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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화점 - 결국은 비밀과 거짓말

윤관희 |2009.01.29 01:12
조회 254 |추천 0

 

집착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질투가 관계를 어디까지 무너뜨릴 수 있는지

 

그 극단을 보게 한 영화, 쌍. 화. 점

 

내심 색,계의 아크로바틱 정도를 예상했으나.. 생각보단 밋밋했던 영화, 쌍. 화. 점

 

(친구 J양은 동성간의 키스장면이 충격적이었다고 했으나 난.. 그저.. 그냥.. 그랬음 ㅡ.ㅡ;;)

 

사실.. 이성간의 애정신도 그다지.. 뭐.. 야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음.. (헉~ 위험한 발언인가??)

 

그 보다도 영화를 보는 내내 생각한 것은 왕과 호위 수장 무사와의 관계가 과연 '동성애'라고

 

규정지을 수 있는 관계인가 하는 것이었다.

 

왕과 홍림의 관계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사랑'의 관계가 아닌 그야말로 '충'을 바탕으로 한

 

명령과 규율의 관계에 가깝고, 그것은 마치 (내가 영화 보면서도 SJ에게 말했지만)

 

지금도 지겹게 보고 있는 드라마에 등장하는 재벌가의 철 없는 도련님과 철 든 가난한 아가씨와의 관계

 

비슷하기도 하다.

 

게다가, 그 사랑은 심지어 권력자인 왕의 외사랑이다.

 

(이 대목에서 자꾸만.. 자꾸만... '발리에서 생긴 일' 의 장면들이 겹쳐 떠올랐다는 ㅜ.ㅜ)

 

그러니까 말하자면 사실 이 영화는 동성애 영화가 아니라

 

홍림과 왕비간의 사랑, 즉 이성애 영화인 것이다.

 

게다가 , 또 그 사랑은 서로에게 '첫' 사랑이다.. 휴.........

 

 

자.. 보자.. 유하감독의 전작들을..

 

'말죽거리잔혹사' .. 한 축은 '폭력'이고 다른 한 축은 '첫사랑'이다

 

'비열한거리' 역시 한 축은 '폭력'이고 다른 한 축은 '첫사랑'이다

 

'쌍화점' 보자보자보자... 역시 한 축은 '폭력'이고 다른 한 축은 '첫사랑'이다

 

그런데 감독은 그 첫사랑의 감정을 세밀하게 설명해 주지 않는다.

 

물론, 첫사랑이라는게 어느 날, 문득, 예고없이 불쑥 찾아오는 것이긴 하지만

 

이건.. 너무 불친절한 감정의 흐름이라.. 사실 나는 잘 이해가 안 됐다.

 

홍림의 왕비에 대한 마음이 욕정인지 애정인지 , 홍림에 대한 왕의 마음이

 

소유욕인지 애정인지, 홍림은 정말 왕을 한 번도 사랑한 적이 없는 것인지..

 

 

 

한가인..이보영.. 송지효.. 는 결국

 

권상우.. 조인성.. 또 조인성...의 반짝이는 브로치 같은 느낌이라는거다.

 

송지효가 아무리 눈을 부릅뜨고 목소리를 깔아도

 

조인성의 눈물 한 방울에 다 묻히고 만다..

  

 

 

욕심 내다 보니 이야기가 자꾸만 곁으로 흐르는 느낌이 .. ㅡ.ㅡ

 

고려가요 '쌍화점'을 기억하시는지..?

 

그래. 우리가 그 '남녀상열지사'의 대표작으로 외웠던 그 쌍화점 말이다..

 

그런데, 사실 국문학을 전공하다보니 그 쌍화점이라는게

 

과연 '남녀상열지사'이지만은 않다는 것을 알게됐다

 

고전시가론 시간에 내가 생각했던 '쌍화점'은  남녀상열지사 가 아니라

 

'말하면 안 되는 비밀' 관한 노래라는 것이다.

 

'말하면 안 되지만.. 말하고 싶은.. 비밀.. 그 비밀과 거짓말에 관한 노래..

 

내용을 보면 알 수 있다...

 

 

쌍화점(雙花店)

 

만두집에 만두 사러 갔더니만
회회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가게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광대 네 말이라 하리라
더러둥셩 다리러디러 다리러디러 다로러거디러 다로러
그 잠자리에 나도 자러 가리라
위 위 다로러 거디러 다로러
그 잔 데 같이 답답한 곳 없다 (난잡한 곳이 없다)

 

삼장사에 불을 켜러 갔더니만
그 절 지주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절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새끼 상좌 네 말이라 하리라
......

 

두레 우물에 물을 길러 갔더니만
우물 용이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우물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두레박아 네 말이라 하리라
.....

 

술 파는 집에 술을 사러 갔더니만
그 집 아비 내 손목을 쥐더이다.
이 소문이 이 집 밖에 나며 들며 하면
다로러거디러 조그마한 시궁 박아지야 네 말이라 하리라

 

 

두 명의 화자 중 첫번째 화자는 반복해서 말한다

"이 소문이 밖에 나기만 하면..." 하고..

 

하하하..

 

그러나 우리는 이 노래를 부르는 순간 알 수 있다.

 

이건

 

"야~ 너 이거 아무한테도 말하면 안된다~ 이거 아무도 모르는 비밀이야~"라고 말하는

 

'비밀'의 이중적 속성을 여지 없이 보여주는 대사이기 때문이다 .

 

 

왕은 .. '이 엄청난 비밀' 을 알고 있는 자들을 모조리 죽인다..

 

그리고,

 

'그 엄청난 비밀'의 당사자인 왕과 홍림도 결국은 죽는다

 

하지만,

 

'그 엄청난 비밀'의 또 다른 당사자인 왕비는 살아남아

 

그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간직하며 살아가게 될 것이다.

 

심지어는 그 비밀의 증거를 평생 눈으로 보며 살아가게 되겠지..

 

그래서 결국 비밀은 '거짓말'의 탈을 쓰고 밖으로 나게 되겠지..

 

 


 

비밀.. 비밀.. 결국은.. 내가 당신에게 하고 있는 거짓말...

 

'한 번도 사랑한 적 없노라'는 거짓말

 

혹은

 

'여전히 당신만을 사랑하고 있노라'는 거짓말

 

또는

 

'나는 당신에게 아무런 비밀이 없노라'는 거짓말..

 

당신이, 당신에게 이 순간에도 하고 있는 거짓말..

 

'비밀이야~'라는 '거짓말' 로 여전히 순간을 속이고 있는

 

당신.. 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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