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여론 무시하고 미디어법 강행할 텐가
국회에서 2차 입법전쟁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방송법·신문법 등 미디어 관련법이 그 시작이 될 것 같다. 한나라당 고흥길 문화체육관광통신위원장은 오늘까지 야당과 상정문제가 협의가 안 되면 직권상정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홍준표 원내대표는 2월 중 처리를 다짐하고 있다. 민주당은 모든 상임위 파행을 불사하며 이를 결사 저지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나라당이 속도전과 수의 힘으로 밀어붙일 경우 또 한 차례 파동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나라당은 이와 관련해 두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본다. 지난달 여야가 마련한 쟁점법안 처리 합의안은 미디어법과 관련해 “합의 처리하도록 최대한 노력한다”고 돼 있다. 2월이라는 시한을 못박지 않았다. 다른 쟁점법안은 2월 국회에 상정한다고 돼 있다. 그런데 왜 이 합의를 무시하나. 그것이 다른 민생경제법안들처럼 시급히 처리돼야 할 사안인가. 아니면 대통령 지시사항이라서 그런가.
또 묻고 싶은 것은 다수 국민이 미디어법 개정에 반대한다는 사실은 안중에도 없느냐는 것이다. 경향신문 여론조사에서는 방송법 개정 목적이 ‘방송장악을 위해’라는 응답이 60.0%, ‘일자리 창출’이 25.9%로 나왔다. 지난달 23일 SBS-TNS 여론조사에서는 69.2%가 방송법 개정안에 반대했다. 뉴라이트전국연합까지 지난주 충분한 사회적 합의를 거친 언론관련법 마련에 공감하는 성명을 냈다. 한나라당은 우리 현실과 동떨어진 선진국 사례나 섣부른 산업발전론 따위를 내세우기 전에 심도있는 논의가 필요함을 인정해야 한다.
2009년 2월 23일 경향신문