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조 (벌칙) ①공익을 해할 목적으로 전기통신설비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통신을 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익을 해할 목적'이란 규정이 문제가 되는 것은 전에 쓴 글(링크)에서 알려드렸으니 넘어가도록 하고, 이번에 문제가 되는 것은 '허위의 통신'이란 규정입니다. 보수우익님의 주장에 따르면, '허위의 통신'과 '허위사실 유포'는 다릅니다.
'허위의 통신'에 대한 개념 규정은 '전파법'과 '군용전기 통신법'에 나타나 있습니다. 각 법의 규정을 인용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3. 전파통신에 지장을 초래하는 혼신방해통신, 불요통신, 허위통신의 감시 및 조치
군용전기통신법 제19조 (통신취급의 거절 및 허위통신죄)
군용통신사무에 종사하는 자가 정당한 사유없이 통신의 취급을 하지 아니하거나 이를 지연시켰을 때 또는 허위의 통신을 행하였을 때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여기서 나타나는 허위의 통신은 말 그대로 '가짜 통신'입니다. MBC인척하고 라디오 주파수를 쏘는 것을 말하는 것이죠. 요즘 인터넷으로 따지자면 '피싱 사이트'나 '인터넷 사기 사이트', '가짜 청와대 홈페이지' 같은 것을 말합니다. '허위 사실을 유포하는 통신' 같은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이야기입니다.
이 주장이 어느 정도 신빙성을 가지는 것이, 해당 법령(링크)을 직접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전기통신기본법은 주로 통신의 '내용'이 아닌 '통신 설비, 통신망'을 대상으로 하는 법이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소프트웨어'가 아닌 '하드웨어'를 주로 다루는 법률입니다.
이런 법에서, 갑작스럽게 '허위의 통신' 부분만 '통신에서 다루는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 조금 이상하지 않나요?
물론 구체적인 법 해석은 사법부에서 이뤄져야 합니다. 하지만 '보수우익'님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미네르바는 있지도 않은 조항(허위사실유포)에 근거해 잡혀간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미네르바가 '청와대 사칭 사이트'를 만들어서 '가짜 공문을 게시'했다면 모를까, 사법부 역시 무리하게 저 조항을 적용했다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울 겁니다.
현재까지 맨 위의 전기통신기본법 47조 1항에 걸려서 재판이 진행된 경우는 모두 3건(미네르바 제외)입니다. 하나는 휴교 문자 메세지 건, 무죄였습니다. 다른 하나는 전경의 진압 거부, 벌금 700만원 나왔습니다. 마지막 하나는 여대상 사망설 유포, 징역 10월이 판결됐습니다. .. 이런 사례로 볼때, 법원은 분명 '허위의 통신'을 '허위 사실 유포'로 해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법의 개념 규정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는 이상, 최소한, 사법부는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허위의 통신' 개념이 어떤 것인지를 먼저 명확하게 밝혀야만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