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갈피

"용산 참사자분들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 "

박성수 |2009.01.26 03:53
조회 108 |추천 1


내 가족의 안녕과 행복을 위해 지켜온 터전이 위협받고 있는 상황에서 생존권을 지켜나가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것인가? 돈없고 힘없는 사람은 자신의 주장 또한 지켜나갈 수 없단 말인가? 도대체 그들이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

 

며칠 전 용산에서 있었던 경찰특공대에 의한 철거민들의 사망 소식은 개발 독재시대를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자들에 대한 분노를 한층 더하게 만들었다. 생존권을 사수하려했던 철거민들에게 전경도 모자라서 경찰특공대를 투입한 경찰의 대처는 과연 옳았는지 생각해 볼 대목이다. 공권력이란 국가 또는 우월한 의사 주체로서 국민에 대하여 명령, 강제하는 권력이나 그 권력을 행사하는 국가주체라고 정의되고 있다.

 

그렇기에 공권력의 투입은 언제나 정당성과 최소한(?)의 공정성이 보장되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최소한의 공정성이란 누가 생각해도 당연하다는 사회통념에 준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강도, 강간, 살인 등 갖은 악한 범죄를 통해 구속됐던 자가 탈옥을 하여 한 가정을 볼모로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한다고 했을 때 공권력이 투입되어 이를 진압하는 것은 정당할 것이다. 또한 테러리스트가 국가와 정부의 붕괴를 목표로 두고 청와대에 잠입하였다면 이 역시 공권력이 투입되어 진압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이 명시한 민주국가 그리고 국민 개개인의 행복추구권을 보장한다는 이 나라에서 자신의 삶의 터전을 잃은채 거리고 내 몰리게 생겼다면 과연 그 누가 자신의 주장을 말하려 하지 않겠는가? 무엇이 그들을 죽음으로 몰았단 말인가? 합법한 집회와 시위가 그렇지 않았기에 권력은 그들을 죽음으로 몰아 부친 것이 과연 정당할 수 있는가? 어떤 방법을 통해 그들이 자신의 주장을 마음껏 펼칠 수 있고 합법적인 시위를 보장받을 수 있단 말인가? 왜 그들의 주장과 요구에 대해 사전에 진심으로 관심을 갖지 않았는가?

 

그들이 힘없고 돈없는 사회 뒷편에 적당히 그늘져 있는 자들이기에 적당한 폭력과 강경한 진압이면 그들의 목소리를 짖누를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은 아닌가? 그리고 검찰은 철거민들의 무고한 죽음에 대해 왜 공정한 수사를 진행하지 않고 편파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가? 과연 정부와 경찰특공대의 투입을 최종 결정한 서울지방경찰청장의 행동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단 말인가?  

 

예전 군사정권 시절 우리 국민은 공권력의 난무를 체험하였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국가보안법을 통해 무고한 사람이 구속되었다. 당시 알권리가 보장되지 않았던 국민들은 정부의 말을 믿을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내 다정한 이웃이 어느 순간 빨갱이가 되는 꼴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리고 서로가 피해자와 피의자가 되어 적당히 내 이웃을 비방하지 않으면 내가 잡혀갈 지 모르는 녹화사업의 일환인 삼청교육대에 가지 않기 위해 이웃사촌을 고발하고 비방하는 촌극의 80년대를 지내왔다.

 

그리고 직선제 개헌 등 제 9차 헌법이 개정되고 벌써 20년이 지난 이 시간 우리 국민은 다시 부활한 참담한 공안정국에서 살고 있다. 얼마 전 미네르바의 구속으로 국민에게 표현의 자유를 박탈한 이 정권에서 이번에는 과거 공안정국(군사정권)에서도 흔치 않았던 공권력 투입을 스스럼없이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사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선량하던 그렇지 않던지 이미 우리 국민은 국가로부터 구속되어 있다는 것이다. 누란의 경제위기로 고통받고 있는 국민에게 이 정권은 국민에게 풍요로운 미래의 청사진이 아닌 더 많은 자유억압을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이 정권의 수뇌들에게는 "넌 잠자코 일만해. 그렇게 지내다 보면 혹시 잘 살수 있을지 몰라."라는 개발독재 시대의 추억이 지독히 그리운가 보다. 눈을 가리고 입과 귀를 적당히 막아 놓고 국민을 일개미로 실컷 부려먹고 그를 통한 번영은 정부의 능력으로 포장하던 그 시절을 말이다.    

 

13세기 영국의 한 영주의 아내였던 고다이버는 농노들에게 가혹한 세금을 물리는 자신의 남편에게 세금을 낮춰줄것을 간청했지만 영주는 "만약 당신이 내일 아침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영지를 한바퀴 돈다면 세금을 내려주지."라는 대답을 듣게 된다.

 

그리고 다음 날 고다이버는 벌거벗은 채 말을 타고 영지를 한 바퀴 돌았다고 한다. 이에 감동한 농노들은 창에 커튼을 친 채 그 누구도 밖에 나가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자신들을 향한 고다이버의 숭고한 사랑에 존경을 표했다고 한다.

 

지금 이 시점 이 정권에게 필요한 것은 고다이버가 보여 주었던 진심으로 국민을 사랑하고 섬기는 행동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우리에게 필요한 고다이버는 언제쯤 다시 우리곁으로 다가올 지 그 먼 미래를 고대하며 용산 시위 현장중에 사망하신 분들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 고히 편한 곳에서 행복한 영생 누리시길... ...

 

- 박성수 -

추천수1
반대수0

공감많은 뉴스 시사

더보기

뉴스 플러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