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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까 당신이 내 옆에 있었으면 해

김세미나 |2009.01.21 09:54
조회 73 |추천 0


"10대 땐 무슨 생각을 했어요?"

 

 

"20대가 되길 바랐어"

 

"20대 때는 30대가 되길 바랐나요?"

 

 

 

"그래, 그랬어. 어떻게 알았어?"

 

"........."

 

"10대 땐 20대가 되면, 20대 땐 30대가 되면 막막하고 불안한 마음이 치유되리라, 생각했거든.

무엇인가 든든한 것이 생겨서 아슬아슬한 마음을,

늘 등짝에 멍이 들어 있는 것 같은 마음을 거둬가주리라,

그렇게 부질없이 시간에 기댔던 것 같아.

 

20대의 어느 대목에선가는 20대가 참 길다고 생각하기도 했지.

격정은 사라져도 편안해지리란 이유로 어서 나이를 먹었으면 했어.

 

서른이 되면 혹은 마흔이 되면 수습할 길 없는 좌절감에서 빠져나오지 않겠는가.

살아가는 가치 기준도 생기고 이리저리 헤매는 마음도 안정이 되지 않겠는가.

 

그때쯤이면 어느 소용돌이에도 휘말리지 않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지지 않겠는가."

 

 

"그런데요?"

 

 

"어리석었어.

무슨 생각으로 흘러가는 시간에 기댔을까.

시간은 밤에 문득 잠이 깨서 그저 가만히 누워 날을 새게 하거나,

현재진행형의 일들을 문득 지워버리고

집으로 돌아와 자버리게 하거나 했을 뿐이었다는 생각이 들어.

 

평화로워지기는 커녕

이제는 무슨 일을 시작해도

실패를 하면

그 실패의 영향이 내내 앞으로의 인생에 상처로 작용하게 될 것 같아 살얼음판을 딛는 것같이 조심스러워.

 

어쩌면 인간이란 본래 이런 것일까?

 

본래 어느구석이 이렇게 텅 비어있고,

 

평생을 그 빈곳에 대한 결핍을 지니고 살아가게 되어 있는 것일까?"

 

 

그가 나를 깊이 껴안았다.

 

 

"그러니까 당신이 내 옆에 있었으면 해...........당신과 함께 있는

이런 분위기가 좋아. 정서적으로 안정이 돼."

 

그가 나를 더 깊이 껴안았다.

 

 

기차는 7시에 떠나네

 

신경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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