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나긴 솔로생활에 종지부를 찍을 때가 온 건지, A씨의 주변엔 최근 들어 남자가 들끓었다. 다른 솔로들이 방바닥을 긁으며 TV삼매경에 빠져있던 지난 연말에도 자동차극장 데이트를 즐겼는가 하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던 남자마저 요상한 암시를 풍기며 거리를 좁혀온다고 한다. 게다가 평소 관심대상으로 삼았던 직장동료도 은근슬쩍 관심을 표해 왔는데… 될 듯 안될 듯, 잡힐 듯 안 잡힐 듯 주변을 맴도는 먹잇감들. 과연 그녀에게도 봄은 오는 것인가?
이제 연애공백기가 접어들 때인가 보다며 친구들은 그녀를 다그쳐댔고, 둔하디 둔했던 그녀 역시 자신도 반응을 할 때라고 마음을 먹었다. 연애고수라 자처하는 친구들에게서 코치를 받아 실험 삼아 미끼를 던져보기로 한 그녀. 결과는? 술이 고프다며 간접적으로 데이트를 요청했더니… 한 남자는 피곤하다며 단번에 거절을 했다. 또 한 남자는 요즘 작업중인 여자가 생겼다며 다음에 술자리를 만들어 선보여 주겠단다. 나머지 한 남자는? 아예 연락마저 씹어 버렸다.
대체, 왜, 어떻게, 그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던 걸까? 결국 봄이 올 거라 생각했던 그녀가 헛다리를 짚은 것일까? 착각의 늪에 그녀를 밀어 넣은 애인감 후보들의 애태우는 고문 플레이.

심심풀이 땅콩용 플레이
“에이, 누가 걜 여자로 봐요~ 그냥 심심하니까 같이 노는 거죠 뭐. 데이트요? 이게 무슨 데이트에요, 남자애들이나 마찬가지로 술 같이 마시고 떠들고 노는 게 재밌잖아요.”
단둘이 영화를 보거나 술을 마시는 자체를 여자쪽에선 데이트라 생각해겠지만, 남자쪽에선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시간땜빵’용. 친구끼리 만나는 일상 정도로만 여겼을 지 모른다. 그가 먼저 약속을 하고, 만나는 것에 여자는 큰 의미를 두었겠지만 그 이상의 진전이 없다면 그건 정말 친분이 토대로 된 만남에 불과하다는 사실. 만약 그가 좀더 근사한 데이트로 컨셉을 바꾼다거나 데이트 전후의 피드백에 신경을 쓰고 있다면 관심이 있다는 증거겠지만 매번 비슷비슷한 만남이 지속된다면 사랑 보다는 우정 같은 느낌이 아닐까?
꿩 대신 닭용 플레이
“애인은 없고, 마음은 허하고. 그래서 만나봤어요. 가장 가까이 있는 여자기도 하구요. 사귈 마음은 없지만 애인대용 삼아 만나면 꽤 좋더라고요.”
여자가 외로운 만큼, 남자도 외로움을 탄다. 특히 여자 없으면 못 사는 남자들, 꽤 많다. 하물며 스쳐가는 술자리에도 여자가 끼어야만(그 여자가 친구의 애인이든, 그냥 여자친구든 상관없이) 분위기가 산다고 생각하는 남자들도 있다.
만날 여자나 관심 둘 여자는 없고 아쉬운 마음에 꿩 대신 닭처럼 선택한 여자. 대부분 오랫동안 잘 알던 사이이거나 스스럼 없이 지내는 여자를 지정해 사심 없는 데이트시뮬레이션을 거치기도 한다. 그러다 결국 자기 짝을 찾아가지만 말이다.
미래든든 보험용 플레이
“막상 사귄다면 조금 부담스럽지만, 한 번 사귀어볼 만하다고 생각한 정도? 정 좋은 여자 못 만나면 대안으로 선택할 수 있는 그런 여자죠.”
남자도 여자처럼 보험을 만들어 두기도 한다. 물론 의도된 것은 아니라고 하겠지만 남 주긴 아깝고 나 하긴 뭐한 정도에서 애매모호한 사이를 쭉 이어가는 남자. 특히 보험용 여자는 연애경험이 적고 항상 그 자리에 홀로 서 있을 것만 같은 경우가 많다. 왜냐면 남자가 연애를 하다 지쳐 돌아와도 그녀의 옆자리는 비어있기 때문. 마치 지명마저 변하지 않는 시골에 오랜 역 같은 여자.
이런 플레이를 하는 남자들의 경우, 연애를 할 때는 연락두절, 연애만 끊기면 집적대는 철새형이 득실하다.
말을 내뱉은 당사자는 자신도 그 말을 잊어버렸겠지만 외로운 여자에게는 남자의 작은 관심과 호의마저 예사롭지 않게 여겨질 때가 많다. 오래 굶주려 헛게 보인 거라면 착각한 스스로를 탓하겠지만, 누가 봐도 애매모호한 행동으로 일관하는 남자. 마치 손 앞에 잡힐 것처럼 앞에 있다가도 막상 여자가 다가서면 뒷걸음질 치는 남자. 여자의 마음은 고려하지 않은 채 내키는 대로 여자를 대하는 남자. 이런 애태우기 달인들은 결국 인연이 아닌 것이다. 쌍방향 감정소통이 애초에 불가했던 것. 때로 뭣 모르는 여자들은 자신이 마음을 열지 않아 남자가 적극적으로 대시하지 않는 것이라 착각하지만 결정적인 한 방이 없는 이상, 그는 어차피 그녀를 멀티플레이용 여자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될 듯 안될 듯 애매모호한 애태우기로 일관하는 남자 앞에서 더 이상 미래를 꿈꾸지 말라. 그저 현재에 만남을 함께 즐기되 헛된 희망은 품지 말자. 그의 플레이는 알고 보면 조금 더티하니까.
* 사진출처: 영화
글/ 젝시인러브 임기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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