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C&중공업 전철 밟아선 안돼
건설 및 조선업의 구조조정 기준이 마련됐다. 채권단은 부채비율과 미분양 규모,수주액 등을 따져 옥석을 가리겠다는 입장이다. 지금부터라도 구조조정을 서두르겠다는 정부와 채권단의 의지 표현이라 생각돼 늦었지만 다행이다.
한국 경제가 이토록 흔들리고 있는 건 두 사업의 부실 탓이 크다. 건설 버블과 조선 호황을 타고 엄청난 돈을 빌려 투자했지만 미분양과 수주 부진으로 심각한 경영난에 빠져 있는 기업이 많다. 살릴 기업은 살리고,죽일 기업은 죽이는 구조조정은 우리 경제의 신속한 회복을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할 비용이다. 그러나 퇴출당하는 기업과 임직원 입장을 생각하면 그 작업은 투명하고 공정하게 처리돼애 한다.또 민간 채권단이 구조조정을 주도하는 것도 맞다.과거 정부 주도의 구조조정은 정경유착 등의 부작용이 많았지만 외환위기 이후 민간 주도 구조조정에서는 그런 일이 별로 없었다.
그러나 원칙은 지키되 속도는 지금보다 빨라야 한다 대통령도 비상경제정부를 선언했듯이 비상한 각오로 구조조정에 임해야 한다.정부는 민간 주도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대한 도와야 한다.얼마전 C&중공업과 같이 채권단이 기업회생을 결정해 놓고도 내부 이견으로 지원하지 못하는 사태가 되풀이돼선 안 된다.채권단 팔을 비틀라는 건 굘코 아니다. 필요하다면 정부가 조율로 해야겠지만 지금 가장 시급한 건 구조조정의 환경 조성이다.조선과 건설은 채무구조가 아주 복잡하다. 이번에도 문제가 됐던 건 선박보증보험과 같은 보증채무를 일반 여신과 같은 채권으로 봐야 하는지의 논란이었다.건설사 역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한 펀드 자금을 일반 채권과 같이 취급해야 하는지,특수목적 법인을 채권단에 포함시켜야 하는지,파생금융상품은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등을 놓고 논란이 많을게 분명하다.
이런 기준을 정하는 문제는 채권단 스스로 할 수 없다. 정부의 몫이다. 그렇다면 정부는 이런 일을 하라고 만들어져 있는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회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 인원 보강은 물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유능한 사람을 앉히는 게 선결 과제다.
2009년 1월 3일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