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주도 예외가 아니지요.
아무리 아름다운 공주라고 나이가 들면 아름다움을 잃겠지요.
만약 공주와 결혼한 남편이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했던 공주를 변함없이 사랑해준다면 공주는 늙어도 자신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남편의 사랑을 받으며 행복하게 살겠지만 남편의 마음이 자신을 떠나면 행복할 수 없겠지요.
옛날부터 자신을 평생동안 변함없이 사랑해 줄 남자와 결혼하는 것은 모든 여성의 꿈이었지만 여자를 평생 변함없이 사랑하는 남자는 별로 없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성들은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없겠지요.
만약 외적인 조건은 전혀 보지않고 내적인 조건만 보고 결혼한다면 자신을 평생 사랑해 줄 남자를 만날 수 있겠지만 여자의 마음이란 그럴 수 없겠지요.
자신이 사랑하지 않는 남자가 자신을 평생 변함없이 사랑해 준다고 해서 행복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옛날 어느 나라에 대단히 아름답고 지혜로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왕자가 아니라도 평생토록 변함없는 마음으로 자신을 사랑해줄 남자를 원했지요.
하지만 사람이 마음을 비우면 오히려 뜻하지 않게 모든 것이 최상의 방향으로 흘러 예상하지도 못한 커다란 행복을 만들 수도 있지요.
저의 '변장공주' 이야기는 진정한 사랑을 갈망하는 어느 지혜로운 공주의 사랑과 모험을 담은 이야기입니다.
추한 모습으로 변장한 후에 진정한 사랑을 찾기 위해서 가출한 공주의 모험에 대한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여러 나라에 전해지는 이야기지요.
기존에 전해지는 이야기에 상상의 날개를 펴서 새로운 이야기인 '변장공주'를 탄생시켰습니다.
옛날 어느 나라에 대단히 아름다운 공주가 있었습니다.
공주는 마음씨가 착하여 온 나라의 백성들의 사랑을 받았지만, 공주는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공주의 아버지인 왕이 왕비인 공주의 어머니가 나이가 들자 젊은 후궁들을 더 사랑했기 때문이지요.
공주는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버림받게 되자 몹시 슬펐습니다.
공주는 생각했지요.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도 언젠가는 늙겠지. 나도 늙으면 어머니처럼 남편에게 버림받는 신세가 될지도 몰라. 내가 아파도 늙어도 언제나 나를 사랑해 줄 수 있는 남자를 만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아름다운 여자가 늙으면 남자의 버림받는 것은 여자의 외모만 보는 남자와 결혼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 공주는 여자의 외모보다 마음을 더 중시하는 남자와 결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공주는 우연한 기회에 변장술을 배웠는데, 공주의 변장술은 대단히 뛰어나 아주 못생긴 여자로 변장할 수도 있었고 대단히 아름다운 여자로 변장할수도 있었지요.
여자는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공주는 3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셈이지요.
여자의 외모만을 보는 남자들에 대한 반발 심리가 있었던 공주는 아름답게 보이려고 치장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공주는 나이를 먹을수록 더욱 아름다워져서 공주의 아름다움에 대한 소문은 이웃나라까지 퍼지게 되었지요.
공주가 결혼할 나이가 되자 이웃나라의 왕이 사신을 보내 왕에게 서신을 보냈습니다.
'나의 아들이 당신의 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공주를 흠모하여 결혼하기를 원하니 청컨데 거절하지 마시오.'
서신을 받은 왕은 공주를 이웃나라의 왕자에게 시집보내기로 작정하고 공주에게 자신의 뜻을 알려 주었지만, 만난 적도 없는 왕자와 결혼할 마음이 없었던 공주는 어떻게 해서라도 결혼이 성사되지 않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어느 날 왕이 공주와 맺어주기로 한 왕자가 그녀의 나라에 찾아 왔습니다.
공주는 변장술로 추한 모습으로 변장한 후에 왕자를 만났지요.
공주가 대단히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그녀와 결혼하려고 했던 이웃나라의 왕자는 기가 막혔습니다.
"당신이 아름답다는 소문은 헛소문이었군요. 당신은 아름답기는 커녕 내가 본 여자들 중에 가장 못생겼군요."
"여자에게 못생겼다는 말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왕자님은 모르실거예요. 나와 결혼할 마음이 없다면 아버님께 말씀드린 후에 이 나라를 떠나세요. 저도 저를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할 마음이 없습니다."
