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내년 상반기에 여성을 전면에 내세운 대하사극을 편성했다.
KBS는 1월 3일부터 80부작 주말극 ‘천추태후’(연출 신창석)를. SBS는 2월 50부작 ‘왕녀 자명고’(연출 이명우)를 방영하고 MBC는 5월 중순 50부작 ‘선덕여왕’(연출 박홍균)을 방영한다. 모두 역사속의 ‘여장부’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작품으로. 이 사극들의 여주인공들은 기존 사극의 여인들과는 ‘노는 물’이 다르다.
KBS 2 드라마 ‘천추태후’는 ‘대고려국 건설’이라는 이상을 품고 거란의 침략에 맞섰던 여걸 천추태후(채시라)의 일대기를 다룬다. 태후는 궁중에서 암투를 벌이는 소극적인 여성이 아니다.갑옷을 입고 말을 탄 채 전장을 누비며 외교와 정치에서도 거침없는 발언이 특징이다. 기상과 포부가 기존 사극 여성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진취적이다. 동시대의 영웅 강감찬과 서희 못지않다.
SBS의 ‘왕녀자명고’는 ‘낙랑 공주와 호동 왕자’의 설화를 바탕으로 한 사극으로 여성무협사극을 표방했다. 낙랑공주의 언니인 자명공주(정려원)이 주인공으로 낙랑을 재건하기 위해 노력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자명공주는 잔 다르크 같은 인물로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지키기 위해 첩보원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승마나 무술에 출중한 여장부로 그려진다.
신라의 삼국통일 기반을 닦은 최초의 여성 임금 선덕여왕의 생애를 그린 MBC 드라마 ‘선덕여왕’ 역시 주인공이 여성이다. 덕만이라는 여자 아이가 온갖 시련과 시험을 거치며 여왕에 오르게 되는 내용으로 선덕여왕 역에 이요원을. 그의 정적인 ‘미실’ 역에 고현정이 캐스팅됐다. 미실은 뛰어난 미모의 후궁 출신으로 진흥왕. 진지왕. 진평왕을 모시며 진지왕의 폐위까지 주도했던 막후의 권력자다.
이들 사극의 여걸들은 그동안 사극에서 보여진 남성 캐릭터의 대업을 돕는 보조적 역할에서 벗어나 주체적으로 나라의 명운을 고민한다. ‘천추태후’의 연출을 맡은 신창석PD는 “역사속 여걸들은 신사임당 같은 여성상을 원했던 조선시대를 거치며 역사적으로 축소·왜곡됐다”며 “남성 못지않은 능력과 야망으로 운명을 주체적으로 개척한 여성들의 재조명이 필요하다. 특히 요즘 우리 사회는 남성 위주의 틀을 깨고 뻗어나가려는 욕구가 있다. ‘여걸 사극’들이 그러한 여성들의 마음을 충족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