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와 소형차의 인기가 늘고 있으나, 정작 소비자의 입맛에 맞는 국산차가 드물어 수입 경차 시장이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난 11월 내수판매가 전월 대비 29.3%나 급락하는 등 2008년 하반기 국내 자동차 시장은 꽁꽁 얼어 붙었다. 반면 경차의 인기는 크게 늘었다. 11월 한달동안 기아 모닝은 7596대가 팔렸으며 출시된 지 10년이 넘은 GM대우 마티즈 또한 1898대가 판매됐다.
2008년 11월까지 전국에 등록된 경차는 총 91만3000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83만 3000대)보다 16.1% 증가했다.
차량 구입시 등록세·취득세 면제 공영주차장, 고속도로 50%할인 및 유류세 300원 할인 등 다양한 혜택도 인기에 한몫을 했다.
유럽이나 북미 등 해외에서도 독일 다임러의 초소형차 '스마트(Smart)'와 이탈리아의 '피아트500(Fiat500)' 독일 BMW의 '미니(MINI)' 등 소형차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경차의 인기는 날로 높아지고 있으나 국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은 매우 좁다. 국산 경차로 등록된 차량은 티코, 아토스, 비스토, 마티즈, 모닝 총 5가지의 차량이지만, 현재 판매되는 차량은 마티즈와 모닝뿐이다.
국내 메이커들은 경차나 소형차를 내놓지 않는 이유에 대해 "한국사람은 대형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나 가까운 일본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경차가 있고 연간 자동차 판매량의 35%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의 한 소비자는 "다양하고 예쁜 디자인의 경차가 구매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고 설명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차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가 원하게끔 차를 만든다는 것이다.
유럽 경차 수입업체 스마트코리아 이인석 대표는 "일본산 경차는 좌핸들이 없고 수입에 필수적인 배출가스자가진단장비(OBD)를 갖추지 않아 신차를 수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관련법규가 개정돼 국내 수입된다면 소비자들의 취향에 잘 맞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최근 분당이나 강남 거리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코펜, 휘가로 등 일본산 수입 경차들은 중고차의 형식으로 수입됐다.
국내 정식 판매되는 수입 경차는 독일산 스마트가 있다. 다임러AG에서 내놓은 경차 스마트는 2인승으로 뒷부분이 잘린듯한 짤막한 디자인이 특징인 차다.
연비가 리터당 24km로 매우 경제성이 높은데다 주행성능과 충돌 안전성을 크게 높여 가격이 만만치 않다. 유로NCAP 충돌테스트에서 별5개 만점에 4개를 획득, 국산차 쏘나타와 비슷한 수준의 충돌 안전성을 제공한다. 반자동 변속기에 뒷엔진 뒷바퀴 굴림으로 가속력이 뛰어나고 운전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한 점도 특징이다.
한편, 이같은 소형차 인기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조사들은 당분간 소형차 신차를 내놓을 계획이 없다. 현대차는 내년초 초대형차 VI를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투싼, 쏘나타 후속모델 등을 내놓는다. 기아차도 쏘렌토 후속모델과 대형차 VG를 내놓는 등 SUV 및 중대형차를 차례로 내놓을 예정이다. 유일하게 GM대우가 내년 상반기에 마티즈의 후속모델 '비트'를 내놓을 예정이었지만, 불황을 이유로 하반기로 미뤄진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