"공주, 나의 무례함을 용서하시오. 헛소문 때문에 당신에게 청혼하게 된 것이 화가 나서 나도 모르게 무례를 범했소. 나는 당신과 결혼할 마음이 없으니 그대도 아버지에게 나와 결혼하고 싶지 않다고 말해주시오."
왕자의 말을 들은 공주는 기뻤지만 나중에 왕자가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마음이 변할까봐 그에게 말했습니다.
"나중에 혹시라도 마음이 변하면 어찌 하시겠어요?"
"그럴 일은 절대 없을 것이오. 내가 약속하겠소."
왕자는 공주에게 다시는 결혼 문제로 이 나라를 찾지 않을 것을 약속하고 자신의 처소로 돌아갔습니다.
다음 날 왕자는 신하들에게 말했습니다.
"이 나라 공주가 아름답다는 것은 완전히 헛소문이야. 공주는 아름답기는 커녕 내가 본 여자 중 가장 못생겼더군. 나는 절대로 이 나라의 공주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오."
공주를 본 적이 있는 신하가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왕자님, 예전에 제가 이 나라의 공주님을 뵌 적이 있는데 정말로 아름다운 분이셨습니다. 아마도 공주님이 왕자님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 왕자님을 속이신 것 같습니다. 못생긴 시녀를 공주로 위장한 것이 아닐지요."
신하의 말을 들은 왕자는 자신이 속은 것을 알고 곧바로 공주의 처소로 달려갔습니다.
왕자가 자신을 만나러 왔다는 말을 들은 공주는 다시 추한 모습으로 변장하려고 했지만 왕자가 공주의 시녀들을 물리치고 공주의 처소에 들어와 버리는 바람에 왕자는 공주가 아름답다는 말이 사실임을 알 수 있었지요.
"공주, 제가 무엇을 잘못해서 저를 속이셨습니까? 어째서 못생긴 하녀를 공주로 위장하여 나를 만나게 했지요?"
"저의 목소리를 잊지 않으셨겠지요? 그 날 왕자님이 만난 못생긴 공주는 제가 맞습니다. 단지 분장했을 뿐이였지요. 저는 당신처럼 여자의 외모만 보는 남자와 결혼할 마음이 없습니다. 왕자님은 약속대로 청혼을 취소하여 주세요."
공주의 아름다운 모습에 반한 왕자는 자신이 공주에게 무례한 말을 했던 것을 기억하고 공주에게 용서를 빌었습니다.
"어제 있었던 저의 무례를 용서해 주시오. 하지만 공주가 추한 모습으로 변장하여 저를 속이셨으니 공주 또한 잘못이 있습니다. 공주, 나의 청혼을 부디 물리치지 마시오."
"한 입으로 두 말을 하시는군요. 이미 왕자님은 청혼을 취소하습니다. 너무 늦었으니 그만 돌아가세요."
아름다운 공주와의 결혼이 물거품이 되자 왕자는 그만 무릎을 꿇고 애원했지요.
"공주, 제발 부탁이니 나에게 한 번만 기회를 주시오."
왕자가 무릎끓고 애원하자 마음이 약해진 공주는 왕자를 일으켜 세우면서 자신이 왜 변장을 했는지 사실대로 말했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여자라도 늙으면 남편의 버림을 받게 마련이지요. 저의 어머님도 젊은 시절에는 아버지의 총애를 받았지만 지금은 아버지로부터 버림을 받았지요. 그래서 저는 내가 아파도 늙어도 나를 평생 사랑할 수 있는 사람과 결혼할 생각이예요. 세상에 저보다 아름다운 여자는 많으니 저를 포기해 주세요."
"그렇지 않습니다. 공주, 나에게 당신을 아내로 맞을 수 있는 영광을 준다면 내 맹세코 당신만을 영원히 사랑할 것이오. 내가 만약 맹세를 어기고 다른 여자에게 마음을 둔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오."
왕자의 맹세에 공주는 마음이 흔들렸지만, 그녀는 수많은 남자들이 결혼 전에 한 맹세를 잘 지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왕자의 맹세를 믿을 수 없었지요.
"지금은 그렇게 말씀하셔도 나중에 제가 늙으면 마음이 변하실거예요. 대부분의 남자들은 결혼 전에 한 맹세를 지키지 않지요."
