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앉으나 서나 탄소 배출 “내가 온난화 주범”

김정근 |2009.01.07 08:46
조회 59 |추천 0

 

 

 

 

 

ㆍ[직장인 최씨의 ‘탄소 라이프’]샤워·출퇴근·수입와인 한잔에도 ‘CO2 가득’
ㆍ하루만 13.3㎏… 산업분야 포함하면 33.6㎏

올 12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2012년 이후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정하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가 열린다. 이를 앞두고 정부는 올해 안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설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2억9700만t에서 2005년 5억9100만t으로 2배가량 늘었다. 세계에서 증가 속도가 가장 빠른 것이다.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노력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다. 우리는 하루에 얼마만큼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고 있는지 독신 직장인 최모씨(29·여)의 하루를 들여다봤다.

6일 오전 7시. 알람 시계 소리에 눈을 뜬 최씨는 가습기 전원을 끄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했다. 건조한 겨울철엔 가습기가 필수품이다. 예전엔 수건을 물에 적셔 널어놓곤 했는데 지난달 가습기를 장만한 뒤로는 밤새 켜 둔다. 소비전력 130W급 가습기는 8시간에 447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전기의 60% 이상이 화석연료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에 전기 사용은 곧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샤워를 마친 최씨는 헤어드라이어로 머리를 말렸다. 헤어드라이어는 전기 소비량이 많아 짧게 사용하는 편이다. 1200W짜리 헤어드라이어를 5분 사용할 때 나오는 탄소는 43g. 샤워를 하는 동안에도 85.8g의 탄소가 발생했다. 전기를 이용해 수돗물을 정수하고 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

최씨는 전기 주전자에 물을 끓이고 전자레인지로 즉석밥을 데웠다. 즉석밥은 간편하지만 생산부터 유통, 쓰레기 처리까지 전 과정에서 383g의 탄소가 발생한다. 자동차로 1㎞를 달릴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

최씨는 서울 강서구 가양동 집에서 영등포구 문래동 직장까지 자신의 승용차로 출근한다. 집과 지하철역이 멀어 최근 중고차를 구입했다. 왕복 16.8㎞를 달릴 때 배출되는 탄소량은 3580g.

회사에 도착한 그는 사무실 형광등과 노트북 컴퓨터를 차례로 켰다. 노트북을 10시간 쓸 때 발생하는 탄소량은 258g. 집에서는 전기료 때문에 엄두를 못내던 전기 난로를 사무실에서는 8시간 내내 켜 둔다. 500W짜리 작은 난로지만 8시간이면 1720g의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최근 승진한 동기가 점심을 사겠다며 회사 근처 레스토랑으로 최씨를 데려갔다. 쇠고기 덮밥을 시키고 와인도 한잔씩 마셨다. 쇠고기는 호주산, 와인은 칠레산이다. 수입 식품은 이동 과정에서 비행기를 이용하므로 많은 양의 탄소를 배출한다.

집으로 돌아온 최씨는 세탁기를 돌리고 전기밥솥에 밥을 안쳤다. 1시간 취사에 530g, 보온에도 시간당 20g 정도의 탄소가 발생한다. 전기밥솥·전기 난로·전기 주전자·헤어드라이어처럼 전기를 열로 바꾸는 가전제품은 전력 소모가 많고 탄소도 많이 배출한다.

겨울엔 전기 매트도 쓴다. 220W 전기 매트를 6시간 사용할 때 탄소 배출량은 567g. 도시가스보일러를 사용하는 최씨의 한달 가스요금은 약 4만원. 하루 약 1.74㎥의 가스를 사용하고 3860g의 탄소가 배출된다.

최씨가 하루 동안 배출한 이산화탄소의 양은 모두 13.33㎏. 도시가스 사용과 승용차 출·퇴근이 각각 3.86㎏, 3.58㎏으로 가장 많았다. 전기난로 사용으로 인한 배출량도 1.72㎏이나 됐다.

그러나 실제 배출량은 이보다 많다. 휴대전화 충전부터 쓰레기 폐기까지 일상생활 대부분의 과정에서 탄소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산업 분야를 포함해 12.27t으로 하루 33.61㎏에 이른다.

이유진 녹색연합 기후·에너지팀장은 “차를 타고, 냉·난방을 하고, 물건을 생산·소비하는 일상 생활이 곧 이산화탄소 배출과 직결되기 때문에 우리 모두가 기후 변화의 책임에서 면제될 수 없다”고 말했다.

<최명애기자>

추천수0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