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용역업체 공조 의혹 철저히 규명하라
용산 철거민 진압에 나선 경찰이 용역업체와 보조를 맞추며 합동작전을 벌였음을 보여주는 구체적 정황이 드러났다.민주당 김유정 의원이 서울경찰청으로부터 제출 받아 공개한 경찰의 무전기록이 그 증거다.여기에는 "경 넷(경찰 4명)과 함께(진행중).일팔(알았다)"이라는 말이 15초 간격으로 두번 나온다. 무전용어가 끼어있지만 의미는 명확하다. 외부인 진입을 막기 위해 농성자들이 설치해놓은 용접 장애물을 용역업체 직원들이 해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교신이 진실이라면 우리 경찰은 특정 용역업체와 한편이 되어 공권력을 편파적으로 행사했다는 뜻이 된다. 명백한 권한 남용으로 엄중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사안이다.경찰은 "용산 경찰서 경비과장이 서울 경찰청에 보고할 떄 어둡고 어수선한 상황에서 오인한 것"이라고 해명하지만,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아무리 어둡다고 해도 우리 편 (경찰)인지 외부인 (용역업체직원)인지도 구분 못한다는 말인가. 경찰특공대까지 투입한 작전을 그렇게 허술하게 진행한단 말인가. 경찰 말대로 오인했다고 치자. 문제의 시정장치(잠금장치)는 농성장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이다.특공대의 투입로를 열어주는 이 결정적 임무를 경찰이 아닌 외부인이 수행해도 괜찮다는 뜻인가. 보고하는 용산서나 보고 받은 서울경찰철이나 이에 대해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는 것을 보면 유사한 작전 때마다 이런 식의 용역업체 공조가 예사로 있어온 것은 아닌지 의심이 간다.
결국 경찰은 문제의 교신이 오인에 의한 것이든 아니든 책임을 피할 길이 없다.과잉진압 외에 또 다른 죄과가 씌워진 셈이다.따라서 검찰은 경찰의 진압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하나 하나 되짚어가며 철저하게 파헤칠 필요가 생겼다. 경찰이 용역업체와 유착하지는 않았는지, 진압작전 때 공조체제는 누가 어떻게 지시해 이뤄졌으며 그 책임소재는 어디에 있는지 낱낱이 밝혀내야 한다. 이를 위해 이번 진압작전을 승인한 김석기 서울경찰청장을 비롯해 지휘 라인에 있는 경찰 간부에 대한 조사는 당연히 필수다.
2009년 1월 28일 경향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