"하지만 공주, 대부분의 남자가 지키지 않는다고 내가 맹세를 지키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하는 것은 나로서는 억울하오. 내가 어찌하면 나의 맹세를 믿겠습니까? 부디 나에게 기회를 주세요. 만약 내가 맹세를 지키지 않는다면 천벌을 받을 것이요."
거듭된 왕자의 맹세에 공주는 왕자에게 기회를 주기로 했습니다.
"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일단 돌아가 주세요. 만약 3년이 지나도 저에 대한 왕자님의 마음이 변하지 않는다면 왕자님의 청혼을 고려해 보겠습니다."
3년을 기다려 달라는 공주의 말을 들은 왕자는 반신반의 하면서도 공주의 뜻에 따를 수 밖에 없었지요.
왕자는 공주에게 작별인사를 했습니다.
"공주의 뜻에 따르겠소. 3년 후에는 부디 나의 공주에 대한 사랑이 영원할 것이라는 사실을 믿게 되길 바라오. 그리고 당신의 아버님께는 3년 후에 다시 찾아 오겠다고 말씀드리겠소."
공주가 말했습니다.
"아버님께 제가 변장했던 사실은 말씀하지 말아 주세요. 그럼 3년 후에 다시 뵙겠어요."
왕자는 공주의 아버지인 왕에게 공주가 자신의 청혼을 3년 후에 결정하겠다고 했으니 공주의 의견을 존중해서 3년 후에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습니다.
공주의 아버지는 왕자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 공주를 불러 물어 보았습니다.
"공주야, 3년 후에 결정하겠다는 왕자의 말이 무슨 말이냐?"
"제가 이웃나라의 왕자님께 3년간의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했어요. 왕자의 사랑이 진정한 사랑인지 지금으로서는 판단하기 어려워서요.
남자란 여자가 젊고 아름다울 때는 여자를 사랑하지만 아내가 나이가 들어 아름다움을 잃으면 변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렇게 버림받는 여자가 되고 싶지 않기 때문에 왕자님이 3년이 지난 후에도 저를 변함없는 마음으로 사랑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만약 왕자님의 저에 대한 사랑이 3년도 가지 않아 변한다면 제가 왕자님에 대한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겠지요.
만약 왕자님의 저에 대한 사랑이 3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다면 청혼을 신중하게 고려해 보겠습니다."
왕은 남자의 마음은 언제 변할지 모르니 3년을 기다려달라는 공주의 생각은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은 공주를 설득하려고 노력했지만 공주는 왕자의 마음이 변한다면 그것은 진실한 사랑이 아니기 때문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말했지요.
공주를 설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왕은 공주를 위해서 억지로라도 왕자에게 시집보내야겠다고 생각하고 공주에게 말했습니다.
"공주야, 너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왕자가 왕이 되면 어찌 한 여자만 사랑할 수 있겠느냐? 왕자는 왕이 될 몸이니 네가 이해하여야 할 것이다. 정말 너의 말대로 한 여자만 평생을 변함없이 사랑해줄 남자를 기다린다면 평생을 기다려도 소용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세상에 그런 남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니 내 뜻에 따라 이웃나라의 왕자와 결혼하거라."
공주는 왕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었습니다.
"아버님, 저는 아버님의 뜻을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세상에 그런 남자가 없다면 차라리 결혼하지 않겠어요. 만약 저를 진정으로 사랑하는 남자가 없다면 결혼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나요?"
공주가 고집을 부리며 왕의 뜻에 따르지 않자 왕은 공주에게 화를 내며 말했습니다.
"나는 너의 아버지이자 이 나라의 왕이다. 공주도 왕인 나의 명령을 어길 수 없으니 내 뜻에 따라 이웃나라의 왕자와 결혼하거라. 내가 직접 왕자에게 다시 편지를 보낼 것이다."
아버지가 강제로 자신을 이웃나라의 왕자와 결혼시키려 하자 공주는 생각했습니다.
'아버님의 명령에 따를 수 없다. 나는 어머니처럼 남편의 버림받는 여자가 되지 않을 것이다. 어머님께 작별인사를 드리고 이 나라를 잠시 떠나있어야 되겠다.'
공주는 왕비인 어머니를 찾아 갔습니다.
