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가 내 마음 속에 있고,
내가 곧 부처인데..
네가 믿는 하나님은 어디 있느냐?
내게 그 하나님을 보여 봐라!"
어느 날, 어느 스님이 내게 농을 붙여 왔다.
눈이 맑은 40대의 건장한 스님은..
눈이 맑아 심성도 맑아 보였다.
도심 속의 사찰,
눈이 맑은 건장한 40대의 주지 스님이니,
격이 높은 땡중은 아닐까?
나는 가방 속에서 성경책을 꺼내
스님 앞에 놓았다.
"여기 있습니다. 하나님이야 늘 들고 다니지요.."
눈 앞의 성경과 내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던
스님이 허! 하고 혀를 찼다.
부처가 스님 마음 속에 있고
스님이 부처라는 말씀이 옳습니다.
모든 불경을 다 외우고 있을터이요,
입술로 끊임없이 부처를 따랐을테니깐요..
하지만 저는 성경을 통째로 외우지 못했으니
이렇게 늘 가지고 다닙니다.
내 마음 속의 하나님이야
나 처럼 변변치 않겠지만,
혹 누가 알겠습니까..
스님 마음 속의 하나님이
산 처럼 거대할지..."
*** 무더운 삼복 더위에 서늘한 그늘과 물 한 잔 마시기 위해 들어 선 낯선 도시의 사찰. 땡중보다 격이 낮은 사이비집사가 설마 격이 높은 스님을 전도하러 절을 찾았으랴만.. 나홀로 여행길에 어디에선들 물 한 잔 얻어마시지 못하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