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해를 보내며 서울 종로 보신각에는 타종행사를 지켜보기 위해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지난 밤에도 많은 시민들이 모였는데 올해는 보신각 타종행사와 촛불집회가 뒤섞여 버리는 상황이 발생했다. 보신각 타종행사에서 대규모 시위가 있을 것이라는 예상때문에 경찰도 긴장하고 대규모 병력을 대기시켰다. 경찰은 보신각을 중심으로 모여든 시민들을 에워싸는가 하면 비판적인 구호를 외치는 시민들을 한쪽으로 몰아 가기도 했는데 다행히 크게 충돌하는 불상사는 없었다.
◈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사장 하나 바꿨을 뿐인데
31일 밤에 주목받은 것은 KBS의 신년특집방송 타종식 중계. 보신각 타종행사와 모여든 시민들을 방송에 생생히 담아야 하는데 카메라를 돌리면 자꾸 촛불집회의 노란 풍선과 비판적인 문구들이 적힌 깃발, 피켓, 스티커가 화면에 잡히니 어이하리. 이를 피하느라 안간힘을 쓰는 게 역력했다. 시위 군중이 없는 쪽으로 카메라를 돌리고 불량(?)스런 화면을 피하느라 고생 고생한 보람이 있어 화면에 시위 군중의 모습은 제대로 나간 게 없었다.
그런데 문제는 종로 한복판 대형 멀티비젼을 통해서 시민들이 KBS 중계방송을 빤히 지켜보고 있었다는 것. 여기저기서 무슨 방송이 엉뚱한 곳만 비추냐며 아우성이 빗발쳤다. 또 집에서 중계방송을 보던 시청자들도 왜 이렇게 방송이 어색하고 뚝뚝 끊기는 듯 장면이 넘어가고 현장 음향이 어색한가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KBS 시청자 게시판에는 새해 벽두부터 편파방송할 거냐며 거센 항의의 글들이 쇄도.
가장 눈에 띈 것은 자정이 되어 카운트다운을 하면서 풍선을 들고 있던 시민들이 일제히 노란 풍선을 하늘로 날려 보내는 장면. 밤하늘에 노란 풍선이 빼곡이 올라가는 모습은 영상에 담기엔 대박이었다. 그러나 역시 카메라에 잡히지 않았다. 이유는? 찍지 말라 시켰는지 찍어보냈는데 잘랐는지는 모르는 일.
또 비판적인 구호가 적힌 피켓이나 스티커가 화면에 등장하지 않도록 요리조리 피해가며 촬영한 탓에 화면에는 종종 'UT', '라당', 이런 글자들이 언뜻언뜻 나타났다 사라지는 걸 볼 수 있다. 'UT'는 '이명박 정부 OUT'에서 맨 뒤 'UT', '라당'은 '각성하라, 한나라당'에서 '라당' 뭐 이런 식.
그리고 모인 군중들을 오래 비춰주지 않았다. 2초 정도의 스틸컷이 10번 정도, 아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전체 군중을 비추는 앵글이 몇 번 등장한다. 나머지는 사회를 보고 있는 진행자와 초대가수들로 화면을 채우는 수밖에 다른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피켓, 스티커에 적힌 문구가 화면에 등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머리 위에서 아래로 내리꽂으며 찍는 방법도 등장.
박수 소리는 괜찮은데 정부 비판 구호가 너무 커 자꾸 마이크에 잡히니까 박수칠 때는 현장음을 크게 넣고 함성이 들리려 하면 줄이는 식으로 필터링을 하는 건지 음향도 들쑥날쑥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 연설 때는 박수소리가 영 격에 맞지 않아 아무래도 드라마나 녹화 프로그램 더빙에 쓰는 박수소리 효과음을 쓴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들 정도.
네티즌들의 볼멘소리, 요즘 유행하는 "왜 이래 아마추어 같이~~~! 사장 하나 바꿨을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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