"어머님, 저는 아버님의 명령에 따를 수 없으니 잠시 떠나있겠습니다."
공주의 결혼에 관해서 있었던 일들을 시종들을 통해서 상세히 알고 있었던 왕비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공주에게 말했습니다.
"어디로 가겠다는 말이냐? 잘못하다가는 너를 숨겨준 사람도 벌을 받지 않겠느냐?"
"제가 잠시 몸을 의탁할 사람은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아버님도 어쩔 수 없을 것입니다."
왕비는 깜짝 놀라면서 말했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아니라고? 그럼... 설마... 이웃나라 왕자?"
공주는 웃으면서 말했지요.
"역시 어머님은 제 마음을 잘 아시는군요. 저는 변장을 하고 왕자님을 찾아 갈거예요. 변장을 하고 저의 편지를 보여주면 잠시 왕자님께 의탁할 수 있을 것입니다."
왕비는 공주가 지혜롭고 변장술이 뛰어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지요.
왕비는 걱정이 되었지만 공주가 원하지도 않는 결혼을 밀어 부치는 것이 더 걱정되어 공주의 가출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왕비에게 자신의 가출 계획을 밝힌 공주는 계획을 세우기 시작했지요.
공주는 못생긴 소녀로 분장한 후에 공주의 출입증을 가지고 공주의 거처에 자주 들렸습니다.
공주의 호위병사들은 공주가 어디서 저렇게 못생긴 소녀를 만났는지 의문이 들었지만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지요.
한 달이 지나자 왕은 공주를 불러 왕자에게 시집보낼 날짜를 결정했으니 준비할 것을 명령했지요.
공주는 아버지의 뜻에 따르는 척하다가 탈출할 생각이었습니다.
어느 날 밤에 공주는 못생긴 소녀로 변장한 후에 말을 타고 도망쳤습니다.
아침이 되어 공주가 없어진 사실이 알려지자 공주의 호위병사들은 어제 밤에 궁궐을 나간 못생긴 소녀가 공주와 도망친 것이라고 단정하고 왕에게 보고 했지요.
왕은 공주와 함께 행방불명된 못생긴 소녀를 찾을 것을 명령했지만 공주는 밤새 말을 타고 달렸기 때문에 이미 이웃나라 국경에 이르렀지요.
여자는 남편이나 보호자 없이 국경을 넘을 수 없었기 때문에 공주는 국경 근처에 있는 여관에 들어가서 남장을 한 후에 숙박비로 공주가 입었던 옷을 주고 나서 국경근처의 검문을 통과하였습니다.
국경을 통과하여 이웃나라에 도착한 공주는 자신의 나라에서 이웃나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왕자의 기사들을 기다리면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근처에 묵을 곳을 알아 보았지요.
그러다 공주는 우연하게 한 거지 소녀를 만났습니다.
공주가 여관이 있는 곳을 묻자 거지 소녀는 이곳은 도성에서 떨어진 지역이라 귀한 집 여자가 묵을 만한 곳이 없다고 말했지요.
남장을 한 공주는 크게 놀랐지요.
"제가 여자라는 것과 귀한 집 여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지요?"
"당신의 목소리가 여자의 목소리니까요. 그리고 당신의 피부가 너무 곱고 손이 고와 일을 한 흔적이 없는데 왜 모르겠어요? 어째서 가출하셨나요? 아버지가 당신을 억지로 시집보내려고 하세요?"
공주는 거지 소녀가 자신의 처지를 아는 듯한 질문을 하자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그래요. 당신은 어디 살지요?"
"따라오세요."
공주는 거지 소녀가 친근하게 느껴져서 그녀를 따라갔습니다.
거지 소녀가 사는 곳은 아주 허름한 집이었습니다.
거지 소녀가 말했습니다.
"이곳은 저의 아버지가 물려 준 집이예요. 하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에 먹을 것이 없어 동냥을 하고 다니지요. 저는 배운 것이 없어 할 수 있는 일이 없거든요. 그렇다고 해서 남의 노예가 되지는 않을거예요. 남자의 옷을 입고 있는 것이 불편하실테니 제 옷을 드릴께요."
거지 소녀는 낡은 상자에서 여자 옷을 꺼내어 공주에게 주었습니다.
거지 소녀가 준 옷을 보니 거지 소녀 자신이 입은 옷보다 훨씬 깨끗하고 좋아 보였습니다.
