 독도 광고를 낸 후 8월에 네티즌들이 돈을 모아 주셨다. 그 후 이메일을 받았다. 자신이 510원밖에 안 냈는데, 그게 광고로 나갔다는 사실에 너무 희열을 느낀다 하더라. 사람들은 누구나 독도를 위해서 뭔가를 하고 싶었지만, 어떻게 하는지 방법을 몰랐다. 그것을 전해주는 게 이 영화의 가장 큰 메시지가 아닐까 한다.
최현묵 독도에 관해서는 정부, 학자, 시민 단체 등 각각 해야 할 일이 다 있을 거다. 그럼 이런 영화는, 거창하지만 ‘문화 운동’으로 국한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생각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정부를 혹독하게 비판하는 일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런 걸 원하지 않았다. 그런 생각들은 오히려 독도 다큐멘터리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라고 생각한다. 독도는 반전이 엄청나게 있을 수 없는 문제다. 그것이 한국 땅이라는 데 한국 사람들에게는 이견이 없지 않나. 언론이나 비평하는 사람들은 ‘에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난 그런 걸 깨고 싶었다. 지금까지 방송에서 많이 봐오던 거 아닌가. 그 사소한 것이야말로 다큐멘터리라고 주장하고 싶은 거다. 적어도 독도 문제에 관해서는 한 발 앞서 가는 게 엄청난 변화와 기적을 낳는다고 생각한다. 이 조그만 변화야말로 독도 문제를 해결하는 단초가 된다고 주장하고 싶었다.
▶ 고됨과 고민의 연속
최현묵 가장 힘든 건 ‘이게 맞느냐’라는 거다. 우리가 얘기하고자 하는 것이 온전히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을까? 육체적인 고통이나 제작비는 둘째 문제다. 장르가 다큐멘터리이니, 나도 다큐멘터리를 하기 전에 그에 대한 고정관념이 있지 않나. ‘뭔가 자극적이어야 할 텐데.’ 그래서 많이 찍었던 거 같다. 60분짜리를 250롤 정도 찍었으니까. 감독이 아닌 제작자(그는 지오엔터테인먼트 대표다) 입장에서 봤어도, 이 영화를 한 이유는 명확했다. 승산이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이 영화로 돈을 벌어서 두 번째 독도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그렇게 할 때도 됐다. 독도에 대한 사실은 너무나 명확하다. 독한 시각으로 갈 수도 있으나, 그냥 팩트를 넣고 ‘우리부터’라는 앵글을 들이댄 거다. 그건 선택의 문제다. 그것으로 내가 낮은 그레이드라고 생각 안 한다. 그걸 더 중요하게 생각했다. 정부를 비판할 시간이 없다. 지금도 세계 지도에서 사라지고 있는데, 그건 민간 외교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일 아닌가. 여기에 독도나, 위안부, 미전향 장기수, 이런 것들은 굉장히 조심스럽다. 오직 다큐멘터리로만 존재해야 할 것 같고, 상업적인 공간에 나와서는 안 될 일들처럼 느껴진다. 대중에게 나오는 순간 우리의 의도와 초심은 빛이 바랠 것 같은 생각에 굉장히 많이 주춤거렸다.
서경덕 우리나라 땅인데, 촬영을 하기 위해 몇 번의 도장을 받고 들어가야 하는지 모른다. 문화재청에서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해서 맘대로 들어갈 수 없다. 문화재청, 국방부 등에 다 허락을 받아야 한다. 정말 어려운 점이 많았다. 헬기를 착륙시킬 수 있으면 좀 더 좋은 영상을 담을 수 있을 텐데, 그런 것들도 할 수 없다. 이전에 다른 사람이 최소 한 번이라도 했던 거였다면 이렇게 어렵지는 않았을 것 같다. 처음이라 모든 게 낯설었다. 그래서 시행착오도 정말 많았고. 여기에 자연적인 문제도 많았다. 갑자기 파도가 세어지면 포항에서 울릉도로 가지 못한다. 그래서 3일 동안 포항에서 묶인 적도 있다.
최현묵 독도는 공중파처럼 큰 곳에게는 열려 있지만, 우리처럼 조그만 영화사에게는 열려 있는 공간이 아니다. ‘1박 2일’에서 자장면 해먹는 장면이 나왔는데, 원래 그런 것이 안 되는 곳이다, 독도는. 여기에 “독도 영화 만든다는 사람 많았지만, 하나도 만든 사람 없더라. 그래서 우리도 너희에게 무언가를 해줄 수 없다”라는 시선도 있었다. 공문을 보내도 무시당하고. 우리가 이번 영화에는 못 담은, 다음 영화에 담고 싶은 공문들도 있다.
▶ 큰 변화는 안 바란다
최현묵 독도를 사랑하는 사람들 얘기는 그동안 많이 안 다뤘지 않나. 나도, 보는 사람들도 작게나마 변화했으면 좋겠다. 이후에 제2, 제3의 독도 영화가 나왔으면 좋겠다. 경상북도나 울릉도 같은 곳에서는 이제 좀 잠잠해졌으면 한다. 그들에게는 당면한 문제라 심각하게 생각하겠거니 했는데 좀 조용히 해줬으면 하는 맘들이 있는 거다. 국민들이 많이 떠들어봤자 정작 실속이 없으니까. 그렇게 해봐도 독도가 엄청난 관광지가 되거나 울릉도가 발전하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그들에게 가서 “독도 영화 만드니 행정적으로 편의를 봐주세요” 했는데, 하나도 받지 못했다. 처음엔 섭섭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알겠다. 그래서 영화 내레이션에 넣었다. 마지막 엔딩 크레딧에 나오는 울릉도 학생들의 하는 말, ‘그때만 떠들지 말고 계속해줬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한다.
서경덕 영화를 통해서 독도에 대해 많이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말 많이 놀랐던 게, 이 영화를 찍기 전에는 독도에 관한 최고의 적은 일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영화에 참여하다 보니 그 적은 우리의 무관심이더라. 친구들을 만나도 백이면 백, 1분 이상 독도가 왜 우리나라 땅인지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그냥 ‘우리나라 땅이다’, 좀 나아가면 ‘지리적’ ‘국제법’이라고만 하지 제대로 설명을 못한다. <뉴욕타임스>에 처음 광고를 했을 때가 2005년인데, 광고국에 있는 사람들이 아무도 독도를 몰랐다. 포털 사이트?‘dokdo’라고 쳤을 때 뭐 하나라도 나오면 편안히 일을 진행했을 거다. 그때는 무슨 첩자라는 소리도 들었다. 그래서 나의 광고로 인해 그 광고국의 30여 명이 나중에 독도에 대해 다 알게 됐다. 그랬던 것처럼 영화를 보고 나서 아무 관심이 없던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알려줬다는 것, 무관심한 사람들이 관심 갖게 하는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평범한 대학생이라 하더라도 독도와 관련지어 할 수 있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 영화의 메시지라고 생각한다 출처: MOVIE WEEK 박은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