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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네 흰둥이가 누고 간 똥입니다. 흰둥이는 아직 어린 강아지였기 때문에
문에 이 똥은 강이지 똥이 되겠습니다. 골목길 담 밑 구석 자리였습니다. 바로 앞으로 소달구지 바퀴 주국이 나 있습니다. 추운 겨울.. 서리가 하얗게 내린 아침이어서 모락모락 오르던 김이 금방 식어버렸습니다. 강이지 똥은 오들오들 추워집니다. 참새 한 마리가 포르르 날아와 강아지 똥 곁에 앉아 주둥이로 꼭 쪼아 보더니 퉤퉤 침을 뱉고는,
"똥, 똥, 똥....... 에그, 더러워!"
하고 쫑알대다가 멀리 날아가 버립니다. 강아지 똥은 어리둥절했습니다.
"똥이라니?? 그리고 더럽다니??"
무척 속상합니다. 밉고 또 밉습니다. 세상에 나오자 마자 이런 창피가 어디 있겠어요?
강아지 똥이 그렇게 잔뜩 화가 나 있는데, 소달구지 바퀴 자국 한가운데에 뒹굴고 있던 흙덩이가 바라보고 빙긋 웃습니다.
"뭣 땜에 웃니, 넌?"
강아지 똥이 골난 목소리로 대듭니다.
"똥을 똥이라 않고 그럼 뭐라고 부르니?"
흙덩이는 능글맞게 히죽 웃으며 되묻습니다. 강이지 똥은 할 말이 없어졌습니다. 목 안에 가득 치미는 분통을 억지로 참습니다. 그러다가
"똥이면 어떠니? 어떠니?"
발악이라도 하듯이 소리를 지릅니다. 강아지 똥은 눈물을 글썽입니다. 흙덩이는 여전히 빙글거리며,
"똥 중에서도 제일 더러운 개똥이야."
하고는 용용 죽겠지 하듯이 쳐다봅니다. 강아지 똥은 기어이 울음보를 터뜨립니다. 울면서 쫑알거렸습니다.
"그럼 너는 뭐야? 울퉁불통하고, 시커멓고, 마치 도둑놈같이......"
이번에는 흙덩이가 말문이 막혔습니다.
강아지 똥은 실컷 울다가 골목길에 뾰로퉁해서 딴 데를 보고 있었습니다.
흙덩이가 먼저 정색을 하고.. 용서를 빕니다.
하지만 강아지 똥은 본체 만체.. 처다도 않봅니다.
하지만 둘은 금방 사이가 좋아집니다.
흙덩이는 언제 달구지 바퀴에 치여 죽을지 모르는 운명인 것입니다. 흙덩이의 눈에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 때, 과연 저 쪽에서 요란한 소달구지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아, 나는 인제 그만이다.'
흙덩이는 저도 모르게 흐느끼고 말았습니다.
"강아지 똥아, 난 이제 죽는다. 부디 너는 나쁜 짓 하지 말고 착하게 살아라."
"나같이 더러운 게 어떻게 착하게 살 수 있니?"
"아니야, 하느님은 쓸데없는 물건은 하나도 만들지 않으셨어. 너도 꼭 무엇엔가 귀하게 쓰일 거야."
소달구지가 가까이 다가왔습니다. 흙덩이는 눈을 꼭 감았습니다. 강아지 똥은 그만 자기도 한몫에 치여 죽고 싶었습니다.
'으르릉 쾅.....!'
그런데 갑자기 굴러오던 소달구지가 뚝 멈추었습니다.
주인이 자기네 밭 흙이 아니냐 면서.. 흙덩이를 조슴스레 주워 들고
밭으로 가지고 갑니다.
그렇게 소달구지가 멀리 가 버린 다음.. 강아지 똥은 혼자서 쓸쓸해졌습니다.
그렇게.. 눈이 내리고.. 솜이불처럼 강아지 똥을 따뜻하게 덮어줍니다.
눈 속에 묻혀, 강아지 똥은 쌕썍 잠이 들었습니다.
낮에도 자고 밤에도 자면 긴긴 겨울을 지냈습니다.
따뜻한 햇빛이 깔리고 ㄹ골목길에 눈이 녹았습니다.
봄 입니다.
예쁜 새가 날아갑니다. 꽃고무신을 신고 애들이 골목길을 뛰어갑니다.
"꼴꼴꼴...."
"삐악 삐악 삐악...."
엄마 닭에게 말 실수를 한 강아지 똥은 재빨리 사과를 한다..
대신 귀여운 병아리들의 먹이가 되어 주겠다고 하자
엄마 닭은 " 아니야, 너는 우리에게 아무 필요도 없어.. 모두 찌꺼기뿐인걸."
그러고는 병아리를 데리고 저 쪽으로 가 버립니다.
강아지 똥은 또 풀이 죽었습니다.
'나는 역시 아무 데도 쓸 수 없느 찌꺼기인가 봐'
저절리 한숨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눈물도 났습니다. 강아지 똥은 그만 하느님이 원망스러워집니다.
강아지 똥은 하늘의 눈부신 별들을 쳐다보다가 어느 틈에 그 별들을 그리워하게 되었습니다.
'영원히 꺼지지 않는 아름다운 별빛.'
이것만 가질 수 있다면 더러운 똥이라도 조금도 슬프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강아지 똥은 자꾸만 울었습니다. 울면서 가슴 한 곳에다 그리운 별의 씨앗을 하나 심었습니다. 비가 내렸습니다. 강아지 똥 바로 앞에 파란 민들레 싹이 하나 솟아났습니다.
민들레 씨앗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민들레가 말했다.
"네가 거름이 되어 줘야 한단다."
이말을 듣고 강아지똥은 놀랐다. 그로고는 벅차 오르는 기쁨에 그만 민들레 싹을 꼬옥 껴안아 버렸다.
"내가 거름이 되어 별처럼 고운 꽃이 피어난다면 온몸을 녹여 네 살이 될게."
비는 사흘 동안 계속 내렸다. 강아지 똥은 온몸에 비를 맞아 잘디잘게 부서졌다. 그렇게 민들레 는 아름답게 피어 올랐다. 방긋방긋 웃는 꽃송이엔 귀여운 강아지 똥의 눈물겨운 사랑이 가득 어려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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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소개 저자 | 권정생
권정생 1937년 일본 도쿄에서 태어났다.
10살 나던 1946년에
우리나라로 돌아왔으나
아홉식구가 뿔뿔이 헤어지고
생사도 모르는 가운데
부산에서 재봉틀 상회 점원 일을 했다.
19살에 늑막염과 폐결핵을 앓고
거기에 신장, 방광결핵까지 겹친다.
고향집에 돌아와 투병생활을 하나 집나간 동생과
고생하시는 부모님에 대한
죄스러움으로 죽기를 바랄만큼 괴로워 했다.
1963년 교회학교 교사로 정식 임명되어
죽지 않는다는 신념만으로 살았다.
그러다가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동생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떠돌이 방랑생활을
자청하지만
병이 더욱 심해져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다.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경북 안동에 혼자 남아
교회 종지기로 일한다.
1969년 동화 으로 월간 기독교 교육의
제1회 아동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 뒤 작고 보잘것 없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과 굴곡 많은 역사를 살아왔던
사람들의 삶을 보듬는
진솔한 글로 어린이는 물론
부모님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동화집
등과 소년 소설 등이 있다.
그리고 시집
산문집 등이 있다.
[인터파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