공주는 옷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거지 소녀의 호의를 무시하기 어려워 거지 소녀의 옷을 받아 입었지요.
공주는 거지 소녀가 자신이 아껴두었던 옷을 주었다는 생각을 하니 그녀가 친구처럼 느껴졌습니다.
"아가씨, 이거 드세요. 저는 이미 먹었어요."
거지 소녀는 공주를 아가씨라 부르며 먹을 것을 주었습니다.
공주는 하루종일 아무 것도 먹지 않아 배가 고팠기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거지 소녀가 주는 음식을 모두 먹어 버렸습니다.
공주가 먹고 난 후에 거지 소녀를 보니 배고파 보였지만 거지 소녀는 다시 음식을 얻을 수 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요.
공주는 거지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여기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어요. 저의 정보에 의하면 1주일 내에 이 길을 지나갈거예요. 만약 기다리는 사람이 온다면 이곳을 떠나겠어요. 그리고 이곳에서 묵는 값으로 제가 타고 온 말을 드리겠어요."
하루종일 말을 타고 달린 공주는 몹시 피곤하여 밀집으로 만든 침대에 누워 잠을 청하였지요.
밀집으로 만든 침대는 하나 밖에 없었지만 거지 소녀는 공주의 행동을 이해하였습니다.
'귀한 집 따님이 밀집으로 만든 허름한 침대에서 잠을 잘 수 있으셔서 다행이야. 침대를 하나 더 만들어야겠다.'
거지 소녀는 밀집으로 침대를 하나 더 만든 후에 생각했습니다.
'귀한 집 따님에게 남들이 먹던 음식을 줄 수 없다. 아까 전에는 내가 아껴두었던 빵이 있어 드렸지만 이제는 없으니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아야겠구나.'
거지 소녀는 머리카락을 잘라서 팔았습니다.
거지 소녀는 머리카락을 판 돈으로 1주일이나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살 수 있었지요.
공주는 거지 소녀의 머리가 갑자기 짧아진 것을 보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였요.
공주는 거지 소녀가 머리카락을 팔아서 산 좋은 음식을 아무 생각없이 먹었습니다.
거지 소녀가 장만한 음식은 공주가 궁전에서 먹는 것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지만 공주도 이미 고생할 각오를 하고 가출했기 때문에 예상밖의 좋은 음식을 보자 신기한 생각이 들었지요.
'거지 소녀는 어디서 이렇게 좋은 음식을 구한 것일까? 그녀를 동정하는 사람들이 그녀에게 좋은 음식을 주었겠지.'
공주는 거지 소녀의 호의를 고맙게 생각하긴 했지만 음식값으로 말을 주면 된다는 생각에 별로 대수롭게 여기지 않았지요.
공주가 국경에 도착한지 7일이 지났지만 왕자의 기사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8일째가 되었습니다.
아침 일찍 일어난 공주는 거지 소녀가 울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어째서 울고 있나요."
"저는 당신이 기다리는 사람이 1주일안에 이곳을 지날 것이라고 해서 음식을 1주일 분량만 준비했어요. 이제 먹을 것이 없으니 어떻게 하지요?"
"당신이 평소에 먹는 음식을 주세요. 저는 상관없어요."
"아가씨는 모르실거예요. 저는 남들이 먹다 남긴 음식을 먹지만 당신같은 귀한 집 따님이 어떻게 그런 걸 먹겠어요?"
공주는 거지 소녀가 그동안 자신의 먹을 것을 장만하느라고 힘들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자 눈물이 흘렀습니다.
'거지 소녀가 그동안 음식을 장만하느라고 고생했겠구나.'
"이제껏 우리가 먹은 음식은 어디서 난 것이지요? 그걸 준 사람들한테 말을 담보로 음식을 빌릴 수 없을까요? 어짜피 말은 이제 당신 것이이예요."
"말을 저에게 주시면 아가씨는 어떻게 가시려고요?"
'그동안 말을 얻으려고 나한테 좋은 음식을 준 것이 아니었구나. 내가 어리석고 나빴어. 거지 소녀의 진심을 모르다니...'
공주는 웃으면서 말했습니다.
"제가 기다리는 사람은 부자라서 말을 살 수 있을테니 아무 걱정마세요."
거지 소녀는 공주의 말을 듣자 말을 담보로 음식을 구했습니다.
