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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밤그리고성시경입니다.사랑을말하다.

이세희 |2009.01.29 01:27
조회 560 |추천 0


너는 내 첫사랑이야

남자가 여자에게 이야기했을 때

남자는 마치 상이라도 내리는 듯 으쓱한 표정이었지만

여자는 오히려 조금 불안해했습니다

나는 마지막 사랑이 더 좋은데

생각했기에

 

그 말이 거짓말인 게 들통났던 날

남자는 여자의 화가 무서워 이리저리 눈치를 살폈고

여자는 조금 화를 냈지만 곧 마음을 풀었습니다

남자가 그렇게 말해주었기 때문에

거짓말해서 미안해

그렇지만 나 너만큼 사랑한 사람은 없었어 정말이야

 

그날 이후로 남자는 여자의 마음을 흡족하게 하는

말이 어떤 것인지 알게 되었고

자주자주 그 말을 이용했습니다

너만큼 사랑했던 사람은 정말 없었어 앞으로도 그럴거야

누구도 너만큼 사랑할 수는 없을거야

 

진심 이었겠지만

어쩌면 그저 습관처럼 한 말일 수도 있는 건데

너무 자주 사용한 탓에 그 말들은 어느새

주문처럼 남자의 가슴에 남아버렸습니다

삐치고 용서하고 화내고 깔깔대던

그녀가 떠나가고

시간이 하루이틀 흐르고

혼자된 남자가 오늘도 술냄새를 풍기며 집으로 돌아가는 길

열오른 얼굴을 버스유리창에 갖다대며

남자는 넋빠진 사람처럼 중얼댑니다

그런데 정말 아무도 너를 이기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앞으로 만날 사람 그 아무도 너를 못 이기면 어떻게 하지

 

나는 너를 그리워하기나 하면서

평생 이렇게 살아야하면 어떻게 하지

사랑하는 동안의 모든 행복은 헤어진 후에

꼭 그만큼의 슬픔으로 남습니다

 

많이 사랑했으니

어쩌면

당분간

어쩌면

평생

떼어내지 못할

사랑을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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