"제 머리카락 값보다 말 값이 백배이상 비싸군요. 이 돈이면 제가 평생을 먹고 살 수 있는 돈이예요.
정말 저에게 말을 주셔도 괜챦겠어요?"
공주는 거지 소녀가 머리카락을 팔아 음식을 장만했다는 사실을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거지 소녀의 친절에 감동이 된 공주는 거지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언젠가 당신의 친절을 보답하겠어요. 여기서 살아야 되는 이유가 없다면 저를 따라 오세요.
저는 이웃나라 사람으로 이 나라의 왕자님께 저희나라 공주님의 편지를 전해주는 임무가 있어요. 공주님의 편지를 제가 가지고 있지요.
자세한 이야기는 지금 할 수 없지만 나중에 다 말해 줄께요. 임무를 마친 후에 공주님을 만나면 공주님이 당신에게 상을 줄 것입니다.
그럼 당신은 이런 거지 생활을 할 필요가 없을거예요. 저를 따라 오세요."
이제 공주는 거지 소녀와 함께 왕자의 기사들을 기다렸습니다.
공주는 예전에 왕자가 자신에게 청혼하러 왔을 때 왕자의 기사들을 본 적이 있었지요.
그들은 특별한 표시를 한 깃발을 들고 다녔습니다.
공주는 궁궐에서 탈출하기 전에 왕자의 기사들이 이곳을 지나서 자신의 나라에 온다고 왕비의 호위기사에게 들었는데, 8일이 지나도 왕자의 기사들이 이곳을 지나가지 않자 당황스러웠습니다.
'어째서 오지 않는 것일까? 지금쯤 왕자도 내가 궁전에서 도망친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
사실 왕자는 공주의 아버지가 공주가 사라진 일을 비밀에 부친 상태에서 공주를 찾았기 때문에 공주가 궁전에서 도망친 것을 알 수 없었지요.
그러니 공주가 궁전을 탈출한지 한 달이 되었지만 왕자의 기사들은 이 길을 지나지 않은 것이지요.
공주는 자신이 사라지면 왕자가 알게 되고 그렇게 되면 왕자가 기사들을 보낼 것이고, 결국 기사들은 이 길을 지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계획을 세웠지만 왕이 비밀리에 공주를 찾으라는 명령을 내렸기 때문에 공주의 계획이 조금의 차질이 생겼던 것이지요.
하지만 한 달이 지나자 왕은 공주가 걱정되어 어쩔 수 없이 이웃나라의 왕자에게 공주가 없어진 사실을 통보하면서 결혼 날짜를 미룰 것을 제안했습니다.
이웃나라의 왕자는 자신의 아버지인 왕이 공주가 자신과 결혼하기 싫어 궁전을 도망친 것을 알게 되면 결혼에 반대할까봐 자신의 기사들에게 비밀리에 공주에 대한 소식을 알아보라고 했지요.
공주가 도망친 일은 이웃나라 왕자와 그의 부하들과 공주 나라의 왕실과 호위병사들만 아는 비밀이었지요.
왕은 공주에 대한 나쁜 소문이 생기지 않도록 비밀리에 공주를 찾았습니다.
공주가 사라졌다는 말을 전해들은 왕자는 기사들과 병사들을 보냈지만 마음이 급해 지름길로 가는 바람에 공주와 길이 엇갈리게 된 것이지요.
하지만 공주의 소식을 들은 왕자의 기사들은 여러 길로 나누어 공주를 찾았기 때문에 마침내 이 길을 지나게 되었지요.
마침내 왕자의 기사들이 지나가자 못생긴 소녀로 변장한 공주는 소리쳤지요.
"잠깐만요. 드릴 말씀이 있어요."
기사들은 못생긴 소녀가 자신들에게 무슨 할 말이 있을까 궁금하여 못생긴 소녀에게 갔습니다.
"공주님의 편지를 제가 가지고 있으니 왕자님을 만나게 해주세요."
대부분의 기사들은 못생긴 소녀로 분장한 공주의 말을 믿지 못했지만 한 기사가 외쳤지요.
"자네들 못들었나? 이웃나라의 공주가 행방불명되는 날에 바로 이 아가씨처럼..."
"저처럼 못생긴 여자가 공주와 없어졌지요?"
"편지를 보여주시오."
"봉투만 보여 드리겠어요."
기사들은 소녀가 왕실에서나 쓰는 아주 고급스러운 장식을 한 편지 봉투를 보여주자 소녀의 말을 믿게 되었지요.
"말을 탈줄 아시오?"
"저는 탈줄 알지만 제 친구가 타지 못하니 마차를 준비해 주세요."
기사들은 못생긴 소녀가 이웃나라의 공주의 편지를 가지고 있다는 말을 믿었기 때문에 두 소녀가 탈 마차를 준비했지요.
공주는 떠나기 전에 말을 팔아서 그동안의 음식값을 계산하려고 했지만 기사들은 공주를 대신해서 밀린 음식값을 지불하였습니다.
마차를 탄 공주는 며칠만에 이웃나라의 왕자가 사는 궁전에 도착하였습니다.
못생긴 소녀로 분장한 공주는 왕자에게 편지를 전해주면서 그동안 어떤 일 때문에 공주가 궁전을 탈출했는지 설명해주었지요.
공주는 예전에 왕자가 보았던 못생긴 얼굴과 다르게 변장했고 목소리를 변성시켜 말했기 때문에 왕자는 공주를 알아 보지 못했습니다.
편지에는 왕자에게 3년을 기다려 달라는 약속을 지켜 달라고 써있었습니다.
왕자가 말했습니다.
"나는 공주의 뜻에 따를 것이요. 내가 공주의 아버님을 만나서 설득할 것이니 공주에게 걱정하지 말고 궁전으로 돌아가라고 전해 주시오."
왕자의 말을 들은 공주는 대단히 기뻤습니다.
"공주님도 왕자님의 결정에 기뻐하실 것입니다."
"내가 내일 공주의 아버님을 만나러 떠날 것이오. 그대도 나와 함께 가지 않겠소?"
"왕자님의 뜻에 따르겠습니다. 한 가지 청이 있는데 저와 함께 온 소녀는 제 친구니 그녀도 데려가 주세요."
이렇게 해서 공주는 왕자와 함께 자기 나라로 돌아오게 되었지요.
공주는 벌써 자신이 왕자의 아내가 된 것같은 착각이 들었습니다.
왕자는 왕을 만나 말했습니다.
"전하, 공주가 궁궐을 떠난 이유는 저 때문이니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하겠습니다. 전하께서도 공주의 뜻을 존중하여 3년 동안의 시간을 주시기를 청합니다. 저는 3년동안 공주에게 저와의 결혼에 대해서 생각할 여유를 주기로 약속했습니다. 왕자인 제가 공주에게 한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면 제가 어찌 공주를 존중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제가 공주를 존중하지 않는다면 제가 어찌 공주를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까? 만약 공주가 3년 후에 저의 청혼을 받아준다면 저는 목숨을 바쳐 공주의 행복을 지킬 것입니다. 하지만 공주가 저의 청혼을 거절한다고 해도 저는 공주의 뜻에 따를 것입니다."
왕은 왕자가 이렇게까지 말하는데 공주에게 결혼을 강요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자네의 뜻이 그렇다면 공주의 의견대로 3년을 기다리겠네."
이렇게 해서 공주의 뜻은 받아들여졌지만 공주는 지금 자신을 드러낼 수는 없었지요.
'내가 변장하여 왕자를 속이고 왕자에게 편지를 준 것을 왕자님이 아시면 안된다. 내가 변장으로 왕자를 속인 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지만 왕자님에게는 비밀로 해야 된다.'
못생긴 소녀로 변장한 공주는 왕자에게 작별을 고했지요.
"저는 이제 여기서 공주를 기다리겠습니다. 왕자님은 살펴 가세요."
왕자는 못생긴 소녀로 분장한 공주에게 작별인사를 하면서 공주를 만나면 자신의 진심을 전해 달라고 부탁하였지요.
왕자가 떠나자 공주는 거지 소녀에게 말했습니다.
"그동안 여러가지로 정말 고마웠어요. 놀라지 마세요. 제가 바로 공주예요. 저는 변장술을 배워 못생긴 여자로 변장할 수 있지요. 그동안 속인 것은 만약 당신이 내가 공주라는 것을 알면 불편하여 왕자가 눈치를 채실까봐였어요. 저는 당신을 저의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니 이제 당신은 저의 모든 기쁨과 행복을 함께 누려요."
공주는 분장을 지우고 몰래 왕비의 처소에 들어갔습니다.
왕비의 호위병들은 공주를 보자 놀라면서도 기뻐하였지요.
"아버님께 제가 돌아온 것을 잠시만 비밀로 해주세요. 먼저 어머님을 만나겠습니다."
공주를 본 왕비는 몹시 기뻐하였지요.
공주가 어려운 여행을 무사히 마쳤을 뿐 아니라 원하던데로 3년 후에 왕자와의 결혼을 결정할 수 있게 되자 왕비는 공주의 지혜와 용기에 감탄하였습니다.
"네가 무사히 돌아온 것을 보면 전하께서도 기뻐하실 것이다. 공주야, 너한테 말해줄 정말 기쁜 소식이 있단다. 전하가 요즘 나의 처소에 자주 들리신다. 처음에는 너의 대한 걱정과 결혼에 대한 이야기 때문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하루도 빠짐없이 나의 처소에 오신단다. 모두 공주 네 덕분이다."
공주의 아버지는 공주가 가출하자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공주가 저렇게 자신을 평생 사랑해 줄 남자를 애타게 찾는 것을 보니 왕비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되었지요.
'왕비의 마음도 공주의 마음과 같겠지. 내가 평생 변함없는 마음으로 자신을 사랑해주기를 바라겠지.
궁궐에는 후궁들이 많아 왕비만 생각할 수는 없지만 매일 왕비를 찾아가 위로해 주어야겠다.'
이렇게 생각한 왕은 왕비의 처소에 매일마다 들렸습니다.
왕비의 말을 들은 공주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찾아 너무 기뻤습니다.
'이게 모두 왕자님이 3년을 기다려달라는 나의 청을 들어주었기 때문이다. 왕자는 자존심을 굽히면서까지 나에게 무릎끓고 청혼했을 뿐만 아니라 3년이나 기다려달라는 나의 청도 들어주었으니 나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그의 사랑이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지는 두고 봐야할 것이다.'
공주는 3년 후에도 자신에 대한 왕자의 사랑이 변하지 않는다면 왕자의 청혼을 받아들이기로 결심했지요.
공주는 왕을 찾아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공주가 무사하게 돌아온 것을 본 왕은 기뻐서 공주의 가출을 나무라지 않고 용서해 주었지요.
왕은 왕자의 의견에 따라 공주가 원하지 않는다면 이웃나라 왕자의 청혼을 3년 후에 거절할 수도 있으니 다시는 가출하지 말 것을 공주에게 명령했습니다.
왕자와 공주가 약속한 3년이 되자, 왕자는 공주의 나라에 다시 찾아와 공주에게 청혼했습니다.
"지난 3 년 동안 나는 매일밤마다 당신에 대한 나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를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했소. 만약 공주가 나의 청혼을 받아준다면 내 평생 공주만을 사랑하여 공주가 아프거나 늙어도 영원히 사랑할 것이라고 맹세하겠소. 부디 나의 청혼을 받아 주시오."
공주는 왕자의 말을 반신반의 하면서도 믿고 싶었지요.
"왕자님의 청혼을 받아들이겠어요."
이렇게 해서 왕자와 공주는 마침내 결혼하게 되었고 거지 소녀는 왕자의 손님으로 초대되어 공주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공주는 왕자와 결혼한 후에도 못생긴 여자로 변장하여 거지 소녀와 함께 여행을 다니면서 가난한 사람들을 도와주었습니다.
백성들은 마음씨 착한 공주를 사랑하였고 공주에게 변장공주라는 애칭을 붙여 주었지요.
공주가 왕자와 결혼한지 10년이 되었습니다.
왕자는 아버지에 이에 왕이 되었지요.
왕자는 왕이 된 후에도 공주만을 사랑하였고 그의 사랑은 그의 맹세처럼 공주가 늙은 후에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왜냐하면 왕자가 3 년을 기다리면서 항상 애절한 마음으로 공주를 생각했기 때문에 결국 공주의 외모뿐만 아니라 공주의 마음까지도 사랑하게 되었으니까요.
공주의 슬픔은 그의 슬픔이 되었고 공주의 행복은 그의 행복이 되었지요.
사랑은 인간을 변화시킨다는 말처럼 왕자의 공주에 대한 애절한 사랑이 왕자를 변화시킨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